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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07.1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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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상처, 비운의 땅 캄보디아
[인도차이나반도 기행④] 허물어져가는 제국의 무덤에 뿌리...
 
정미경
안남산맥을 한편으로 하여 끝없이 펼쳐지는 밀림, 용뇌과의 우람한 상록수가 즐비한 밀림과 함께 아시아 최대의 풍요로운 호수가 있는 곳. 
 
광활한 늪지대와 호수를 둘러싼 광대한 충적 평야, 여기에 길게 흐르는 메콩강의 긴 줄기, 해안에는 울창한 홍수림이 끝도 없이 이어져있으며, 코끼리와 들소, 퓨마와 곰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캄보디아입니다. 

 30호 정도로 자그마한 마을, 그래서 마을 사람 모두가 한 집안처럼 지낼 수 있었던 농촌공동체 ‘품’은 사찰과 상점, 그리고 학교를 두루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을 숲과 강, 호수와 평원에 의탁하는 삶에서 아무런 아쉬움도 없이 살아왔던 그림같이 평화로운 나라였습니다. 

한마디로 자연과 신, 그리고 인간이 더불어 공존했던 생태적 이상향이었지요. 힌두제국이 들어선 이후, 태국에 의해 멸망하기까지 이어져오던 장주가 말한 ‘소국과민‘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 매혹적인 캄보디아 소녀의 미소.     ©정미경

 
이후, 오랫동안 망각의 밀림 속으로 잊혀 졌다가, 근세 이후로 또다시 외세에 의해 갈가리 찢겨지고 능멸당하는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사는 나라로 이 천혜의 땅은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쿠데타와 내전 그리고 테러로 현대사를 장식하고 있는 불운의 땅으로 말이에요.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연방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일본이 지배까지 감내해야했던 아픈 식민의 시대가 가는 가 했더니 그것도 잠깐, 미·중간 대리전의 마당으로 나라를 내어주는 비운의 땅입니다. 

베트남 민족해방 전사들의 게릴라 거점으로 되고 있다는 이유로, 미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집중적인 폭격을 받아 수십만 명이 몰살당하면서 막이 오른 현대사의 피비린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제국주의자들의 지원을 받은 ‘론놀’의 쿠데타와 역시 그 미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양성된 ‘크메르루즈’ 간의 치열한 내전은 세기를 두고도 씻어낼 수 없는 역사의 부끄러움을 이 땅에 안겨주었지요. 

미국의 사주로 시작된 크메르루즈에 대한 대공세와 미국의 무차별 공습은 캄보디아인들로 하여금 결과적으로 모든 외국세력을 반대하는 크메르루즈를 지원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케 하여 두고두고 씻을 수 없는 참혹함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묵인하고 방조한 범죄적 행렬에 동참을 한 것은 물론이지요. 정권을 장악한 크메르루즈의 ‘폴포트’에 의해 저지른, 그 잔혹함에 있어 히틀러의 아우스비치 대학살과 비견되는 킬링필드가 평화로운 캄보디아를 피로 물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무슨 농촌을 중심으로 하는 원시공산주의를 건설하겠다고 도시 노동자의 강제 이주로부터 시작하여 지식인의 씨를 말리면서 자행한 피의 잔치는 백 수십만 명의 무고한 캄보디아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 앙코르 톰, 자비로운 바이욘의 미소.     © 정미경

교조적인 맑시즘에 입각하여 우민화 정책으로 이어지는 극좌적인 공포정치의 광란으로 소리 없이 사라져버린 헤아릴 수 없는 홀로코스트…. 극우 나치즘의 광란과 극좌 킬링필드의 공포가 본질에 있어 동일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국가사회주의가 낳은 대비극입니다. 

결국, 크메르루즈는 베트남군에 의해 쫓겨났지만, 이 과정에서 매설한 지뢰 때문에 그 참혹한 피의 잔치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어요. 

베트남의 지지를 받는 ‘헹삼린’ 정권도 잠시, ‘훈센’에 의한 군사쿠데타로 오늘에 이른 캄보디아는 미국에 거점을 둔 ‘자유 캄보디아’ 세력의 간헐적인 테러에 평화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입헌군주제하에 파벌간의 투쟁이 하루도 그칠 날이 없는 비운의 땅, 캄보디아! 

제국주의와 패권주의라는 외세에 의해 난도질당한 아픔의 역사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계속 되고 있어요. 군주제의 전성기 시대에 축조한 힌두사원은 그 울분을 흐트러지고, 마멸되어 가는 돌 속으로 말없이 삼키고 있습니다. 사원은 허물어져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차고 넘치는 천혜의 자연을 멀뚱하게 바라보면서 지금도 미국의 석유자본에 매달려 석유탐사에 열을 올리는 권력, 외국의 대기업에 톤레샵 호수를 내어주고 산업적 어업에 미래를 거는 권력의 친서방 정책은 오로지 산업문명으로 내일을 열겠다고 안달을 하고 있습니다.

매혹적인 미소의 나라가 손 벌리는 구걸의 나라로 전락해가고 있습니다. 용수 나무뿌리에 의해 무너져 가는 톰과 와트의 메시지를 읽지 못하고 그렇게그렇게 무너져가는 제국의 옷자락을 붙들고서 말입니다.

이 허망한 비극과 도려내는 아픔을 그대는 아시겠는가!



 
기사입력: 2008/02/07 [20:46]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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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개
정미경님은 생태숲 해설가입니다. 환경단체인 풀빛문화연대의 기획위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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