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렛',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

러시아 민족시인 예브게니 옙투셴코, 그의 삶과 시를 노래하다

우미옥 기자 | 기사입력 2014/05/05 [16:01]

'넷 렛',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

러시아 민족시인 예브게니 옙투셴코, 그의 삶과 시를 노래하다

우미옥 기자 | 입력 : 2014/05/05 [16:01]
▲ 현대연극의 산실  러시아 타캉가 극장 넷 렛, 제13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
시대를 풍미한 대문호의 시(時) 작품들이 한데 모여 무대 위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시는 음악이 되고 때로는 배우들이 읊어내는 대사가 되어 문학적 아름다움의 진수를 표현한다. 단편적인 시들이 순서대로 울려 퍼진 후, 넓고 깊은 감동이 관객의 마음속에 파고든다.
 
제13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넷 렛>은 러시아 ‘타캉카 극장(Taganka Theatre)’의 작품이다. 타캉카 극장은 1964년 러시아 연극계의 거장인 유리 류비모프에 의해 창단되었으며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이하는 깊은 전통을 가지고 있는 극단이다. 타캉카 극장 50주년 기념작인 <넷 렛>은 극단 창립자 ‘유리 류비모프’의 후계자로 지목된 ‘벤자민 스메코프’가 연출하였으며, 이번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에서 첫 해외 투어를 갖는다.
 
<넷 렛>은 소련의 사회•문화의 모순성을 시(詩)로 비판하고 고발한 러시아의 시인 예브게니 옙투셴코의 삶과 작품을 소재로 한 음악극이다. 시를 극으로 표현하는 타캉카 극장의 독자적인 표현력과 연출가 ‘벤자민 스메코프’의 차분하지만 호소력 짙은 연출력이 돋보인다. 시인 예브게니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작품들이 교차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관객들은 그의 삶과 작품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배우들은 기술적인 연기에 의지하지 않고, 시를 이야기해주는 화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시인의 삶과 작품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개인의 다툼과 국가적 분쟁, 인간의 삶과 존재, 탄생과 죽음, 고독과 상실, 모든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는 의지에 등을 다루고 있는 그의 시들을 감상하다보면 결국 시인이 말하고자하는 바는 ‘인류에 대한 사랑’ 임을 느낄 수 있다.
▲  러시아 타캉가 극장 넷 렛,제13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

역사와 시대, 시, 예술을 관통하고 있는 이 작품은 격정적인 삶의 내면을 무거우면서도 유쾌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극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시 낭독은 음악극 <넷 렛>의 백미로, 음악과 결합하여 역동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방식으로 관객들과 마주한다. 완벽에 가까운 연기와 배우들의 손끝에서 연주되는 다양한 악기의 선율과 노래, 시가 한데 어우러져 음악극의 진수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무대와 미술 장치들 또한 눈여겨 볼만 하다. 의상을 비롯해 무대 위에서 표현된 모든 무대 장치들은 모노톤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모든 장치들은 관객이 다른 무대장치나 효과로 현혹시키지 않고 오롯이 시인의 시와 그의 목소리, 작품 자체에 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연출가 ‘벤자민 스메코프’는 타캉카 극장의 창립자이자 연출가인 ‘유리 류비모프’가 가장 총애했던 배우 중 한명이다. 그는 <넷 렛>을 통해 타캉카 극장의 50년 역사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시 연극 장르를 선택하였다. 그 동안 예센, 푸쉬킨, 미하일스 베틀로프, 마야콥스키와 같은 시인들의 작품을 연극으로 만들었던 타캉카 극장의 전통을 따르고, 러시아의 대문호 예브게니 옙투셴코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넷 렛>을 완성하게 되었다.
 
극의 주인공인 예브게니 옙투셴코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한명으로 민중을 대변하는 서민적인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러시아에서는 학교 혹은 가정에서 그의 작품을 알려줄 정도로 잘 알려져있으며, 근대 러시아의 유대인 대학살 및 소비에트의 유대인 박해정책에 반대하고, 인류와 러시아 민족에 대한 사랑을 노래했다. 소련의 현역 시인으로서는 최초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시인이기도 하다.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폐막작 <넷 렛>은 오는 5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티켓 예매는 의정부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uac.or.kr)와 인터파크 (www.interpark.com, 1544-1555)를 통해 할 수 있다.
티켓예매 문의: 031-828-5841~2/ R석 4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시사코리아=우미옥 기자] red@siskorea.kr , red@lull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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