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은 지금 ‘전염 신자유주의’ 재앙
신종인플루엔자A는 ‘나프타 바이러스’

월리스 교수, “미국주도 IMF·IBRD가 빈국에 강요한 전염병”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05/06 [03:25]

지구촌은 지금 ‘전염 신자유주의’ 재앙
신종인플루엔자A는 ‘나프타 바이러스’

월리스 교수, “미국주도 IMF·IBRD가 빈국에 강요한 전염병”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05/06 [03:25]
지구촌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인플루엔자A(이른바 돼지인플루엔자)가 신자유주의 정책의 부산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미국 미네소타대 지리학 교수이자 가축 바이러스 전문 저자인 로버트 월리스 박사는 지난 29일 뉴욕에서 발행되는 독립언론 ‘지금 민주주의를’과 대담에서 신종인플루엔자A는 서구화(대규모 다국적 기업으로 통합) 축산업이 부른 재앙이라며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 인플루엔자”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책 ‘농사꾼 병원체, 생태학적 회복과 진화 과정’ 발간을 앞두고 있는 월리스 박사는 과거 가축은 집집마다 소규모로 길렀으며 육류 역시 가정 또는 지역별로 유통돼 정체불명의 인플루엔자 공포를 부르지 않았으나 서방의 축산회사들이 빈국의 농축산물시장을 강제 개방하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유행성 변종 인플루엔자가 재앙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2차대전 이후 가금류와 양돈이 크게 바뀌었다며 축산업의 발전과 함께 미국의 남동쪽 몇 개 주에 축산도시가 생겼으며 축사규모도 한꺼번에 3만 마리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대형화했는데 이런 추세가 미국 주도 신자유주의 정책의 힘을 빌려 3세계로 전파되며 인플루엔자의 변이와 전염도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았다고 꼬집었다.
 
서구화·대형화 축산이 원인
 
이처럼 미국 등 서방 주도의 축산업 대형화·개방화는 1970년대 초 동아시아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는데 그 중 하나가 태국에 본부를 둔 세계 4대 가금류사 중 하나인 CP그룹. 이 회사는 1980년대 중국이 개방정책을 펴자 여기에도 영향을 미쳐 양돈·양계 등 대규모 축산도시를 만들게 하고 자본투자를 통해 다국적기업의 지배체제에 편입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고 교수는 귀띔했다.
 
▲ 로버트 월리스 박사가 블로그에 올린 글 '나프타 인플루엔자'.     © 최방식 기자

축산업이 인플루엔자 전염고속도로 역할을 한 데는 미국이 주도한 IMF와 세계은행의 신자유주의적 경제 구조조정 정책이 있었다고 월리스 교수는 언급했다. 가난한 나라는 신자유주의정책의 공격을 받으면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IMF의 대출을 받아야 했는데, IMF가 해당국 경제체질을 바꾸도록 강요하고 농축산업을 포함한 시장·투자 개방을 유도했다는 것.
이렇게 되면 빈국의 농축산업은 부자국의 지원을 받는 다국적 거대 기업의 먹잇감이 돼 결국 그들 체제에 편입해 값싼 노동력이나 땅을 제공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게 월리스 교수의 주장. 이를 거부하면 자본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순식간에 무너지는 보복을 피할 길 없었다고.

그에 따르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는 1993년 맺어졌고 이듬해 발효됐는데, 이 것 때문에 멕시코에서 양돈양계산업이 미국 기업의 지배를 받아 대형화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신종인플루엔자A가 처음 생겨난 의혹을 사는 ‘스미스필드’(Smithfield)사(농장)도 미국계 양돈기업. 미국계 대기업은 이밖에도 ‘홀리농장’(Holly Farms), ‘타이슨’(Tyson), 퍼듀(Perdue) 등이 있다.
 
미국주도 NAFTA가 ‘전염 통로’
 
월리스 교수는 이어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이른바 ‘돼지 인플루엔자’(swine flu.)는 이름을 잘못 붙인 것이라며 다른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돼지에서 전염된 것으로 추정돼 그리 불린 것이지만 돼지가 만들거나 퍼뜨린 인플루엔자가 아니며 그간 돼지, 조류, 인간 등을 넘나들며 생긴 신종 인플루엔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종인플루엔자A는 ‘H1N1’의 학명을 가지고 있으며, H는 ‘혈구응집소’(Hemagglutinin) 분자의 첫 자,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의 첫 자를 따 붙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H는 인플루엔자 표면의 분자를 말하는 것인데, 바이러스로 하여금 목표 세포에 뚫고 들어가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N은 역시 인플루엔자 표면 분자로 목표 세포에 뚫고 들어간 복제하고 다시 빠져나오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H는 16종이, N은 9종이 있는데, 그 둘 중 하나씩 결합한 게 H1N1인 셈.

H1N1이 바로 1918년 전세계적으로 5천만에서 1억명의 생명을 앗아간 병원균이다. 재앙이 나고 항생제가 개발되며 병원균(인플루엔자)의 독성과 전염성이 약해지자 동절기 유행하는 독감(인플루엔자)으로, 또는 몇 해 전 세계를 긴장시켰던 ‘에비앙 인플루엔자’로 변형·존재해왔다. H1+N1은 단순결합이 아닌 인간, 돼지, 조류 유전자와 이들 동물 인플루엔자 유전자까지 갖게 된 복합 인플루엔자다.

월리스 교수는 그 위험성에 대해 “1918년 같은 대재앙을 불러올 것이냐는 궁금증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 많은 사망자를 내지 않고 있다 할지라도 언제 재앙을 부를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꼬집고, “1918년에도 발병은 봄에 했지만 재앙의 확산은 가을이었다”며 “진척여부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별 볼일 없다”는 생각 위험
 
1.한편, 신종 인플루엔자A는 멕시코 베라크루즈에서 발생했으며 이웃 도시를 거쳐 멕시코시티, 그리고 국제 이동(운송)거점을 통해 세계로 퍼져나갔다. 3일 AP에 따르면, 멕시코는 진정국면, 기타 나라들에선 확산 중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피해자는 사망이 20명(멕시코 19, 미국 1)이며 감염자는 18개국 898명(멕시코 506명, 미국 226명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에서도 2명의 환자가 확인됐으며, 36명이 추정환자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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