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막국수 VS 구수한 장칼국수

글,사진:민혜경(여행작가) | 기사입력 2015/07/18 [01:01]

시원한 막국수 VS 구수한 장칼국수

글,사진:민혜경(여행작가) | 입력 : 2015/07/18 [01:01]
 
원주에 가면 원주향교(강원도 문화재자료 제98호) 옆 골목에 향교막국수와 향교칼국수가 있다. 아파트와 상가 골목에 숨어 있어 아는 사람만 찾는 집이다. 누구와 가더라도 취향에 맞는 국수를 맛볼 수 있고, 따로 또 같이 먹는 것도 가능할 만큼 두 식당이 지척이다. 청포도가 달콤하게 익어가는 옛집의 소박한 입구부터 토속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상호도 같아서 이웃사촌처럼 정겹다. 강원도의 여름 별미를 맛보러 가는 길, 시원한 막국수와 구수한 장칼국수 중에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여름날, 원주로 떠나는 여행은 일단 먹거리가 풍성해서 좋다. 여름철 보양식인 원주추어탕은 기본이고 강원도 토속음식 중에서도 막국수와 장칼국수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여름철 별미다. 숨이 턱턱 막히도록 무더운 여름날에는 갈증을 해소해줄 시원하고 개운한 막국수 한 그릇이 먹고 싶다. 더위까지 잊게 해주는 시원한 막국수는 금대리막국수, 명랑막국수 등 오래된 원주 맛집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소나기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여름 장마에는 된장과 고추장을 풀어 칼칼하게 끓여낸 장칼국수가 제격이다. 더위에 지친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구수한 장칼국수는 옛맛을 재현해낸 원주칼국수 외에도 내공 있는 토속식당이 원주 곳곳에 수두룩하다.
 
 
무더위 날려버리는 시원한 막국수, 향교막국수
원주향교 주변에서 꽤 소문난 향교막국수는 소박한 옛집을 개조해서 17년째 성업 중이다. 청포도가 주렁주렁 익어가는 입구로 들어서면 번호표 뽑는 기계가 보인다.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기다리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리는데, 7월에는 청포도를 한 알씩 따먹으며 기다리는 시간도 새콤달콤하니 지루하지 않다. 시골집에서 식사하듯 안방, 건넛방, 마당에 놓인 평상, 어느 곳에 앉아도 낯익은 분위기가 수수한 막국수와 잘 어울린다. 점심시간 둘이 먹을 땐 편육 소자와 막국수 두 그릇이 나오는 세트 메뉴가 가장 잘 나간다. 솜씨 좋은 주인장의 양념장에는 정해진 재료가 없다. 사과, 배, 파인애플, 양파, 마늘, 생강 등 제철 채소와 싱싱한 과일이 넉넉하게 들어가고 3년 이상 숙성시킨 효소를 넣어 특제 양념장을 만든다. 횡성에 마련한 텃밭에서 쑥, 취, 엉겅퀴 등 50여 가지 산나물로 담그는 효소는 양념장의 단맛뿐 아니라 자연의 진한 향과 영양까지 담았다. 몸에 좋은 건강한 음식을 대접한다는 자부심까지 막국수 한 그릇에 고스란히 담았다.
 
 
강원도산 태양초 고춧가루를 넣은 매콤한 양념장뿐 아니라 소뼈와 과일을 넣어 끓여낸 육수도 구수하고 달큼하다. 단백질과 비타민 등 영양소가 골고루 어우러진 막국수 한 그릇에 배와 양파를 넣어 발효시킨 백김치의 아삭하고 톡 쏘는 맛을 음미하다 보면 여름철 건강을 절로 챙기는 셈이다. 막국수의 메밀 함량은 60%로 봉평에서 가져오는 국산 메밀만 쓴다. 직접 메밀을 빻고 가루를 반죽해서 매일 뽑아내는 막국수는 쫀득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1등급 국내산 삼겹살에 황기와 구지뽕 등 한약재를 넣어 삶아내는 편육은 막국수의 인기에 밀리지 않을 만큼 쫀득하고 고소하다.
 
향교막국수에는 다른 막국수집에서 못 보던 색다른 메뉴도 있다. 양배추, 적채, 쑥갓, 양파, 당근, 깻잎 등 싱싱한 채소를 막국수 위에 듬뿍 얹어내는 쟁반막국수는 싱싱한 채소와 새콤달콤한 맛을 즐기는 젊은 층에게 인기 있다. 양념을 빼고 순한 육수에 메밀국수를 말아내는 어린이막국수도 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운 막국수를 차려내는 향교막국수의 미덕이 느껴진다.
 
