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청정 자연을 상속받은 아이슬란드

조대현 여행작가 | 기사입력 2016/01/10 [11:40]

천혜의 청정 자연을 상속받은 아이슬란드

조대현 여행작가 | 입력 : 2016/01/10 [11:40]
도시에서 지내다보면 바빠서 자연을 누릴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아이슬란드에선 숨을 크게 들이키면 청정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오면서 내가 살아있구나라는 기분이 느껴진다. 나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나는 그저 자연의 일부이고 하나의 생명에 지나지 않다는 일체감을 느낀다.
 
▲ 영화 인터스텔라의 얼음행성을 찍은 배경인 스카프타펠 빙하 
 
천혜의 자연 환경을 상속받은 아이슬란드 사람들. 내가 본 아이슬란드의 느낌은 그랬다. 하지만 옛날에는 화산과 빙하로 둘러싸여 먹고 살기 힘든 땅이었다. 그저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살았던 것이다. 순리대로 살다보니 지금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이 오히려 난방자원과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자원이 된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거스르는 삶을 살면서 불행이 시작된 건 아닐까? 남과 비교하고 하나라도 더 가져야 하는 욕심으로 자연을 파괴하며 순리를 거스른 삶에 대한 반격을 받은 건 아닐까? 자연은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두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남부지방은 셀라랸드포스부터 비크까지 조금 운전하다 구경하고 다시 차를 타고를 반복하게 되는데, 겨울에는 남부지방만 관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스코가포스 폭포
 
남부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인 스코가포스 폭포는 60m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가 지금은 얼어있는 듯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아주 딴판이다. 가장 가까이 가서 폭포의 밑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빙하가 녹아 흐르는 폭포의 물줄기는 겨울에도 쏟아 붇는 물줄기의 여파로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다. 여름처럼 어느 정도 거리를 지켜야 스코가포스를 감상할 수 있다. 역시 겨울에도 폭포는 폭포인가 보다. 폭포인 자신의 정체성은 없어질 수 없나보다. 스코가포스 근처의 마을은 여름엔 전원적으로 보였는데, 겨울인 지금은 왠지 쓸쓸하게 느껴진다. 왜일까?
 
▲ 여름철 스코가포스 폭포의 전경
 
해안절벽의 주상절리는 화산이 폭발할 때 용암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생기는 암벽이다. 바닷물에 침식된 해안 절벽은 다양한 형태의 동굴을 만들었다. 오랜 시간 파도가 깎아낸 자연의 조각품인 것이다. 남부의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레이니스피아라는 레이캬비크의 상징인 하들그림스키르카 교회의 모태가 되었다.
 
▲ 주상절리가 있는 레이니스피아라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다녔지만 아이슬란드는 자동차여행의 천국인 것 같다. 왕복2차선으로 길게 뻗은 도로를 따라만 가면 된다. 탁 트인 자연은 시야를 열어준다. 하지만 이렇게 눈이 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겨울의 아이슬란드는 눈 때문에 도로는 매우 미끄럽다. 다행히 제설차는 매일 도로의 눈을 치워준다.
 
 
아이슬란드 최남단에 위치한 비크는 인구가 300명 정도라는데 여름에는 항상 관광객들로 붐빈다. 겨울에도 역시 관광객은 많다. 디르홀레이에서 검은 모래해변을 바람이 강해 걸어보기 힘들다면 비크 휴게소를 따라 오른쪽으로 해변을 걸어도 검은 모래해변을 거닐 수 있다. 그곳은 바람이 비교적 약한 편이다. 떠나는 사람들이나 떠나려는 사람들이나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다.
 
▲ 검은 모래사장이 있는 디르홀레이 해변
▲ 여름철 디르홀레이 해변
 
압축된 유빙 때문에 이곳의 빙하는 천년의 나이를 가졌다고 하는데 시간의 개념이 이렇게 빨리 없어지는 걸 보니 놀랍기만 하다.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빙하덩어리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경외감과 자연의 위대함에 머리를 들지 못하겠다.
 
▲ 요쿨살론 빙하가 바다로 떠내려 와 있다.
 
지형적 특징상 멕시코 난류가 흘러 겨울의 기온이 영하1도 정도인 아이슬란드의 체감기온은 바람이 많이 부는 섬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해안에서는 항상 바람을 조심해야 한다. 겨울의 세찬 바람을 느끼러 링로드를 따라 동부로 가고 있다. 바람이 빠르기 때문에 날씨도 수시로 변한다. 겨울의 동부 바람은 더 강했다.
 
 
삶의 일부라 할 수 있는 자연에서 살아가는 아이슬란드인들,
그들은 어떻게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아이슬란드 풍경과 신화, 역사 속 인물들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에도 생생하게 살아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척박한 땅과 혹독한 기후에서도 역사를 잊지 않았던 바이킹의 후예, 아이슬란드. 오랜 기간 덴마크, 노르웨이 등의 지배를 받았지만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역사적 자존감과 자유의식이 밑받침 된 것이다.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 오로라의 전설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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