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중도실용", KBS의 거두절미

[방송모니터] 민언련, 5월 14일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05/17 [22:41]

"MB정권 중도실용", KBS의 거두절미

[방송모니터] 민언련, 5월 14일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05/17 [22:41]
KBS가 소설가 황석영씨의 이명박 대통령 추켜세우기와 재평가 발언을 말 그대로 전하면서 황씨의 변신에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아 나팔수 방송의 진가를 보여줬다. 방송3사는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고 검찰의 진실은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15일 내놓은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모니터 일일브리핑(3월 14일)'에서 진보적 성향의 작가인 황석영씨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수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소식을 전하며 KBS가 "중도실용 정권"이라고 한 황씨의 말을 단순 전달하고 그의 변신에는 아무런 메시지도 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에 비해 MBC의 경우, 14일 황씨가 대통령이 임명하는 문화특임대사를 맡기로 조율됐다고 전하는 한편, 황씨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반대진영에서 활동해온 사실등을 언급하며 그의 변신을 놀라워했다고 민언련은 언급했다. SBS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
 
▲ KBS가 "MB정권은 중도 실용"이라고 한 소설가 황석영씨의 발언을 단순 전달하면서 그의 변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방송모니터 보고서가 나왔다.     © 인터넷저널


민언련은 이어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고, 검찰의 진실은폐로 불공정한 재판이 우려되는데도 방송3사는 관련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나마 14일 경찰의 기자회견 참석진 강제 연행 사실을 보도한 곳은 KBS뿐이었으며 경찰과 대책위 측의 상반된 주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철거민들의 ‘재판부 기피 신청’은 어디에서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 단체는 또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 판사회의가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이 ‘명백한 재판권 침해’라고 비판하고 사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모았다는 소식을 KBS는 ‘5번째 사법파동’ 가능성 측면에서 다뤘고, MBC는 판사들의 반발에 ‘법원 수뇌부 당황’한다고 전했다. SBS는 ‘판사들 엇갈린 의견’이 표출됐다고 물흐리기 보도를 전했다.
 
다음은 민언련이 15일 내놓은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모니터 일일브리핑(3월 14일)' 전문.
 

 1. 방송3사, 검찰의 ‘용산참사 진실은폐’ 외면

검찰이 재판부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수사기록 3000여쪽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14일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가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자, 경찰은 철거민 변호인단의 권영국 변호사 등 7명을 불법 집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강제 연행했다.

한편, 이날 ‘용산참사’ 재판을 받고 있는 철거민 9명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철거민들은 “검찰이 수사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도 재판을 그냥 진행하려 한다”며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고, 검찰의 진실은폐로 불공정한 재판이 우려되는데도 방송3사는 관련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날 경찰의 기자회견 참석진 강제 연행 사실을 보도한 곳은 KBS뿐이었고, 그나마도 경찰과 대책위 측의 상반된 주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철거민들의 ‘재판부 기피 신청’은 어디에서도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단신종합 <용산참사 대책위 회원 7명 연행>에서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며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던 범국민 대책위원회 회원 7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이들이 1시간 가량 불법 집회를 강행하고, 3차례에 걸친 해산명령에 불응해 연행했다고 밝혔지만, 대책위 측은 집회를 끝내고 자진해산하려는 순간 경찰이 갑자기 연행했다고 주장했다”고 양측 주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2. KBS ‘5번째 사법파동’ 가능성 다뤄·MBC, 판사들의 반발에 ‘법원 수뇌부 당황’

- SBS, ‘판사들 엇갈린 의견’

14일 서울 중앙지법 전체 단독판사 116명 중 84명이 판사회의에 참석했고, 남부지법도 전체 단독판사 33명 중 29명(88%)이 참여해 판사회의를 개최했다. 판사회의에서는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이 ‘명백한 재판권 침해’라고 비판하고 사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KBS는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을 두고 일선 판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가 ‘4차 사법파동과 닮았다’며 이번 사태가 ‘5번째 사법파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MBC는 일선 판사들의 반발에 법원 수뇌부가 당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BS는 두 꼭지씩 보도한 다른 방송사와 달리 판사회의 내용을 한 꼭지만 보도했는데, 그나마도 ‘재판침해’라는 주장과 ‘정당한 사법권 행사’라는 상반된 주장이 나왔다고 전했다.

KBS <법관 회의 잇따라>(김경진 기자)는 중계차로 법원을 연결해 회의 내용을 전했다.

