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현경대 뇌물수수로 드러난 朴측근비리

[선데이저널USA] 김선동 전 정무비서관과 제갈경배 전 대전국세청장...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12/05 [11:02]

친박 현경대 뇌물수수로 드러난 朴측근비리

[선데이저널USA] 김선동 전 정무비서관과 제갈경배 전 대전국세청장...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12/05 [11:02]
선데이저널은 지난 9월 두 차례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인 윤석민 전 의원의 비리 사건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본지는 윤 전 의원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비리 과정에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현경대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김선동 전 정무비서관, 제갈경배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연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본지 보도 이후 시사저널을 비롯한 본국 매체에서 보다 크게 사건을 보도했고, 현 부의장이 자신의 연루 사실을 부인하는 자료를 기자들에게 보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현 부의장이 이 사건으로 인해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자리를 사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와 검찰의 봐주기 수사로 인해 사건이 축소됐다가 결국 본보 등 언론에서 사건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이제야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현 전 부의장의 금품 수수 혐의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당시 본지가 언급했던 정관계 인사들의 혐의가 하나 둘 씩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은, 이 사건의 단초가 됐던 브로커 황인자 씨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려면 박근혜 정권 핵심인사들로 수사가 확대되어야 한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박 원로 그룹 ‘7인회’에 속한 대표적 친박인사다. 제주 오현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유신 시절 검사로 재직했으며 전두환 신군부의 제5공화국이 출범한 뒤 11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5선의원을 지냈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시절 김기배·하순봉·양정규 전 의원과 함께 ‘민정계 4인방’으로 불리며 당권을 쥐락펴락하던 인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계입문 때부터 멘토역할을 해왔으며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외곽조직인 ‘한강포럼’을 주도했다. ‘7인회’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공식 직책을 갖고 활동했으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 사의를 표명했다.


현 부의장은 지난 1일 ‘수석부의장직을 사임하며 2만여 자문위원께 드리는 글’에서 “2012년 국회의원 총선 당시 1000만 원 수수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민주평통에 누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그 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2만여 자문위원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4대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인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뒷받침하고, 탈북민 정착지원을 위한 통일맞이 하나-다섯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평화통일 과정에 동참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모든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어 명예가 회복되는 그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 부의장은 지난 11월 21일 의정부지검에서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것으로 지난 23일 확인됐다. 현 씨의 혐의는 본지가 지난 9월 두 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검찰은 현 전 부의장이 사업가 황인자 씨로부터 현 부의장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그간 관련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에 따르면 현 부의장은 지난 2012년 4월 제19대 총선 직전 사업가 황 씨로부터 10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황 씨의 지시를 받은 측근 조 모 씨가 총선을 며칠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현 부의장을 제주도에서 만나 5만 원권 현금 10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씨는 전 국무총리의 딸을 사칭, 아파트 인허가 로비를 주도하다가 수배되자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이후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현재 의정부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사실 이번 사건이 처음 불거졌던 2013년만해도 한 50대 여성의 단순 사기극 정도로 치부되어 왔다. 하지만 언론보도로 인해 검찰 수사가 재개되면서 황 씨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황 씨가 언급했던 인사 중 윤석민 전 의원과 현경대 전 부의장 그리고 제갈경배 전 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실제로 진행되면서 이번 사건을 단순 사기로 치부할 수만은 없게 됐다.


 

황인자 사건의 반전


 

따라서 황 씨가 구속 당시 주장했던 인물들이 누구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황 씨와 한 때 사업을 같이 했던 김 모 씨는 후에 황 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는데, 이것이 검찰 수사의 발단이 됐다.


 

김 씨의 고소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와 있다.

“우리들의 뒤에는 제갈경배 전 대전국세청장, 청와대 김선동 전 비서관, 이재만 현 총무비서관과 현경대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 등 현 정권 실세들이 있으며, 이들이 표면적으로 나서지 못하기에 우리들이 앞에 나서서 사업을 진행하고 향후 이분들의 퇴직 후를 대비하는 상생의 관계다.” “청와대 이재만 현 총무비서관이 나의 이종조카이고, 대통령 선거 당시 차량을 동원해 지방에서 몰표가 나오는 데도 일익을 했으며, 나는 VIP(박근혜 대통령)와도 식사를 할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 (왼쪽) 김선동 전 정무비서관 ▲ 제갈경배 전 대전국세청장

김선동 전 정무비서관은 본지가 정면으로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 전 비서관은 구속된 윤 전 의원과 가까웠던 인물로 박 대통령 대선 외곽 조직이었던 상록포럼을 함께 하면서 갑작스럽게 친해졌다. 상록포럼은 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거 포함됐던 조직이다.


 

2011년 출범했으며, 다음해 열린  대선 당시 직·간접적으로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적극 나섰다. 대선을 앞두고 가진 하계 워크숍에서는 각 지역대표와 중앙회 임원, 그리고 정책자문위원 등 핵심요원 200여 명이 참석해 세를 과시하는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활동했다. 이 모임에는 허태열 전 비서실장, 이혜훈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등이 참석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난 2011년 연말 행사 당시 “다가오는 임진년(2012년)에는 언제나 푸른 상록의 기상으로 우리 마음속에 품은 그 큰 뜻을 이뤄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라는 축사를 보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황 씨는 현역 새누리당 의원과 이명박 정권 실세 등의 이름을 주변 사람들에게 언급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의장과 제갈 전 청장의 구속 등으로 황 씨의 말들이 어느 정도 사실임이 입증됨에 따라 검찰 수사는 정권 실세로 확대되어야 한다.


 

현경대는 깃털


 

이번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사들은 현경대 전 부의장이나 제갈경배 전 청장은 깃털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이 대통령과 어떤 식으로든 얽혀있기는 하지만 진짜 몸통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황 씨가 이재만 비서관의 이름을 언급하고 다닌 것도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많고 많은 대통령 측근 중에서 핵심실세인 이 비서관의 이름을 콕 짚어서 언급한 것은 그가 대선 전 박근혜 캠프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제는 검찰 수사다. 검찰은 이미 2013년 수사 당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사건은 당시 통영지청에서 맡았는데,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가 올해 초 중앙지검으로 영전했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김 모 검사가 이 사건을 잘 마무리하면서 정권 및 검찰 고위직의 눈에 들은 것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본지가 보도했던대로 검찰은 이미 2013년 황씨가 윤씨와 만난 구치소 접견기록을 증거로 확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에 신임총장이 된 김수남 검찰총장 역시 총장이 되기 위해 박 대통령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해왔던 인물로 법조계에서 유명하다. 수원지검장 당시에 통합진보당 사건을 진두지휘했고, 야당 정치인 수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박근혜 정권의 첫 번 째 친인척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러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선데이 저널 USA 리차드 윤 기자 http://www.sundayjournalusa.com/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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