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에 방송까지, 호랑이 날개단격"

[인터뷰] 김영호 '언론사유화 저지·미디어공공성 행동' 대표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2/12 [10:54]

"조중동에 방송까지, 호랑이 날개단격"

[인터뷰] 김영호 '언론사유화 저지·미디어공공성 행동' 대표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2/12 [10:54]
지난달 29일, 50여개의 언론시민단체들이 연대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이 출범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신문법 개정과 인터넷 실명제 폐지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부터 공공 미디어 연구소 설치, 지역 네트워크 구축 등 미래를 위한 청사진까지 제시하며 신자유주의, 시장만능주의로 얼룩져가는 언론의 공공성을 살리기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민영화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사영화를 한다는 것이며 이는 여론시장의 다양성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미디어행동 공동대표를 맡은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가 출범식에서 한 말이다. 지난 1일 미디어행동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김영호 대표를 만난 날에도 그는 언론 공공성의 훼손을 염려하며 이렇게 말했다. "족벌 언론의 여론 장악은 결국 여론의 다양성을 막고 소외계층들을 여론의 사각지대로 내몰 것입니다."
 
▲ 미디어행동에 대해 설명하는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 임동현 기자

신문법 폐지론과 신문-방송 겸업 허용 등을 거론하며 조중동의 여론 장악이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지난 10여년간의 투쟁을 통해 얻어낸 신문법 제정이 이명박 정부에 의해 폐지될 위기에 처했고 조금씩 언론에도 시장경제 원리를 도용하기 시작한 지금, 언론의 공공성을 지켜내려는 언론 관계자들의 노력은 그 어느때보다 더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미디어행동'이 할 일은 무엇인지 김영호 공동대표의 입을 통해 들어보기로 했다.
 
"언론 독과점, 소외계층을 만들고 있다"
 
김영호 대표는 언론개혁시민연대 홈페이지와 각종 매체에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특유의 달필로 지적한 칼럼 '따따부따'를 3백회 동안 연재하고 있다. 10여년 동안 언론개혁을 위해 꾸준히 활동한 그는 최근 언론의 공공성을 위협받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자 새로운 연대의 탄생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신문의 경우 조중동의 영향력이 거의 지배적입니다. 보급소 등을 통해 무료구독 등 불법행위를 하는 것도 독과점의 일환이죠. 언론이 독과점을 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가 됩니다. 특히 보급소가 세워지지 않은 소외된 지역은 신문을 보기가 힘들고 알고 싶어하는 것을 얻기가 힘들죠. 독과점은 언론의 소외 계층을 더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독과점의 폐해를 막기 위해 김영호 대표는 신문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전개했고 결국 신문법은 통과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신문법이 폐지 위기에 놓여졌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고쳐야하지만 폐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독과점을 더 부추길 것이다"라고 김 대표는 강하게 말했다.
 
지금도 독과점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조중동에게 방송까지 맡기겠다는 신문-방송 겸영 허용은 그야말로 '호랑이 등에 날개달아주는 격'이라고도 밝혔다. 2~3년전부터 한나라당 내에서 나온 '방송 민영화'의 불씨도 아직 남아있다. 이처럼 언론이 점점 시장논리에 지배당하며 공공성을 해치면서 생긴 문제들이 연달아 발생한 것이 이번 '미디어행동' 결성으로 이어졌다. 


"권력의 언론 통제는 어디에나 있는 일"
 
"어느 사람이던지 권력을 잡으면 언론을 독점하고 싶어하고 자기 편으로 만들고 싶어합니다. 김대중 정부여서, 노무현 정부여서 언론통제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지요. 권력의 언론통제 기도는 언제나 있었던 부분입니다. 권력의 통제는 절대 끝나지 않아요. 그래서 계속 싸워야하는거지요."
 
이를 위해 미디어행동은 신문법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 신문법을 존속시키는 노력과 함께 총선 기간중에는 '인터넷 실명제 폐지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 예정이다. 또한 뜻을 같이하는 사회단체들과의 연대도 확대할 계획이다. 미디어행동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하는 꿈은 공공 미디어연구소 설치와 지역 네트워크 확충이다.
 
"소외계층을 파고 들어가야해요. 언론을 접하려해도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펼 예정입니다. 언론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미디어 공공성의 수호가 아니라 미디어 공공성의 강화입니다."
 
김영호 대표는 미디어행동의 계획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언론은 권력의 감시자가 되어야한다"는 원칙을 결코 깨서는 안된다고 말한 김영호 대표의 말에서 지난 10여년간 언론 공공성을 위해 노력했던 그의 모습이 느껴졌다. 언론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소외계층에게 언론의 창구를 열겠다는 김 대표와 미디어행동의 꿈은 이제 막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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