"중앙 강찬호 특파원, 그의 기사는 매국"

[언론연대 논평] 체니 미 대통령 아태순방하며 한국 뺀 걸 조롱

언론연대 | 기사입력 2007/02/06 [19:26]

"중앙 강찬호 특파원, 그의 기사는 매국"

[언론연대 논평] 체니 미 대통령 아태순방하며 한국 뺀 걸 조롱

언론연대 | 입력 : 2007/02/06 [19:26]
[전문]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 강찬호 기자. 그가 오늘 쓴 중앙일보 1면 우하단 기사 <체니, 이라크 파병 감사 표시 아태 순방/한국 빼고 일본·호주만 간다/미 전문가 `한·미동맹 현실 보여주는 것`>를 보면, 강찬호라는 한국인 이름을 가진 기자가 쓸 수 있는 기사는 결코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일단 딕 체니의 사진 설명은 이 기사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잘 설명한다. “미국 부통령이 이라크 파병에 감사를 표시하고 앞으로의 정책을 설명하러 20~27일 태평양 지역 동맹국을 순방하면서 일본 호주는 들르고 한국엔 안 온다.”

강 기자는 “체니 부통령은 3년 전인 2004년에는 일본을 방문한 뒤 한국을 찾아 고건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면담하고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에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요 동맹국을 파병 감사차 순방하면서 두 나라보다 훨씬 많은 병력(초기 3600명, 현재 2300명)을 이라크에 파병한 한국은 제외했다. 일본은 550명, 호주는 1400여 명을 이라크에 파병했으며, 그나마 일본은 지난해 전 병력을 철수했다. 하지만 체니 부통령은 20~22일 일본을, 22~27일 호주를 찾아 ▶이라크 파병에 감사를 표하고▶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미군 2만여 명 증파안 등 앞으로의 이라크 정책을 설명한 뒤 괌의 미군기지를 들렀다가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한다.

그러면서 미 백악관의 입장도 함께 전하는데, “백악관은 3일 체니 부통령의 순방을 발표하며 특별히 ‘부시 대통령은 체니 부통령에게 일본과 호주 두 동맹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해준 데 감사를 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체니 부통령은 일본 자위대와 호주 군에도 감사를 표할 것’이라고 발표문에 밝혔다”고 보도한다.

여기까지만 읽어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미국에 대한 분노가 임계점을 향해 치닫는다. 그런데 미국의 백악관과 딕 체니로 향하던 분노는 마지막 한 문장, 즉 기자의 생각을 담은 마지막 ‘평가성 한 문장’에 의해 이 모든 분노가 급속히 강찬호라는 기자에게 쏠리는 아찔한 감정의 요동을 경험한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부통령이 동맹국 순방 일환으로 일본을 찾으면서 한국은 뺀 것은 이례적’이라며 ‘예전 같지 않은 한미 동맹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로 마무리하고 있다.

강기자는 노무현 정권을 향해 비수를 꽂은 미국의 배신행위보다는 한미동맹의 현실 운운하며 노무현 정권의 책임론을 은근히 내비친다. 그것도 ‘워싱턴 한반도 전문가’라는 정체미상의 취재원을 빌어. 병력을 철수한 일본에는 ‘감사인사를 드리러’ 가는데, 아직도 2,300여명의 한국젊은이들을 사지에 파견한 한국정부에 대해서는 ‘인사조차 오지 않는 딕체니와 백악관의 태도’는 한국정부가 자초한 일쯤으로 해석될 수 있는 ‘한미동맹의 현실’ 운운이 그것.

과연 중앙일보며 중앙일보 소속 기자다. 기사 내용만 보면 백악관 대변인도 ‘미안해’해야 할 ‘한국에 대한 결례’를 범한 미국인데, 사실상 한국정부의 책임론을 걸고 나온 중앙일보의 강찬호기자. 그는 미국 대변인보다 더 미국의 입장에 선 ‘매국노’라고 비난받아도 싸다할 정신세계를 지닌 인간이다.

적어도 한미동맹의 현실 운운하며 동맹의 균열을 가져 온 책임자로 노무현 정권을 지목, 노무현 때리기의 원료로 사용해서는 안되는 소재다.

이라크 파병. 노무현 정권이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배신한 첫 번째 결정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다른 나라에서는 파병한 군대를 철수시키거나 철군논의를 한 창 진행 중에 있고, 미국 내에서도 끊임없이 ‘잘못된 전쟁’으로 규정하며 이라크전에 대한 부시정권의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과 그의 측근들은 여전히 미군의 2만 명 이라크 증파론을 지지한다며 ‘부시의 푸들’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이를 국내에서 ‘자랑스레’ 언론플레이하며, 한국 내 철군논의조차 차단하고 있는 정권이다.

노정권은 부시가 달라는 대로 다 줬던 정권이며, 지금도 언제든지 달라면 다 줄 것처럼 행동하는 정권이다. 부시의 푸들이라는 영국의 블레어조차 반기를 들고 있는 마당에 푸들보다 더 충성스런 태도를 견지하는 노무현 정권이다. 얼마를 더 줘야 한미동맹의 현실이 탄탄해지고, 예전처럼 ‘평가’받을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부시에 대한 충성심을 이 정도로 과시한 국가와 국가의 수반은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과 노무현 대통령밖에 없다.

그런데 강찬호 기자는 더 주지 않아 한미동맹관계가 균열이 일고 있고, 그 책임이 노무현정권에 있는 것처럼 기사를 마무리 한 것만으로도, ‘강찬호는 매국노’라고 비난할 수 있다.

푸들보다 더 푸들처럼 행동하는 노무현 정권보다 더 나쁜 놈들이 푸들보다 더 푸들처럼 행동하는 노무현 정권을 물 먹이는 ‘미국놈들’이며, 미국놈들보다 더 나쁜 놈이 미국놈들을 비호하는 한국놈들이다.

적어도 상식적인 시각이라면 이렇게 매국노처럼 기사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기사의 마무리는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부통령이 동맹국 순방 일환으로 일본을 찾으면서 한국은 뺀 것은 이례적’이라며 ‘예전 같지 않은 한미 동맹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가 아니다. 오히려 “서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부통령의 동맹국 순방 일환으로 일본을 찾으면서 한국은 뺀 것은 배신행위’라며 ‘예전보다 더한 부시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맹목수준의 충성심마저 무시하는 백악관의 태도가 한미관계 재설정의 필요성을 한국인들이 강력히 바라는 이유’라고 지적했다”로 마무리하는 것이 상식이다.

양문석(언론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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