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최·에이젠슈타인 전주서 만난다

카레이스키 음악인과 전함포템킨 감독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2/23 [10:10]

빅토르최·에이젠슈타인 전주서 만난다

카레이스키 음악인과 전함포템킨 감독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2/23 [10:10]
80년대 러시아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음악인 한국계 2세 출신 빅토르 최와 <전함 포템킨>을 만든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감독. 지금은 고인이 된 이들의 모습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집행위원장 민병록)는 오는 5월 1일부터 9일까지의 영화제 기간동안 '포스트 소비에트 중앙아시아 5개국 영화 특별전'을 연다고 발표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소련 연방이 무너지기 시작한 90년대 이후에 나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의 장편 10편과 단편 2편이 소개된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빅토르 최의 유작인 라쉬드 누구마노프 감독의 <바늘>과 에이젠슈타인 감독의 영화 촬영 과정을 담은 <1941-1944년 알마아타에서의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이하 <에이젠슈타인>).
 
▲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감독     © 전주국제영화제

<바늘>(카자흐스탄)은 빅토르 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구소련 체제의 억압적인 문화정책에 맞서는 반항세대의 모습을 그린 영화로 개봉 당시 2천 5백만 관객을 동원, 페레스트로이카 시대의 대표작으로 꼽혔던 작품이다. 이 영화가 나온 뒤 한국공연을 준비하던 빅토르 최는 1990년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해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18년만에 영화로 한국을 찾게 됐다.
 
<에이젠슈타인>(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 다큐멘터리의 대가로 불리는 이고르 고노폴스키가 만든 영화로 에이젠슈타인의 대표작인 <폭군 이반>을 함께 촬영한 동료들의 증언을 담았다. 이 영화는 에이젠슈타인의 탄생 110주년 기념으로 특별 초청됐다.
 
이 밖에 <디지털 삼인삼색 2006>에 참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했던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의 <카이라트>(카자흐스탄)와 각종 국제영화제 수상으로 중앙아시아 영화를 세계에 알린 악탄 아릠 쿠바트 감독의 <그네>와 <버스 정거장>(키르기스탄), 중앙아시아 영화의 모더니즘의 시작을 알린 작품으로 평가받은 바흐치야르 후도이나자로프 감독의 <형제> 등이 상영된다.
 
▲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의 <카이라트>     © 전주국제영화제

정부의 심한 검열 속에서도 꿋꿋이 자기 목소리를 낸 우즈베키스탄 영화 <연설자>(유스프 라지코프 감독)와 <틴에이저>(얄킨 투이쉐프 감독), 투르크메니스탄의 영화억압정책으로 결국 감독이 러시아로 이민해 8년만에 가까스로 완성한 무라트 얄리예프 감독의 <대지진의 밤>도 주목할 만한 영화다.
 
특별전을 기획한 전주국제영화제 임안자 부집행위원장은 "중앙아시아 특별전은 중앙아시아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며, 특별전과 함께 출간하는 책자는 이 지역 영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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