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가 알권리? 편집권독립 입다물고"

댓글언론 문화일보 신정아 알몸사진 게재 사과, 국장 사의표명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7/10/19 [13:45]

"누드가 알권리? 편집권독립 입다물고"

댓글언론 문화일보 신정아 알몸사진 게재 사과, 국장 사의표명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7/10/19 [13:45]
신정아 씨의 '성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누드 사진을 게재해 물의를 일으킨 문화일보가 18일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용식 편집국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누리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문화일보는 사과문에서 "신정아 씨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보고 취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신씨의 누드사진을 입수, 전문가 검증을 통해 합성이 아님을 확인하고 사건에 대해 치밀한 취재를 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보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언론은 이어 "주요 부분을 가리는 등 선정성을 최소화하기에 노력했고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선정성 논란과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잘못 반성이 아닌 자기변병 불과"
 
▲ 문화일보가 홈페이지에 올린 신정아씨 누드사진 게재 관련 사과문. 사과문 발표 후에도 누리꾼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    © 인터넷저널
 
누리꾼들은 이 사과문이 잘못을 반성하는 것이 아닌, 자기 행동에 대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면서 문화일보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과의 이유를 '이유를 막론하고'로 덮어버린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목으로 선정적인 기사와 인권 침해를 정당화하는 듯한 내용에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문화일보의 사과문과 각 언론사들이 쓴 문화일보 관련 기사들을 모은 <미디어다음>에는 1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이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문화일보의 폐간을 주장하는 누리꾼, 문화일보에 대해 '플레이보이', '성문화일보', '썬데이문화' 등으로 부르며 야유를 보내는 누리꾼도 있었다.
 
늦게나마 사과를 해서 다행이라는 의견도 나왔고 당사자인 신정아 씨가 문화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사건을 '특정 대선후보 물타기'의 일환이라고 보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 알 권리'란 이름으로 선정적 기사를 올리면서 정말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언론의 비겁함'을 꾸짖는 내용도 있었다.
 
"당신들 알몸 공개해, 나도 알권리 있어"
 
누리꾼들이 문화일보에 보낸 실망의 메세지를 먼저 소개한다. "이게 무슨 사과니? 먹는 사과로 아는건가? 완전 우린 잘못없다고 변명만 하네. 신정아 개인은 어떡하고..."(elky123), "게재하는 것은 알 권리를 위해 정당했으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서는 사과? 잘했다는 소리군. 이게 무슨 사과냐?"(수구척결대),
 
"사과문이 아니고 그리알라는 협박문이군. 이런 일간 신문이 있다는 게 수치다."(chledo), "누구 때리고 몇 달 지난 뒤 '그때 내가 좀 잘못하긴 했지, 미안해'라고 얘기하는 싸가지없는 이들과 무엇이 다른가?"(akira), "그게 사과가 되겠나? 문화일보 기자들도 벗은 몸을 앞뒷면 모두 게재해야한다. 그래야 역지사지가 되지..."(제인)
 
▲ 문화일보의 신정아씨 누드사진 관련 사과문에 대한 의 보도를 담은     ©인터넷저널


문화일보가 누드사진 게재를 '국민의 알 권리'라는 이름으로 정당화시킨 것에 대해 비꼬는 내용의 댓글도 많았다. "너희가 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냐? 알 권리가 이명박 등 진정 국민이 알아야할 권리에선 함구하고 대충 추측기사 남발하고 변명으로만 쓰는 단어인 줄 아나?"(제이), "누드가 알 권리냐? 편집권의 독립은 입다물고?"(cerberus), "알 권리? 당신 벗은 몸도 공개하지 그러냐? 나도 알 권리가 있다"(피러머스)
 
"사과는 왜 하냐, 언론이 그정도는 해야지"
 
문화일보의 사과를 인정하고 신정아 사건 보도를 옹호하는 내용들도 있다. "사과를 왜 하나? 마녀사냥에 굴복하지 말아라. 몸로비로 국민 혈세를 횡령했다. 인권은 전인권에게나 줘라"(거꾸로보기), "언론이 그 정도는 해야지, 성로비 가능성이 있는데 언론이 다루지 않으면 누가 파헤치나?"(dnflemf),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그러나 잘못이 있으면 바로잡는 것이 진정한 용기입니다. 더 좋은 기사 기대합니다."(버디사랑)
 
신정아 씨가 문화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며 여성단체 등 시민단체의 목소리에 언론이 고개를 숙인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선 정국에 대한 물타기라는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도 있다. "신정아건 너무 크게 떠든다. 이명박 실수할 때마다 관심 돌리려고 일부러 부풀리는 거 아냐?(제이), "도곡동 땅, 투기의혹 사건이 한나라당 경선 과열과정에 묻혀 화제가 되던 시절,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그를 알몸으로 막아준 건 그녀였다."(j)
 
누리꾼들은 문화일보의 보도와 사과문을 보면서 언론에 대한 불신을 털어놓고 있다. 공정하지 않은 보도, 선정적인 보도로 호기심만 부추기는 주요 언론들의 횡포에 그만큼 질렸다는 뜻이다.
 
판매부수, 시청률만 높일 수 있다면 인권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는 누리꾼들의 지적은 언론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한 누리꾼의 글을 마지막으로 소개한다. "문화일보가 어느 지방 지지? 한번도 못 들어본 신문이네? 그러니 누드사진 실어서 이름알리려 했구나."(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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