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한이들 악취풍기는데, 어찌 가시나

[댓글언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뒤 아고라 추모서명사이트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05/23 [12:50]

추한이들 악취풍기는데, 어찌 가시나

[댓글언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뒤 아고라 추모서명사이트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05/23 [12:50]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뒷산 낭떠러지 바위 위에서 투신자살한 것으로 밝혀지고부터 다음의 토론사이트 아고라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추모서명 사이트가 개통돼 2시간만에 1만3천752명이 헌화하고 서명했다.

누리꾼들은 헌화·서명과 함께 한마디씩 명복을 비는 댓글을 남겼다. 추하디 추한 이들이 멀쩡한데 왜 그리 가버렸냐며 고통스러운 마음을 전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특히 현 정권의 정치보복과 무리한 수사가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이끈 게 아니었냐며 분노를 드러내는 이들도 많았다.

먼저 명복을 비는 네티즌의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너져 내리는 이 마음을 어찌합니까? 삶이 두렵고 무서워집니다.”(나나) “▶◀ 謹弔 大韓民國”(camillus)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당신의 죽음이 헛되지 아니하고 썩은 정치, 썩은 검찰에 정의의 새싹으로 부활하길 기원합니다.”(플레게톤)
 
“삶이 두렵고 무서워집니다”
 
“우리나라와 이세상은 양심 있는 자들이 살아남기 힘든 곳입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예상 했어요. 눈물이 흐르네요, 그의 지지자는 아니었지만 그만한 대통령이 없었는데... 퇴임 후에 그의 진가가 드러났지만 결국 죽음으로...”(marian)

▲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 올라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서명 사이트.     © 인터넷저널

 
“너무 안타깝고 억울해서 할 말이 없습니다. 저 세상에서는 부디 편히 지내세요. 험한 세상 바로잡아보겠다고 그리 노력하셨는데... 살아있는 우리들은 기억하겠습니다. 명복을 빕니다.”(우리유니) “맘고생 많았습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비통함으로 말을 이을 수가 없네요. 그 동안 많이 힘드셨죠? 국민들과 우리 후손들은 당신이 이루어 놓은 역사를 기억할 것입니다.”(기쁨)

이어 현 정권의 무리한 정치보복과 수사에 분노를 표하는 댓글이 계속됐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나라의 대통령이셨는데. 600만불을 가지고 너무 핍박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대통령 선거 땐 필히 야당쪽 대통령을 뽑아 MB정권이 얼마나 깨끗한지 필히 검증해야 합니다.”(prosoil) “방금 유서내용 나오네요. 좋은 곳에 가셔서 반드시 이 정권의 종말을 지켜봐주세요. 그리구 우리 서민들에게 더욱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명복을 뵙니다.”(대청)
 
“억압·통제 전근대 정권이 이렇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한가운데서 온몸을 던진 힘없는 사람들의 대통령께서 사라지심을 가슴 아프게 바라봅니다. 국민을 억압하고 생각을 통제하려는 근대적 정권이 우리의 지도자를 눈감게 만들었습니다.”(내 안에 그대) “죽어야할 사람은 빤빤히 살아 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시다니...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조기 게양합니다.”(미운오리)

“추하디 추한 이들은 악취에도 얼굴 들고 하늘을 보는데 어찌 고운 사람은 너무 고아 버리고 가십니까...ㅡ,.ㅜ”(jkldream) “전 세계적으로 있을 수도 있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전 좌파도 우파도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는 현재의 대한민국 정부가 문제가 심각한건 분명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불새)

누리꾼들은 더 싸우고 더 맞서야지 왜 그리 무책임하게 떠났냐며 노 전 대통령을 원망하는 이야기도 많았다. “더 더럽고 추잡한 넘들이 수척억 수조를 해쳐먹으면서 이래 떵떵거리고 살고 있는데 당신은 왜 이토록 허무하게 가시나요? 버티셔야죠. 그래서 훗날 이 더럽고 추악한 정권의 끝을 보셔야죠!!!”(Care Your Soul) “이 나라 국민이 있는데 끝까지 싸우시지 왜 가십니까?”(아찌)
 
“꼭 이 길밖에 없었습니까?”
 
“꼭 막다른 길을 택하셔야 됐습니까? 살아오신 길대로 끝까지 맞서서 싸우셔야죠.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대구탕) “조금만 참아주시지 그러셨어요. 조금만,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힘드셔도 참아주시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아파하는데...”(suli) “이 길밖에 없었습니까?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칼국수)

“다음 세상에 태어 나셔도 다시는 정치하시지 마시길.”(고요한이야기) “기막힌 현실입니다. 아!!!”(은행나무) “대한민국 정의가 오늘 사라졌습니다.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너무도 믿기지 않습니다.”(내삶은도전의연속)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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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경 2009/05/23 [14:10] 수정 | 삭제
  • 요즘 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때인데,
    전직 대통령께서 자살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그래도 마음을 비우고 자존심을 굽히고 눈감고 이 시간을 이겨내셨으면 좋았을 껄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치란 그런 건데... 전 대통령 깎아내리기에 혈안인 시점인데....
    마지막 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집니다. 무척 아쉽습니다.
    부디 명복을 빕니다. 평안히 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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