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안 갔어] ABC 트레킹을 포기하다

<1년 동안 학교를 안 갔어> 삼부자의 세계 여행기와 삶의 지혜 찾기!

백은선 여행작가 | 기사입력 2017/08/30 [10:39]

[학교를 안 갔어] ABC 트레킹을 포기하다

<1년 동안 학교를 안 갔어> 삼부자의 세계 여행기와 삶의 지혜 찾기!

백은선 여행작가 | 입력 : 2017/08/30 [10:39]

힘든 인도 일주를 마치고 네팔로 왔는데, 아빠의 무릎이 심상치가 않구나. 이곳 네팔에 온 가장 큰 목적은 안나푸르나 트레킹(ABC 트레킹 - 4,130m)을 통해 너희들과 함께 최고의 산인 에베레스트의 일부분이라도 경험하기 위함이었지. 그런데 예전 직장 생활하면서 다쳤던 무릎이 문제가 되어 인도 바라나시에서도 병원에 들렸는데 여전히 통증이 심하구나. 오늘 보니 이제는 무릎에 물까지 많이 차서 걷기도 힘든 상황이 되어 버리고 말았더구나.

 

▲ 숙소에서 바라 본 안나푸르나

 

최종 판단을 의사에게 묻기로 하고 오늘 시내 메트로시티 병원에 다녀왔지. 결론은 트레킹은 불가능하고, 10일 이상 쉬면서 치료만 해야 한단다. 사실 아빠는 무릎에 찬 물을 빼는 치료와 약만 먹고 트레킹을 강행하려고 했었지. 하지만 사랑스러운 너희 둘 덕분에 아빠는 과감하게 이번 네팔 트레킹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단다. 너희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여행해야 할 나라들이 많기에, 무리해서 더 큰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는 포기하고 나중에 너희들이 커서 다시 올 때를 기약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판단한 거야.

 

사실 아빠 성격에 중요한 큰 일정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 특히, 너희들에게 굳은 약속까지 하고 이곳에 왔기에 트레킹 일정을 포기하기가 더욱 힘들었지. 하지만 더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우리들의 세계 여행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그 포기는 포기가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어. 너희들이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포기를 하게 되더라도 또 다른 계획을 만들고 실행하면 되기에 주저하거나 스스로를 책망할 필요도 없단다.

 

▲ 아빠가 치료받은 메트로시티 병원 2071년 12월 30일

 

아들아! 우리는 오늘 하루도 수많은 의사결정과 우선순위 속에서 살아간다. 계획했던 것이 너희들 의도와 다르게 진행된다면 가능한 빠르게 포기하고 그 대안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너희들이 매일 많은 이런저런 의사결정 문제로 아빠에게 질문하면 아빠는 답을 해 주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너희들이 직접 의사결정을 하도록 주문을 하곤 했던 것, 기억나니?

 

왜냐하면 너희 인생은 너희의 것이고, 어려서부터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란다. 대신 그 의사결정이 가능하면 최선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과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돼. 너희들이 직접 한 선택에 따라서 너희들 인생도 달라지기 때문이지. 그리고 일단 포기하기로 했으면 대안을 바로 찾아야 한단다.

 

▲ 네팔 달력으로 2072년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빠도 이번 트레킹을 포기하면서 생긴 2주의 시간을 다시 조정해야 했어. 포카라 도시 즐기기, 매일 아침 평화로운 페와 호수 산책하기, 새로운 네팔 친구 사귀기, 매일 한식 먹기, 오토바이 투어 하기, 패러글라이딩 도전하기 등 한 가지를 포기하니 다른 많은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겼지. 특히, 트레킹에서 줄인 시간으로 일정에 없었던 미얀마까지 가게 되었으니 전화위복에 금상첨화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편안하게 네팔을 즐기고 놀아보자!

 

아빠 조언: 상황이 힘들 때는 선택을 변경하고 포기도 빠르게 해라!

아들 생각: 그래도 너무 아쉬워요!

 


원본 기사 보기:모르니까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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