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계 금진해변 어패류 집단폐사 페놀 때문?

강릉시. '경작금지 명령' 포스코와 주민 협상 끝난뒤 내릴 것

김남권 | 기사입력 2014/08/27 [01:56]

옥계 금진해변 어패류 집단폐사 페놀 때문?

강릉시. '경작금지 명령' 포스코와 주민 협상 끝난뒤 내릴 것

김남권 | 입력 : 2014/08/27 [01:56]


 
▲ 지역 주민 박동석(64) 선장이 폐사된 패류들을 보면서 설명하고있다.     © 김남권

 강릉 옥계면 금진 해변에 집단 폐사 한 것으로 보이는 패류 잔해들이 모래사장에 띠를 이루고 길게 늘어져 있는 것이 발견 돼, 그 원인을 놓고 ‘페놀유출’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과 이에 반박하는 포스코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옥계면 금진해변에는 폐사한 홍합과 굴, 조개, 명주조개 등의 패류 껍질들이 파도에 밀려와 해안을 따라 약 1~2m 폭으로 200여 미터 쌓여있는 것이 지역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모래 사장에 쌓여있는 패류들은 이 지역에서는 잘 나지않는 홍합이 대부분이었고 명주조개 등도 포함 돼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은 해안에 인접한 리듐 연구소의 해상 플랜트 수중 구조물에 붙어있던 것들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시설물은 리듐추출연구소가 설치한 것으로 페놀이 흘러 나갔던 주수천 하구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에 대해 인근 지역 주민들은 페놀유출이 그 원인일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 지역에 살고있는 박동석 선장(64)은 집단폐사에 대해 “일부에서는 태풍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이 동네에서 수십년을 살았고 여러번 태풍을 겪었지만 이런 현상은 처음봤다”며 “페놀 영향인지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만큼 즉각적인 원인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아직 협상이 마무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꾸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데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대외협력과장은 전화 통화에서 “죽은 홍합들을 직접 봤는데 껍질들이 얇은 것으로 봐서 자연산이 아닌 양식으로 보인다”며 “인근에 홍합 양식장은 없지만 가리비나 멍게 양식을 하는 줄에서 태풍으로 인해 떨어져 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 뿐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진 해수욕장 일대 모래속에서 채취하는 백합조개의 폐사율도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 김씨(남,58)는 “지난해 까지만 해도 모래속을 끌어서 나온 조개 중 속이 빈 것은 한두개가 고작이었는데, 올해에는 거의 절반 가까이 죽은 조개가 올라 오고있다”고 말했고, 이어 “이 곳에 오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조개잡는 재미로 오는데 올해에 오는 손님마다 조개들이 많이 죽었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걱정스러움을 드러냈다.
 
▲ 지난 23일 오후 해안 모래속에 있는 백합 조개들 중 죽어있는 조개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채취했다.     © 김남권

 
실제로 수원에서 가족이 매년 휴가를 왔다는 관광객 최은아(여,28)씨는 인터뷰에서 “7~8년 동안 이 곳에 와서 조개를 잡았지만 올해에는 유독 죽은 조개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해수욕장 앞 바다에서 모래속에 있는 조개를 끌개로 채취해 본 결과, 건져올린 조개중 절반 가량은 알맹이가 없는 껍질만 나왔다.
 
한편 강릉시 관계자는 “처음듣는 이야기다”면서 “정확한 것은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교각 공사당시 주수천에 직접 펌핑(페놀)을 했을때도 이런 현상이 없었는데 지금에 와서 페놀 때문에 그렇게(집단폐사)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정밀조사 결과 페놀이 차수벽(지하에 흐르는 페놀유출을 막기위한 차단막)을 통과해 인근 하천변 토지로 흘러 들어간 것이 확인 돼 , 현재 인근 경작지 등에 대해 2차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 이날 채취해 분류해 본 결과 채취된 조개 중 거의 절반에 가까이 폐사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 김남권


 
이에 대해 강릉시는 오염된 것으로 추측되는 하천변 농경지에 대해 경작금지 명령을 내릴 것을 검토하고 있으나, 포스코가 인근 토지주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릉시 관계자는 "포스코와 경작주들과의 협상이 마무리되어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오면 경작금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지난 7월초 포스코에 구두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주민은 "농사를 지어서 판매도 하고 먹기도 하는데 나중에 경작금지 명령을 내린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릉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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