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경제 왜?" vs "서민고통 모르고"

댓글언론 경제성과 놓고 인수위와 대통령 씨름에 네티즌 공방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1/07 [10:06]

"멀쩡한 경제 왜?" vs "서민고통 모르고"

댓글언론 경제성과 놓고 인수위와 대통령 씨름에 네티즌 공방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1/07 [10:06]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신년 인사회 자리에서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는 멀쩡한 경제인데 왜 자꾸 살린다고 하나.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누리꾼들의 공방이 이어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주가가 세배나 올랐고 국민소득이 2만불로 올랐다. 아무도 이 사실을 말하는 이가 없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이 추진하는 대운하 건설과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토목공사 한 건으로 경제가 사는 지 확인해야 한다", "교육 쓰나미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말로 에둘러 비판했다.
 
"서민들 힘겨워하는데 멀쩡한 경제라니..."의견 우세
 
▲ <미디어다음>에 실린 연합뉴스 기사     © 인터넷저널

경제 관련 발언을 비중있게 다룬 뉴시스의 기사를 담은 <미디어다음>에는 1천1백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여러 의견이 오간 가운데 서민들의 경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치적만 늘어놓은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조금 우세했다. 양극화와 비정규직 증가, 취업난으로 서민 경제가 악화된 현실을 외면한 소리라는 비판이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경제를 발전시킨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면서 정부의 단점만을 부각시키는 것은 올바른 평가가 아니다라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참여정부의 실정만을 부각시킨 보수언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누리꾼들은 주장했다.
 
"수치만 보고 경제가 좋다... 국민의 고통 몰라"
 
노대통령의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경제 살려달라고 국민들이 부탁하는 거 못 보셨나요? 한나라당과 언론이 그러는 게 아니라 일반 국민이 그러잖아요.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시네요."(sook) "임기 말엔 조용히 좀 계시지... 중산층 이하 서민경제가 죽었고 중소기업 경제가 죽었는데 자기 통장만 바라보고 경제가 안 죽었다고 하니... 조용히 계시면 욕 덜먹죠."(지혜와현명)
 
"답답하네... 수치만 보고 경제가 좋다고 생각하고 앉았으니 국민의 바람과 고통을 모른다고 할 수밖에...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 천명만 붙잡고 물어보쇼. 지금 경제 잘 돌아간다고 하는 사람 몇 명이나 되는지..."(너말고니언니), "누가 누구에게 쓴소리를 하는거야? 멀쩡한 경제라니... 아니 멀쩡한 경제라면서 실업자가 늘어나고 이로 인한 이혼가정이 몇 쌍이며 대졸자들은 왜 놀고 있고 공무원 시험만 준비하는지..."(엘로힘)

"퇴임하는 대통령으로서 큰소리칠 위치는 아닌데... 전체적으로 보면 살만큼 사는 나라인데 뭐가 불만이냐고 반문하듯이 들린다. 하지만 기준을 서민으로 볼 때 너무 모른 것 같다."(믿음), "회사에서 월급 받고 일한다고 경제가 잘 돌아간다? 사람이 거리를 걷는다고 다 건강한 사람인가? 그런 멍청한 의식 때문에 5년간 굶주렸다."(동글이)
 
"대통령이 사실대로 말한 건데 뭐가 문제냐?"
 
노대통령의 말이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제대로 평가를 내려야 한다는 누리꾼들의 주장이다. "답답한 사람들이네.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안좋다고 하는데 취업안되면 경제가 안 좋은건가? 대체 기준이 뭐냐고? 매년 성장해온 건 사실이잖아. 언론 플레이에 놀아나지 말아라."(건),
 
"그럼 지금 대통령이 꿀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히 있어야되냐? 고개 숙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을 사실대로 얘기한 것 뿐이지 비호하는 게 아니잖나?"(박부장) "10년 전 IMF를 벌써 잊었나? 5년 동안 탄핵당하고 개혁정책 발목잡힌 것 우리 국민은 잊지 말아야... 누가 뭐래도 지금 우리는 국가경쟁력 세계 10위권, 국민소득 2만불... 뭐가 불만인가?"(참참), "대통령 말이 맞다. 재임 기간 중 주가 신기록 나오고 수출 흑자되고 잘 돌아갔다. 양극화가 해결 안 되서 그렇지..."(신윤기)
 
"보수언론, 차기 정부, 얼마나 잘하나 보자"
 
보수언론이 참여정부의 장점을 가렸다는 주장이다. "5% 성장한 노무현이 무능하다고 그리 씹더니 이명박 되자마자 지금 5% 이상은 무리라고 말한 이들이 바로 조중동이다. 이놈들도 알았지. 5%면 굉장히 잘했다는 걸."(zlee),  "주가, 국민소득, 수출규모 등 모든 면에서 노대통령은 손색 없었다. 악의적인 언론 때문이다. 얼마나 잘 하나 두고보자."(말세), "무조건 노무현이면 까댔으니... 사실을 사실대로 말해도 국민들이 못 믿잖아."(대한민국)
 
차기 정부가 얼마나 잘할 것인가를 지켜보겠다는 내용의 글들도 있었다. "벌써부터 세금정책 갖고 말 많은데 한번 당해보자고. MB가 얼마나 잘하는지, 서민복지가 얼마나 늘어나는지..."(키친), "노무현은 웬만큼 잘했어... 하지만 추진력이 넘 부족했어... 우왕좌왕... 이명박 밀어붙이기 좋아... 근데 다 잘못된 정책 같아..."(꼬마악마민이), "노무현은 주가지수 2천 포인트나 만들었자나! 솔직히 이명박이 더 걱정이다. 빈부격차 심해질까봐..."(로빈)
 
누리꾼들은 노대통령의 발언을 서민의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한 것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국민의 감정도 고려해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감정적인 평가를 지양하고 조금 더 냉정하게 참여정부를 평가하자는 뜻도 같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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