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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09.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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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들의 영토에서 쏘아올린 '작은공'
[기자의 눈] 환란을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와 작은 사명감
 
서문원 기자
성서 속 예언자 예레미아는 당시 메소포타미아의 강국 바빌로니아에게 처참히 짓밟힌 이스라엘(조국)을 보며 제자 바룩에게 "이제 다시 성전을 만들자"라고 말하면서 웃픈(?)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예레미아의 염원과 달리, 지난 2,600년 동안 페르시아, 알렉산드리아, 로마 같은 강대국들의 속국으로 존재했다. 심하게 말해 '속물들의 영토'였다. 이런 가운데 성서는 '환란'이라는 미명하에 고통받는 여인들과 어린 아이들의 구슬픈 울부짖음을 고대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예로 들었다.
 
속물들의 영토, '대한민국'
 
최근에는 일제식민지배를 두고 어떤 정신나간 위인은 '신의 축복'이라고 떠벌였고, 한 때 일제의 대동아 공영권을 두고 한반도 최고의 문인이라는 자가 '마쓰이 오장 송가'를 '시'(詩)라고 읇조리며 한국인과 상관없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을 독려하기도 했었다. 
 
▲ 촛불집회 사진     ©서문원 기자
 
그렇다. 한반도는 위처럼 속물들의 토대였다. 해방후 대한민국도 미국과 친일파의 영속적인 지배 아래 하층민을 상대로 온갖 착취와 탄압을 자행해왔다. 즉, 여기 이 땅은 속물들의 영토로서 영구불변의 뫼비우스의 띠처럼 '환란'을 근거로 지배계급의 위치를 공고히 다졌다.
 
'위대한 한국' 돈으로 얼마?
 
지난 10년 동안 국내 미디어는 하나 같이 한류열풍, 위대한 한국을 외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그게 그렇게 자랑스러울까? 돌이켜 보면 한국인들은 '남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를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어쩌면 그렇게 길들여졌다. 
 
가령, 지금도 언론매체는 두 유 노우 김치? 두 유 노우 싸이? 등을 연달아 외국인들에게 질문하며 우리네 일그러진 자화상을 곳곳에서 펼쳐보이고 있다. 정작 국내 하층민은 세월호 참사 이후 경제, 사회, 정치적 '환란'가운데 사투를 벌이고 있음에도 말이다.
 
또는 중동 한국문화원에서 매 년 여는 문화축제를 빌어 '한류열풍이 히잡 소녀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는 보도도 넘쳐난다. 뒤이어 조중동 같은 종편 매체들이 "이걸 산업으로 바꾸면 얼마나 나올까?"라는 말 같지도 않은 분석기사를 보태며 한국의 위대함을 돈으로 환산한다.
 
내가 아는 한국은 어떤 곳일까?
 
2008년 5월 2일 소동의 원인은 광우병인데 광화문을 찾은 누군가 이렇게 외쳤다. 
 
"엄마와 나는 떡볶이로 먹고 살아요"라며 "육수를 끓여 음식을 만드는데 이제 사람들이 와주지 않아요"라고 울먹이던 여중생이 대한민국이었고, 청와대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물대포와 군화발에 짓밟히던 청년들이 대한민국이었다.
 
국가도 외면한 빙상계에 남아 '돈연아'로 욕 먹어가며 그간 번 돈으로 어린 피겨선수들을 키워내는 김연아가 대한민국이다. 
 
고성을 질러대는 군복입은 노인들과 일베충들의 욕설과 위협 사이로 서울 광장에서 유모차를 끌고 나와 세월호 아이들을 살려달라며 서글피 우는 이 나라 여성들이 대한민국이다.
 
다큐영화 '다이빙벨'을 만들어 세상을 향해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됐어요. 라고 외치던 이상호 기자가 대한민국이다. 
 
"그래, 나는 기레기다!"
 
고백할 필요 없이 나는 기레기다. 부인하고 싶어도 이런저런 매체를 떠돌며 연예계 동정이나 살피는 그런 사람이 됐다. 과거 사명감으로 인터넷저널에서 나의 같지 않은 글들을 데스크가 어렵사리 다듬어 기사로 보도했고, 그 때나 지금이나 먹고 사는건 매체와 상관없이 내 스스로 해결했다. 
 
그럼에도 내게 기사란 난지도에서 쏘아올린 작은공이었다. 덧붙여 같잖은 속물들의 영토에서 쏘아올린 이 기레기의 작은 공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모두가 꼴 사납다며 외면하고 회피했던 난지도가 아파트로 변했어도, 속물들의 영토가 뫼비우스의 띠마냥 영속적으로 한반도를 맴돌아도, 8년전 5월 광화문에서 시작된 촛불들의 울부짖음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이 기레기가 한 때 일말의 사명감으로 기억하는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저널 기자
 
기사입력: 2015/05/05 [13:57]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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