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낀놈 성낸다고, 하룻만에 말바꿔"

댓글언론 당선자 특검책임론에 누리꾼 "보복성멘트"라며 반발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7/12/23 [15:41]

"뭐 낀놈 성낸다고, 하룻만에 말바꿔"

댓글언론 당선자 특검책임론에 누리꾼 "보복성멘트"라며 반발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7/12/23 [15:41]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BBK 특검과 관련해 "내가 특검을 받아서 확실하게 무혐의로 나오면 이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는 이 날 "나는 틀림없이 공정하게 법이 집행되면 똑같은 결과를 맞는다고 본다"며 "확신이 있다"고 특검에 대한 '책임론'을 들고 나섰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당선되었다고 진실이 가려지는 건 아니다"며 이명박 당선자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뉴시스의 기사를 담은 <미디어다음>에는 2천7백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이 당선자가 스스로 특검을 수용해놓고 당선된 뒤 바로 태도를 바꾸어 '협박'을 했다면서 '당선 전과 후가 달라도 되는 것이냐'라고 항의했다.
 
바로 이 날 아침 기자회견에서 "여야는 적이 아니라 필요한 반대자다", "나부터 응어리를 풀고 겸손해지겠다"라고 말했던 이 후보가 불과 몇 시간만에 말을 뒤집어 '특검 책임론'을 내세운 것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당선자답게 대범하게 상황을 받아들여아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위장만 잘 하는 줄 알았더니 공갈도..."
 
그러나 대선 이후까지 BBK를 걸고 넘어지는 것은 결코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럴 때일수록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의 글도 있었다.
 

▲ 지난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진 이명박 당선자     © 임동현 기자

누리꾼들은 특검을 수용한 이 당선자가 '책임론'을 이야기한 것은 '말바꾸기'이자 '협박'이라고 생각했다. "뭐낀 놈이 성낸다더니... 당선 하루만에 이런 협박성 발언을 내놓으니 참으로 가관이다."(ks407), "본인 입으로 특검 수용한다고 해놓고 당선됐으니 특검 하지마라, 책임묻겠다... 이런 오만이 어딨나? 일단 벗어나고보자의 언행이 언제까지 계속되려나..."(제임스에 딘), "벌써 올챙이 시절 모른다. 경제를 살리라고 했는데 당선되자마자 특검거부 운운하니... 이래서 대한민국은 안된다니까..."(유명세)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을텐데? 그 말을 한지 하루도 안 지났는데 벌써 말을 바꾸나? BBK 수사 못 믿는다고 답한 국민 수가 이명박 지지한 국민 수보다 많았다는 걸 잊지말길..."(OnYourMark), "역시 당선되니까 달라지는구나! BBK와 관련있으면 책임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고? 이제는 무혐의면 문제삼은 사람들이 책임지라고? 감옥에라도 넣게?"(토디), "당선되자마자 이러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BBK와 무관해서 찍은 건 아닌데 오해했나 보네요."(평화), "공갈이 수준급 이상이네... 위장만 잘하는줄 알았더니... ㅋㅋㅋ"(개한민국)
 
"응어리를 푼다더니 더 만드는구만"
 
기자회견 말과 다른 것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난이다. "복제인간이 많은가? 전혀 관계없다는 BBK엔 동영상이 나왔고 화합하자던 기사 나온지 한 시간도 안되서 보복성멘트... 선거전엔 특검 수용, 당선되니 협박 시작... 누가 진짜 이명박이야?"(왜이러지), "아주 자신만만합니다그려. 협박이니 회유니 하지말고 그냥 특검이나 받으세요. 스스로 응어리를 푼다고 하더니 오히려 응어리를 더 만드네요..."(우리강산)
 
"이게 한계로군. 응어리를 그렇게 푸는 게 푸는거구만. 근데 뭔가 캥겼나보네... 응어리 푼다놓고 협박이라... 착각마쇼. 좋아서 한 지지가 아니니까... 첫해 7% 성장 잊지마쇼~"(빛으로), "국민 대통합? 첫날부터 국민 분열인데 무슨... 약속했으면 그냥 받고 무혐의면 인기 바로 올라갈텐데..."(카리스마)
 
BBK 의혹을 대선 이후까지 연장하지 말라며 화합을 촉구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이미 국민의 선택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다. 더 이상 트집 잡으면 그건 자멸의 길을 가는 것. 싸움 거는 건달과 뭐가 다른가? 이제는 화합할 때다."(solinara), "서민에게 좌우가 어디있습니까? 먹고 살기에도 바빠요!! 이거 갖고 싸울 시간에 일자리나 만들자고요!!"(믿음), "네거티브는 이제 그만. 욕하는 사람치고 잘난 사람 없습니다.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생업에 충실합시다."(starfe)
 
"이제 싸우지말고 화합할 때 아냐?"
 
당선자답게 대범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누리꾼들의 글도 있다. "깔끔하게 마무리하려면 일단 하겠다는 건 해야지. 글구 아니면 서로 포용하는 뜻에서 화해하면 되지, 웬 책임운운인가?"(뉴요커), "진짜 너무하네. 승자의 아량을 베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튼 이명박은 게임의 승리자다. 승자는 패자를 껴안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김일영), "법이 뭔지 아나? 국회에서 통과됐으면 그게 법이고 그 법은 얌전히 지켜야 한다. 대통령도 지키는데 당선자가 안 지킨다는 건 국민을 깔보는 거다."(남극기지)
 
대선은 끝났지만 BBK 특검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뜨겁다. 마치 지금도 선거운동이 한창 진행되는 느낌이다. 누리꾼들은 이명박 당선자가 국민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의혹을 풀고 새로운 마음으로 대통령에 취임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공방은 또 다른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이런 고민에 빠졌다. "밝힐 건 밝혀야... 진실이 무엇이든 밝혀져야 하는 건 정답이다. 하지만 국론이 분열되어 자칫 또 다른 함정에 온 나라가 빠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기우일 수도 있지만... 아, 어느 것이 정답일까???"(숨안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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