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소 수입 여주군민도 반대한다”

연일 열리는 촛불문화제, 매주 토요일 정기집회로

강수천 기자 | 기사입력 2008/05/21 [12:44]

“미친소 수입 여주군민도 반대한다”

연일 열리는 촛불문화제, 매주 토요일 정기집회로

강수천 기자 | 입력 : 2008/05/21 [12:44]
▲     © 세종신문

홍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수백개의 촛불이 여주의 밤을 밝혔다. 중소도시인 여주에서 이정도의 규모로 사람이 모일 것은 주최측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참가한 계층도 다양해서 어린아이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과 나라걱정에 수녀원 문을 나선 수녀들과 중고등학생 등이 한자리에 섞여 촛불을 들었다.

14일, 정부가 뒤늦게 장관고시를 5일정도 연기한다고 발표하자 10만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시청앞 광장에서의 촛불문화제가 축소되고 평화롭게 치러진 반면 중앙로 중앙문고앞에 모인 여주군민들은 “재협상이 될 때까지 모일것”이라며 5·18 광주항쟁기념일 전야인 17일 저녁 또다시 농협 군지부앞에 집결하여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자고 결의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같은 장소에서 촛불을 들자고 약속했다.
 
- 17일에는 남한강 순례중인 산돌학교 학생들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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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17일 촛불문화제에는 남양주시에 위치한 산돌 대안학교 학생 110여명이 남한강 도보순례 중 촛불문화제에 합류해 분위기를 돋웠다.
 
순례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모인 학생들은 즉석에서 자유발언을 신청, 이명박 정부의 광우병위험 쇠고기수입 뿐 아니라 한반도운하 등의 정책들에 대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지난 9일과 10일에도 이천과 여주에서 연이어 촛불이 켜졌었다. 9일 저녁에는 이천 중앙통에서, 그리고 10일 저녁에는 여주 중앙로입구 농협 군지부앞에서 촛불이 타올랐다.

10일 행사 당시 중앙로의 상인들은 “광우병 소는 절대 들여와선 안된다”며 촛불문화제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상인은 “미친소뿐 아니라 부동산, 운하문제등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이명박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당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즉석서명에는 300명 가까운 시민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선보였다.

행사를 마칠 무렵 미국산쇠고기 수입 장관고시가 예정되었던 15일 전야에 양손에 한사람씩 데리고 촛불문화제에 나오자고 다짐했던 참가자들은 그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이번에는 토요일 저녁에 다시한번 모이자는 약속을 한 것이다.
 
- 자유발언대, 격해진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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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저녁 촛불문화제는 광우병의 진실을 알리는 동영상 상영, 노래가사 바꿔부르기, 즉석 자유발언 등의 주 행사와 한편에서 이뤄진 ‘미친소 수입반대’ 서명, 게시판에 덧글 붙이기 등으로 2시간 가까이 열렸다.

일부 참가자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이명박을 못믿겠다. 재협상은 물론이고 더 이상 국민들이 괴롭지 않으려면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참가자는 “정부가 왜 국민들을 속여가면서까지 미국 축산업자들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백규현 여통협 회장은 “농민운동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창피한 이 사람에게 돌이라도 던지라”고 말해 행사장을 일순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여주에서 유기농 먹거리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살림 곽현용 대표는 먹거리의 중요성을 애써 외면하려는 정부를 성토하는 한편 “풀을 먹고 자라야 하는 소가 동족의 몸을 먹도록 만드는 시스템이 바로 광우병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 정부, 거짓말이거나 어리석거나
 
한편 그동안 정부가 주장해왔던 것과는 달리 ‘미국의 동물성사료금지조치 강화’는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의 동물성사료금지조치는 강화가 아닌 완화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협상단이 영문해석을 잘못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송기호 변호사가 지난 4월25일 인터넷뉴스 프레시안을 통해 처음 제기했던 문제로, 지난주 MBC 100분토론에서 다시한번 제기되면서 공론화된 사안이다.

당시 토론에 참가했던 정부측 대표단들은 해당 문구에 대해 우격다짐으로 정부의 해석이 옳다고 주장하다가 망신을 당한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협상이 전면 무효화될 수도 있는 이러한 사안에도 불구하고 미국소 수입을 중단하거나 최소한 정부고시조차 미룰 생각이 없다고 밝힘으로써 다시한번 국민의 공분을 샀고 더 많은 국민들이 서울시청은 물론 각 도시마다 촛불을 밝히고 일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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