<사퇴 요구 확산>(남승우 기자)은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이 5번째 사법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다뤘다. 보도는 고등법원 판사와 지원장까지 가세해 신 대법관을 비판하고 결단을 촉구하는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며 “법원 내부 게시판에 하나 둘 올라온 글이 큰 반향을 일으켜 집단 행동으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태는 4차 사법 파동과 여러 모로 닮았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전국 법관들을 상대로 연판장을 돌리는 상황은 아직까지 벌어지지 않았지만, 불씨는 남아있다”며 “일부 판사들은 회의 결과가 미온적일 경우 사표를 낼 각오로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 <잇단 판사회의>(이혜온 기자)는 중계차로 현장을 연결해 서울 중앙지법과 남부지법의 판사회의 개최 소식을 전하며 판사들의 높은 판사회의 참여율에 대해 “신영철 대법관 재판 개입 사태에 대한 일선 판사들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사퇴’ 중대기로>(김연국 기자)에서는 동부지법과 북부지법에서도 판사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판사들의 비판 글도 계속 내부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잃고 사법권이 침해된 상황에서, 법관 임기 보장은 휴지 조각보다 가치가 없다”는 등의 글을 소개했다. 이어 “대법원 수뇌부는 당황하는 분위기”라며 “오늘 남부지법 판사들이 ‘명백한 재판권 침해로 위법하다’고 밝힌 건 사퇴 요구보다 더 무서운 말”, “대법원장이 경고하고 신 대법관이 사과하면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판사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는 법원 핵심관계자들의 반응도 전했다.

SBS <판사회의..사퇴 분수령>(이한석 기자)에서는 서울중앙지법 판사들의 판사회의 개최소식을 전하며 “상당수의 단독판사들은 신 대법관의 행위가 재판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했다”, “이에 맞서 일부 판사들은 정당한 사법 행정권의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엇갈리는 의견’을 보도했다. 이어 “판사회의는 전국 법원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3. MBC, “황석영씨 문화특임대사 맡기로 조율”

-KBS, “MB정권은 중도 실용” 황씨 주장 단순 전달

소설가 황석영씨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황씨는 순방기간 중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정권을 ‘중도 실용정권’으로 지칭하고, 진보진영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황씨의 이 같은 ‘변신’을 놓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는 14일 황씨가 대통령이 임명하는 문화특임대사를 맡기로 조율됐다고 전하는 한편, 황씨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반대진영에서 활동해왔다고 언급했다.

KBS는 13일 단신으로 이명박 정권이 ‘중도 실용 정권’이라는 황씨의 주장을 단순 전달하고, 14일에도 황씨의 주장을 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SBS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

KBS <‘중도 발언’ 논란>(송영석 기자)은 “황석영씨는 이명박 정부를 중도 실용 정권으로 평한 자신의 발언을 재확인했다”며 “개인적으로 사담을 나눈 적이 있고 앞으로 계획이나 대북 관계로 볼 때 전향적으로 열려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황씨의 발언을 실었다. 또 “좌파는 리버럴해야하는데 권위주의 정권시절 독재 타도나 억압당했던 관행이 남아 있는 것 같다”는 진보진영 비판 발언을 전했다. 이어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보수 진영으로 회귀한 듯한 발언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고, “진중권 교수는 욕할 가치도 못느낀다며 맹비난했다”는 진보진영 인사들의 발언을 전했다. 보도는 황씨가 “80년대 후반 민예총 대변인 자격으로 밀입북했다가 4년 넘는 수감생활을 하기도 해 대표적인 진보 성향 작가로 꼽혀왔다”고 전했다.

13일 단신 <“중도 실용 정권”>에서는 황석영씨가 “일부에서 현정부를 보수우익 정권으로 규정하지만 자신은 중도 실용정권으로 본다고 말했다”며 “또 진보 측으로부터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큰 틀에서 현 정부에 동참해 대북 문제 해결을 돕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MBC <황석영의 변신>(김재용 기자)은 여권 핵심 관계자가 14일 황석영씨가 문화특임대사 자리를 맡기로 조율됐다고 밝혔다며 “특임대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현재까지 3명만 임명됐으며, 해외출장 시 여객기 1등석을 이용하는 등 차관급 대우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황 씨는 순방 기간 중 우리나라의 진보 정당은 노조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현 정권은 중도실용 정권이라고 규정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며 “황 씨는 지난 2007년 12월 대선 당시에는 이명박 후보가 부패 정치 세력이라며 집권 저지 성명서를 직접 낭독하는 등 반대 진영에서 활동해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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