영업시간 11:00~21:00, 2·4주 월요일 휴무
물막국수·비빔막국수 6,000원, 편육 2만 원, 세트 메뉴 2만 2,000원
 
 
소나기 오는 날 생각나는 구수한 장칼국수, 향교칼국수
향교칼국수는 원주향교 정문 앞에서 보인다. 청포도 넝쿨과 다육식물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작은 마당으로 들어서면 소박한 실내가 편안하다. 집밥을 먹으러 온 느낌의 향교칼국수는 원주 토박이 주인장 부부가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상냥한 안주인은 연신 국수를 나르고, 요리를 즐기는 바깥주인은 주방에서 국수를 말아내느라 바쁘다. 어린 시절 장칼국수를 끓여주시던 어머니의 손맛에 대중적인 입맛을 가미해 처음 장칼국수를 맛보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맛을 선보인다. 메뉴판에는 콩국수와 팥죽이 보이고 감자전과 찐만두도 있다. 주인장이 잘 만드는 요리를 모아놓은 듯한 메뉴판을 보고 있으면 희한하게 그 메뉴를 다 맛보고 싶어진다. 눈치보지 않고 제각각 시켜도 주인장의 상냥한 미소만큼이나 친절하게 차근차근 음식이 등장한다.
 
 
팥죽이 먼저 나오면 한 수저씩 애피타이저로 먹어도 좋고, 장칼국수가 나오면 구수한 맛에 한 젓가락씩 거들어도 별미다. 진득한 콩국물에 쫄깃하게 말아낸 콩국수는 고소한 맛에 디저트가 필요 없다. 빛깔도 고운 팥죽은 국산 팥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팥을 찾아내 정성으로 끓이는데, 껍질 벗긴 옥수수와 찹쌀을 넣어 구수하고 담백한 맛에 절로 입안이 행복해진다. 골고루 나눠 먹다 왠지 아쉬워서 메뉴에 절로 눈길이 간다면 주인장의 담백한 손맛이 담긴 찐만두를 맛보아도 좋다. 가격 대비 질을 떨어뜨릴 수 없어 메뉴에서 과감하게 뺐다는 만둣국의 부활이 기다려질 만큼 고기만두 맛이 좋아 게눈 감추듯 집어먹게 된다.
 
 
강원도의 투박하고 구수한 맛이 고스란히 담긴 장칼국수는 비법이 따로 없다. 주인장의 자부심대로 감자와 풋배추 등 신선하고 믿음직한 국산 재료가 자연의 맛을 낸다. 멸치, 다시마, 디포리, 건새우, 표고버섯, 양파, 대파 등 질 좋은 재료로 우려내는 육수는 그 자체만으로 깊은 감칠맛을 낸다. 정성 들여 끓여낸 특제 육수는 칼국수뿐 아니라 매일 담그는 김치에도 들어가 깊은 맛을 낸다. 열무김치에는 젓갈 대신 직접 담근 조선간장을 넣는데, 그래서인지 국물이 더 시원하고 깔끔하다. 보리쌀과 강원도산 고춧가루와 마늘 등 지역 농산물로 담근 김치가 장칼국수보다 더 인기 있다는 주인장의 자랑이 과장이 아닌 셈이다.
 
 
된장과 고추장을 넣어 구수한 장칼국수에 아삭한 겉절이김치를 척척 얹거나 새콤하게 익은 열무김치를 올려 먹다 보면 푸짐한 국수 한 그릇이 금세 바닥을 보인다. 진득하게 말아내는 콩국수는 일반적으로 먹는 차가운 콩국이 아니다. 얼음을 넣으면 콩국의 고소한 맛이 반감되기 때문이라는데, 그래서 고소한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원주 불온면에서 구매하는 콩은 그 맛이 월등하게 고소하고, 메밀을 약간 넣어 반죽한 칼국수는 부드러우면서 차지다. 5월부터 9월까지만 맛볼 수 있는 콩국수는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꼭 맛보아야 할 별미다. 7월부터 새 메뉴로 100% 도토리묵사발까지 합세한다니 여름 밥상이 더욱 풍성해지겠다.
 
영업시간 평일 11:00~21:00, 일요일 11:00~19:00, 매주 토요일 휴무
장칼국수·콩국수·팥죽 각 6,000원씩, 만두 5,000원
 
 
 

여행정보

  • 향교막국수 : 강원 원주시 교촌길 8-9 / 033-764-4982
  • 향교칼국수 : 강원 원주시 교촌길 7(향교 정문 앞) / 033-735-8137
  • 금대리막국수 : 강원 원주시 판부면 치악로 1008 / 033-765-5653
  • 명랑막국수 : 강원 원주시 원일로 180-1 / 033-742-6805
  • 원주칼국수 : 강원 원주시 중앙로 32 / 033-764-0941
  • 주변 여행지
    • 원주향교 : 원주시 향교길 37-1 / 033-764-8220
    • 박경리문학공원 : 원주시 토지길 9-11 / 033-762-6843
    • 칠봉유원지 : 원주시 호저면 산현리 / 호저면사무소 033-737-5503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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