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침해·조작왜곡 수위 넘어서

경찰 1천만건 개인정보 유출 추산, 이권노린 검색순위 조작도

김도균 기자 | 기사입력 2006/12/05 [11:36]

사생활침해·조작왜곡 수위 넘어서

경찰 1천만건 개인정보 유출 추산, 이권노린 검색순위 조작도

김도균 기자 | 입력 : 2006/12/05 [11:36]
△개인정보 유출=포털의 대형화 비대화로 인해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개인 정보유출을 꼽을 수 있다.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해 널리 알려진 사건으로 올해 초 발생한 ‘리니지 명의도용 사건’이 있다. 이 사태와 관련, 총 28만여건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게임아이템을 생산, 거래하며 총 142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리니지 게임작업장 운영자들과 이들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한 이들이 대거 적발됐다.

여기에 게임운영사인 엔씨소프트측 책임자도 명의도용 방조혐의로 입건됐다. 경찰과 관련업계 집계에 따르면 리니지 명의도용 신고자만 7만명을 넘어섰고 그 외 10여개 온라인 게임에서도 수십~수백건의 명의도용 사례가 신고됐다.

NHN의 한게임 등 대형 포털사이트에서도 명의도용 사례는 속속 확인되었고 피해신고와 해지절차를 묻는 네티즌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게임&포털사이트들이 도산하면서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DB가 폐기되지 않고 인터넷에서 수백만원씩에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중국 등 해외에서 국내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해 회원정보를 빼돌려 스팸메일 발송업자들에게 판매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불법 유출된 게임 및 포털사이트의 회원 실명 데이터베이스가 약 1천만 건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정보들이 일부 금융기관이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의해 악용될 경우 대규모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 9월에는 LG전자의 입사지원자 20만 명의 개인정보가 한꺼번에 인터넷에 유출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취업정보 카페에 누군가 LG전자 취업지원자의 개인정보를 볼 수 있는 LG전자 사이트 주소에 링크를 걸어놨던 것. 한 페이지 당 50명씩 모두 20만명에 달하는 취업지원자들의 개인정보가 한꺼번에 드러났고, 여기에는 학점은 물론 자기소개서, 입사지원서 등이 포함돼 있었다.

주민등록번호와 집주소, 학교, 전화번호, 가족 사항, 학력 등 중요한 개인정보가 모두 들어가 있던 이 게시물은 다행히 카페 관리자에 의해 20여분만에 삭제되긴 했으나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복사되었을 것을 우려하며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검색순위 조작=검색순위가 곧 업체의 인지도로 통하다 보니 돈을 들여서라도 자사 홈페이지의 검색순위를 높이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이를 악용해 돈을 받고 포털사이트 검색순위를 올려주는 조작도 자행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특정업체 홈페이지의 조회수를 높이는 수법으로 포털사이트에 검색순위를 상위에 등록시켜주고 돈을 챙긴 혐의로 모 인터넷광고대행사 대표가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사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자체개발한 프로그램으로 광고의뢰를 받은 750여개 업체의 홈페이지 주소 접속횟수를 자동 증가시켜 이들 업체가 검색순위 상위에 오르도록 해 총 1700여 만회에 걸쳐 순위를 조작하고 대가로 업체당 80만원에서 440만원까지 모두 15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선정적 정보의 천국=지난 2004년 한 통신사는 영화배우 전지현이 소속 기획사 사장과 결혼을 한다는 보도를 냈고 각 포털들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이 기사를 그대로 올렸다. 검색 1위에 오른 이 기사는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졌지만 끝내 오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포털의 선정보도는 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포털의 부작용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선정적 뉴스. 포털에 모든 뉴스가 있음을 아는 젊은이들은 여기서 거의 모든 정보를 찾는다. 헌데 이들의 선호도를 잘 아는 포털은 연예스포츠 뉴스로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결국 주요 뉴스보단 감각적 보도만 판을 치고, 사생활 침해가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컬럼니스트 변희재씨는 포털이 뉴스 부문을 강화한 것과 관련해 “메일, 검색, 블로그 서비스 등 포털이 할 수 있는 서비스는 모두 소진되었고 포털에 직접적 수익을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했다”며 “그런 점에서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분야인 언론을 택한 것이 포털의 성격 상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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