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연기 왠말? 재협상 요구 촛불

"대학생 등 20대 참여증가..‘광우병쇠고기 수입 반대’

정명진 기자 | 기사입력 2008/05/15 [11:31]

고시 연기 왠말? 재협상 요구 촛불

"대학생 등 20대 참여증가..‘광우병쇠고기 수입 반대’

정명진 기자 | 입력 : 2008/05/15 [11:31]
   
▲14일 저녁, 쇠고기 재협상 요구를 위해 시청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연기 방침에도 불구하고, 14일 서울 시청광장에 1만 2천(주최측 추산 2만, 경찰 추산 7천)여 개의 촛불이 모여들었다. 전국 40여 시.군.구서도 동시에 촛불이 타올랐다.

참가자들은 정부의 고시 연기에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자유발언대에서 쏟아지는 시민들의 발언 속에는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았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의 화살도 전혀 무뎌지지 않았다.

스스로 재생산을 통해 무장한 시민들의 광우병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은 정부의 고시 연기는 물론 향후 정부의 피상적인 대책으로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은 거침없이 쏟아지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한 목소리로 모으는데 주력했다. 이날 무대에 걸린 현수막에는 협상무효! 고시철회! 전면 재협상으로 시민사회의 요구가 정리돼 있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 각계 대표도 무대에 올라 이 싸움의 목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임을 명확히 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구성하고 있는 네티즌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융합도도 이날 행사를 통해 한층 높아졌다. 실제로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광우병을 막기 위한 파업 방침, 우리들의 우군이 되어달라는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의 호소에 일반 시민 참가자들은 큰 박수로 격려했다.

   
▲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쇠고기 협상의 백지화를 요구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러나, 이날 1만 2천여 명이 집결하면서 광우병 촛불 동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15일로 예상됐던 정부 고시를 앞둔 총력 집중 행사로서는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정부의 고시 연기를 통한 김빼기가 어느 정도 촛불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로서는 미국을 방문 중인 정부 검역단이 도착하고, 연기된 정부 고시가 발효될 예정인 25일경까지 재협상을 밀어붙일 수 있는 동력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750여개 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일단 15일 오후 2시 전국회의를 개최, 소속 단체 대표자들이 향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국민대책회의가 정부의 고시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수입위생조건도 내주 중에 발표된다.

특히 최근 들어 참가가 다소 주춤해지고 있는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서 준비하고 있는 17일 행사가 향후 방향을 가늠하는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신, 오후 10시 40분>“안심할 수 있나? 재협상해야”
- 참가자들 ‘강기갑’ 연호, ‘광야에서’ 합창하며 촛불 마무리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인기는 대단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 강기갑 의원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1만 2천여 참가자들이 일제히 ‘강기갑’을 외치며 촛불을 높이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무대에 오른 강기갑 의원은 그동안 광우병 촛불의 성과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가 이날 정부가 15일로 예정된 장관 고시를 10일간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여기 모인 여러분들의 힘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국민들 식탁에 올라오는 것을 저 뒤로 밀쳐 버렸다"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어 "국회가 하지 못한 일을 여기 모인 촛불의 힘으로 해냈다. 그래도 안심할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재협상을 하기 위해서 연기했다고 정부가 발표해야 되겠지요? 그렇게 말하도록 만드는 것도 여러분의 힘"이라고 이후 과제도 정리했다.

또 강 의원은 "이제 국회가 정신을 좀 차린 것 같다. 야당들이 들고 일어났다"며 뒤늦게 움직이고 있는 국회가 제대로 재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시민들이 좀 더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시민단체 대표들은 자유발언을 통한 시민들의 거침없는 분노를 한 목소리로 모으는데 주력했다.

조돈문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상임의장도 무대에 올라, 정부의 고시 연기방침에 대해 "웬 고시 연기냐,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스스로 쇠고기 협상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것이고 잘못된 협상이라면 즉각 파기하라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에 노동자들이 동참하고 나선 데에도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무대에 오른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고시연기에 여의치 않고 협상의 원천 무효를 위해 16일 조직적 결의를 할 것"이라며 "운수에서 하역 유통단계, 급식 관리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막아내기 위해 총파업에 준하는 결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에서 출교당했다가 복교한 김지은씨는 "대학생도 미친소를 막기 위해서 전국 대학생대책회의를 만들고 끝까지 싸우려 한다"며 "교수들도 미친소 반대에 동참하면서 우리의 촛불이 점점 더 거대하게 타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무명 문화인들의 공연, 시민들의 자유발언 등으로 이어져, 오후 10시 10분 경 광야에서를 합창하며 마무리 됐다.

<2신, 오후 9시> "누구 책임인가?" "이명박"
- 1만 2천여 촛불, 학생 대신 20대 및 가족 참가 늘어


   
▲ 서울시청 앞 광장에 1만2천여 촛불이 켜졌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광우병 우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라는 하나의 목소리에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융합되고 있다.

자발적으로 시작된 ‘광우병 촛불’의 취지를 살려 이날 촛불문화제도 시민들의 ‘자유발언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중간 중간 민중단체 및 시민단체 대표들의 발언도 섞여 나오고 있다.

