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20억 꿀꺽, 26곳 감찰 적발

김광언 기자 | 기사입력 2014/01/18 [13:25]

복지시설 20억 꿀꺽, 26곳 감찰 적발

김광언 기자 | 입력 : 2014/01/18 [13:25]
안행부, 영유아·노인·장애인 복지시설 조사결과 발표

지자체가 관할하는 26곳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모두 20억원이 넘는 돈을 횡령하거나 부당하게 사용하다 정부의 감찰에 적발됐다. 영유아나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보살피는 곳에서 벌어진 일이라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전행정부(장관 유정복)는 영유아·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 사회복지시설 운영 실태에 대한 감찰을 실시해 모두 26개 자치단체에서 51건의 위법·부당사례를 적발하고, 운영비를 횡령하거나 부당 지출한 20억3000만원에 대해 회수·반납 조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안행부가 밝힌 예를 보면 충북 청주시에 있는 한 어린이집 대표는 2개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같은 부식비 영수증을 중복으로 첨부해 1859만5000원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해 횡령했다. 대전 중구 한 요양원도 두 차례에 걸쳐 보조금 통장 및 법인통장에서 모두 1500만원을 무단 인출해 횡령했다.

울산 울주군에 있는 한 사회복지법인은 후원금으로 직책보조비를 줄 수 없도록 되어 있는 데도 법인정관상 무보수 명예직인 대표이사에게 직책보조비를 지급했다. 2009년 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지급된 금액은 1770만원이나 된다.

이처럼 위반사례는 주로 공금횡령·유용 12건(23.5%), 예산집행 부적정 17건(33.3%), 운영비 편법 지출 10건(19.7%)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복지정책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종사자들의 전문성 제고와 더불어 회계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감찰결과를 유형별로 보면 공금횡령·유용의 경우 공금을 보조금 계좌에서 무단 인출하거나 영수증을 허위 첨부해 횡령하는 경우다. A요양원 대표는 보조금 통장에서 1500만원을 무단 인출했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부적절한 예산집행은 물론 운영비 편법 지출도 지적을 받았다. 시설회계에 적립해야 할 운영충당적립금을 법인의 인건비로 부당 전출한 것이다. D요양원은 노인요양 운영비 1억1500만원을 법인회계로 무단 전출했다.

장애수당 부당 집행사례도 적발됐다. 간질환 등 호전 가능한 장애는 통상 2년마다 재판정해 지급수당을 조정해야 하는데도 종전대로 지급한 1531명을 적발한 것이다. 실제로 10개 시도는 장애등급 재판정 없이 1531명에 대해 종전 등급으로 13억9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번 감찰은 지난해부터 5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전면 무상보육이 실시되고 사회복지시설 운영재원 대부분이 국고에 의존하면서도 회계부정 사례가 끊이지 않아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실시됐다.

감찰은 지난해 11월11~29일 10개 시·도 26개 지자체 관할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실시됐다.

한편 안행부는 이번 비위사례를 분석해 사회복지시설 담당자 회계·재무교육 이수 의무화, 시간 연장 어린이집 인건비 지원 개선 등 16개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이들 과제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통보해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안행부 송영철 감사관은 "이번 감찰은 영유아 무상 보육정책이 실시된 이후 처음 실시된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부당한 업무관행을 개선하고 정부의 복지정책이 조기에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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