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강산 아프게 아프게? 국민도 아파"

댓글언론 인수위 한반도 대운하 조기 시공보도에 누리꾼 반발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1/03 [10:30]

"우리강산 아프게 아프게? 국민도 아파"

댓글언론 인수위 한반도 대운하 조기 시공보도에 누리꾼 반발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1/03 [10:30]
새해 벽두부터 인터넷 게시판이 시끌시끌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인수위 측은 일단 대운하 계획이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논란이 되었던 문제인 만큼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적 동의를 먼저 구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지난달 말 인수위가 국내 5대 건설사 사장에게 대운하 사업을 설명했고 차기 국회에서 대운하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이르면 내년 2월 경 공사를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대운하 계획은 점점 가속도가 붙는 중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대운하 계획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의 기사를 담은 <미디어다음>에 올라온 2천 4백여개의 댓글 대부분이 대운하 정책을 비판하는 글들이었다.
 
'대운하 건설 반대' 압도적으로 많아
 
▲ <미디어다음>에 실린 한겨레의 대운하 관련 기사     © 인터넷저널

대운하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 계획인가하는 반문부터 환경 파괴, 예산 낭비 등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었다. 국민의 동의를 구한다고 해놓고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반응도 있었다. 몇 년에 걸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를 1년 만에 처리하는 것에 누리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나라의 장래가 결정되는 중대한 문제인만큼 국민의 뜻을 반영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진행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대운하 계획을 '국가를 위한 모험'이라고 찬성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반대자들에 비해 근거나 논리에서 부족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 댓글들 중에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내용의 글들도 눈에 띄었고 이를 놓고 감정적인 댓글을 남기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누리꾼들에게 대운하 계획은 '나라 망치는 무모한 도전'으로 인식되었고 이것은 압도적인 반대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19세기 교통수단? 우리 미래는 없다"
 
대운하 계획의 '무모함'을 지적한 누리꾼들의 글이다. "운하를 왜 파나? 물류 운송이 가장 큰 이유라지만 이건 19세기에나 나온 구시대 수단이다. 더구나 모든 운하의 장점이 짧은 구간으로 대륙과 바다를 관통하는 것인데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해?"(Monomakh), "제발 대운하만큼은 하지 말라구... 부산에서 인천까지 3일? 고속도로면 몇시간이면 갈 걸 왜 운하를 파나? 그 돈으로 차라리 경부고속도로 차선이나 확장해라..."(사랑주고싶어), "큰 배가 지나가려면 수십억톤의 물과 깊이 넓이가 있어야하는데... 우리는 물 부족 국가... 이용가치가 없잖나? 사업을 망하면 개인이 망하지만 국가 대규모 사업의 실패는 미래가 없다."(가까이)
 
"차라리 제주도로 다리나 하나 놔라. 그게 더 경제에 보탬이 된다. 21세기에 운하가 웬말이냐? 후진국으로 퇴보하려고 작정했다..."(wlgns-dl89), "운하가 없어도 불편한 적 없다. 운하가 없어 관광할 곳이 없나? 물류시스템이 없나? 경제적 효용은 있나? 기후변화로 환경재앙 이길 수 있나?(assa), "자자손손 후세들에게 빚더미 남기는 이런 일을 왜 하려는걸까? 물류는 타당성에서 이미 효과없고 관광 이익없고 내륙 운송길 재편은 뭐하러해? 이거 정치자금 뜯어 모으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시화년풍)
 
"국가적 대재앙 부를... 미친 짓이다"
 
대운하 공사로 인한 환경 파괴는 누리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작용이다. "운하파면 마실 물 없다. 강에다 시멘트 바르면 그 물을 어떻게 마실래? 강에다 운하 파는건 우리 스스로 마실 물 죽인다는 소리다. 강원도도 공사했다가 태풍 하나에 초토화됐다. 이제 한반도 전체를 죽음으로 내몰거냐?"(기다림으로), "가뜩이나 지구온난화로 수면이 높아져서 육지 면적이 줄어들 판에 곳곳에 물길 만들어서 한꺼번에 잠기게 하겠다는거냐? 무식한 사람들..."(jimkim), "환경 대재앙도 후손들이 다 짊어져야 하는데... 이런 국가적 대재앙을 초래할 사업을 21세기에 한다는 논리는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제이제이)
 
국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1년 후에 시작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신중하지 못한 자세를 보인 것에도 누리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고작 1년? 적어도 2년 이상 검토하고 차근차근 계획세워도 시원찮을 판에... 최소 1년 걸린다는 말이 전국토 파헤치는 판에 가당키나 한건지..."(oasis), "아니 이게 집에다 수족관 만드는건 줄 아나? 국민에게 물어보고 전문가들하고 토론한 뒤에 결정할 일이지.. 한두푼 드는것도 아닌데... 운하 만들어서 본인만 노젓고 다니시려나..."(홍볼이), "인수위가 대운하를 밀어부쳐? 국민들 의견 들을 생각은 안 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좋은씨앗)
 
"청계천하고 달라... 국민투표 합시다"
 
국민투표를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투표 하자. 비밀 아닌 공개로... 찬반 유무를 호적에 기록하고 나중에 문제 생기면 찬성자와 그 후대에 책임을 물어 세금도 더 물리고 운하 메꿀 때 강제 징발하자. 이런 조건이면 무조건 찬성이다."(블랙맘바), "국민 의견 안 물어보고 아예 파내기로 결정한겨? 국민투표해~~ 찬성자 많으면 투표해도 되잖아..."(탐정), "대운하는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할 중요사항입니다. 니들 맘대로 하면 안된다. 이건 청계천하고 달라... 국민이 가만있지 않을게야..."(조장군)
 
대운하 계획을 지지하는 글들도 간혹 눈에 띈다. "중국이 호수나 운하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자정작용으로 공기 정화시키고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운하가 필요하다."(무학대사), "가정이 어려워 가장이 큰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자식으로서 도와주고 격려하는 게 도리잖나? 대운하도 그렇다."(국정), "어느 조직이건 안된다고 발악하는 사람들은 있다. 해볼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평생 프론티어정신이라고는 모르는 채 남 험담이나 할 줄아니..."(보라꽃등나무)
 
"정권 바뀔 때마다 지도 바뀌면 어쩌나?"
 
누리꾼들은 한반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대운하 계획을 국민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오히려 괴롭히는 짓이라면서 경계하고 있다. 누리꾼들의 의견을 종합한듯한 댓글 하나가 눈에 띈다.
 
"우리 강산 아프게 아프게? 정권 바뀔 때마다 지도가 바뀌면 어찌되겠는가? 영구한 세월을 거쳐 자리잡은 국토를 어찌 한 사람 맘가는대로 바꾸려하는가? 국토가 아프면 국민도 아프다. 일제 때 쇠말뚝 박은 것보다 더 몹쓸 짓이다."(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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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가람 2008/01/03 [19:03] 수정 | 삭제
  • 못생긴 여자를 고르라면서요?
    아름다운 우리 금수강산 건드리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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