단체 대표들도 시민들의 ‘자유발언’ 어투를 닮아가고 있고, 시민들도 ‘자유발언’ 못지 않게 단체대표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 한도숙 전농 의장이 발언대에 올랐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무대에 오른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청소년의 말투를 흉내내며 “여러분 안녕하삼”이라고 인사를 했다. 이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던지고 삭발한 머리를 내보이며 “오늘 농민들이 반성을 했다. 여러분의 안전한 식탁을 지키지 못해 삭발했다”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한 의장은 그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축산농가의 사연을 구체적으로 전하면서 “이 책임이 누구에게 있나”라고 묻자, 참가자들은 “이명박”이라고 크게 답했다. 이어 “농민들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먹거리의 안정성을 위해서 여러분들과 함께 농민들의 모든 힘을 동원할 것”이라며 “감사하다. 우리들의 우군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여전히 ‘자유발언대’는 참가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 미국에서 온 시민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 가슴에 단 리본의 흰색은 쇠고기 협상의 백지화를 빨간색은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를 뜻한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정부의 장관고시 연기방침에 아랑곳 않고 ‘재협상 촉구’, ‘이명박 규탄’이 주 내용이다. 종묘공원에서 약주를 조금 마시고 무대에 오른 최석용(78)씨는 “한나라당이 이번 쇠고기 협상을 두고 참여정부가 해놓은 것 설거지 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설거지를 하려면 깨끗이 해야지, 이건 설거지가 아니라 모든 쓰레기를 돈주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지고 오는 것”이라며 특유의 말솜씨로 젊은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재수생이라고 밝힌 김수진(18)군은 “사회탐구 영역 문제를 풀었는데, 정당은 그들 자신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답에 동그라미 쳤더니, 답은 그들 자신이 아닌 공익을 대변한다는 것”이었다며, “이제 누구라도 정당이 그들이 아닌 공익을 대변한다고 답할 수 있는 정치문화로 변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직장인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오후 9시 현재 1만 2천여 촛불이 서울 시청 광장을 메우고 있다. 시청 잔디밭은 3분의 2가량 촛불로 채워졌다. 주로 젊은이, 가족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으며, 넥타이를 멘 직장인들은 광장 주변으로 띠를 이루어 선 채 문화제를 지켜보고 있다.

<1신, 오후 7시20분> 시민.학생 5천여명, 서울광장에 집결
- 각계 발언으로 광우병 촛불 시작.. 참가자 계속 늘어


   
▲ 14일 오후 7시경 서울시청 앞 광장에 시민.학생 5천여명이 집결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다양한 복장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을 반대하는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광우병 촛불이 청계천에서 촛불의 성지, 서울 시청 광장으로 옮아 붙었다.

14일 오후 7시 20분 서울 시청광장에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현재까지 촛불문화제에 모인 인원은 5천여명. 주최측 관계자는 "이날 3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오늘 정부의 고시 연기 조치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 무대차량은 시청 건물과 국가인권위 건물 사이에 마련됐으며, 무대 앞 시멘트 바닥에는 참가자들이 가득하다. 시청 앞 잔디광장도 차츰 채워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참가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교복은 입은 중.고등학생들의 수는 기존 촛불문화제보다 다소 줄어 보이지만, 20대 젊은이와 직장인, 특히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눈에 뛴다.

   
▲ 이번 광우병 촛불의 주력인 여중고생들의 발랄한 모습은 여전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교복 이름표를 감추기 위해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교복을 입고 참석한 서유진.정다운(15)양은 "그동안 오고 싶은 마음이 많았지만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학생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교복을 입고 나왔다"면서 "어른들보다 학생이 더 신뢰가니까"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고시 연기 방침으로, 재협상 요구 강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행사에 사용할 초를 준비하느라 바빴다. 자원봉사자도 여고생부터 가족, 물건을 팔러 나온 행상 아주머니까지 다양하다.


   
▲ 촛불문화제가 거듭될수록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행사장에서 방석, 마스크 등을 파는 일을 20년 동안 해온 김명순씨(60)는 빠른 손놀림으로 종이컵에 초를 끼우면서 "장사하러 왔지만 도울 일은 도와야 한다"며 지금까지 촛불 문화제에서 많이 팔았나라는 질문에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냐. 구경도 하고 참가도 하러 왔다"고 답했다.

두 아들과 아내와 함께 가족 전체가 자원봉사에 나선 김광태(37)씨는 "마음은 있어도 그동안 실천을 못했는데, 작은 것이라도 참여해서 마음에 위안을 삼는다"며 "큰 힘은 안 되더라도 이렇게 시작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당초 15일로 예정된 장관 고시에 앞서 준비된 이번 촛불문화제는 정부가 장관고시를 연기방침을 표명하면서 고시 철회 보다는 재협상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행사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등 각계 대표들의 발언이 함께 진행된다.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이날 행사 기조에 대해 "네티즌 만이 아니고 전국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집단이 함께 나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의 발언을 통해 무엇이 목표이고, 지금까지 진행된 촛불문화제의 내용을 정리해줘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시청 근처에 경찰병력은 많이 배치되지 않았으나, 청계광장과 서울프레스센터 주위로 경찰버스가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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