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 명의도용에 위장지지까지"

댓글언론 42개대학 대표 이 후보 지지 선언에 누리꾼들 맹비난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7/11/30 [10:55]

"총학생회장 명의도용에 위장지지까지"

댓글언론 42개대학 대표 이 후보 지지 선언에 누리꾼들 맹비난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7/11/30 [10:55]
전국 42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고려대(서창) 김중일씨, 홍익대(조치원) 류주형씨, 동국대(경주) 이재동씨, 부산외대 박재홍씨 등 42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은 28일 한나라당사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자체 제작한 UCC와 오뚜기 등을 원희룡 청년총괄본부장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원 본부장은 그간 각 대학을 돌며 강연을 하면서 총학생회장들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경제문제부터 해결해야한다. 경제를 살리는 데는 어떠한 이념과 가치충돌도 있을 수 없다"고 밝히며 이명박 후보만이 경제를 살릴 최적임자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포털 게시판은 물론이고 해당 학교 게시판에도 총학생회장에 대한 비난의 글이 계속 올라왔고 급기야 고려대 서창캠퍼스 김중일 학생회장은 이 후보 지지를 철회했다.
 
6천여개 넘는 댓글, 포털 게시판 시끄러워져
 
▲ 조선일보의 기사를 담은 <미디어다음>     © 인터넷저널

조선일보의 기사를 담은 <미디어다음>에는 무려 6천여개의 댓글이 달렸고 관련 기사들에도 6백~1천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또한 포털 토론 게시판도 이에 대한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네티즌들은 왜 하필 부정의혹에 시달리는 이명박 후보냐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아울러 '자유로운 의사표현'이라는 미명 아래 총학생회장이라는 이름을 걸고 지지를 선언해 마치 해당 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만든 것은 학생들과 학교에 대한 모독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나라당이 이들을 내세운 것이 혹 '위장지지'가 아닌가 하는 의견도 꽤 있었으며 순진한 학생들이 정치에 이용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내용의 글들도 있었다.
 
개인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민주적인 모습이 아니다는 의견,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선언한 이 후보를 학생들이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들의 주장도 있었다. 
 
댓글 내용 중 또 하나의 논란은 지방대학생 공방. "지방대밖에 못 갔으니 당연하지", "주요대학생들은 아니잖아" 등으로 '지방대'를 강조하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총학생회장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들이 있어 씁쓸함을 안겨주었다.
 
"총학이 학생회장 껀가?" VS "지지선언은 자유일 뿐"
 
누리꾼들은 '총학생회장'이란 이름을 건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자유로운 의사표시? 그냥 학생이 아니라 총학생회장이라는 게 문제지!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건 뭐라 안 그러지만 그 학교 전체가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냄새가 진동하는데..."(우리가남이가), "지지를 할 거면 개인적으로 할 것이지, 이게 뭐야? 젊은이들이 정의를 외면하면 이 나라... 망한다..."(백조의호수)
 
"대통령이 취업시켜준다는 보장이 있나? 왜 자기 학교가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으로 호도하는가? 이건 월권이고 권력남용이다."(행복공장장), "총학이 학생회장껀가? 왜 학교 이름을 걸고 정치적 활동을 하십니까? 혼자하세요, 혼자."(mean-_-)
 
자신과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도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지선언은 자유일 뿐이다. 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나? 언제부터 특정인 네가티브가 지나친 것 같다. 표현의 자유마저 사라진 느낌이다..."(하이에나), "그들 스스로 선택한 생각이다. 경제 살리고 취업난 해결하는 기대를 표현한건데 그 선택에 누군가가 돌을 던지는 것은 오버 아닌가?"(피콜로더듬이)
 
"자신들의 미래 구상에 자신들의 생각을 보태 자신들의 결과를 내놓은 건데 제3자가 그것을 왜 탓하는가?"(오리날다), "학생들도 엄연히 유권자! 투표권 있으면 누구나 지지선언 할 수 있잖아. 인간의 자유권을 왈가왈부하지 맙시다."(마사지), "그럼 대학에서 운동하는 얘들은 뭐야? 그렇게 따지면 그 아이들부터 먼저 비난받아야지?"(_-_-_-)
 
"젊은이들의 도덕 불감증" VS "화두는 경제, 오죽하면 지지하겠나?"
 
개인의 지지라고는 하지만 왜 의혹으로 얼룩진 이명박 후보냐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크다. "어떻게 저런 학생들이 리더가 되었나~ 경제를 보는 눈도 없고 윤리성도 결여되었구나~ 오호, 통재라~"(우뢰의아들), "너희들 엄마아빠는 민주화와 개혁 위해 몸바쳤건만 애들은 부패국가 만들기에 몸바치려하다니...ㅉㅉㅉ"(선비)
 
"그대들은 멍청하다. 경제 망쳐 IMF 불러놓고는 그걸 수습하는 정권을 무능하다하고 실력없는 이가 취업이 안되는 문제가 비정규직문제라 말하는 이를 지지한다고??" (최영), "젊은이들의 도덕 불감증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돈벌고 세월 지나면 그런 사람이 큰소리치는 사회,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스럽다."(jsnolan)
 
수단 안가리고 돈버는 걸 배우겠다고?

학생들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반박하는 누리꾼들의 글이다. "이번 대선 화두는 경제다. 오죽하면 총학들이 지지하겠나? 누구나 도덕적 결함은 있다.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춘래불사춘), "대학교 실업자가 얼마냐? 대학 졸업하고 노는 사람 보면 속상하지 않냐?"(창업가이드)
 
"이력서 30번 내도 취업안되는 나라인데 경제를 우선시하는 건 당연하지. 왜 이명박만 못되게 구는데?"(wjdehddud), "그만큼 현 정부가 무능하다는 증거. 경제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자기 잘못을 인정안하니 민심이 떠나지..." (Epik)
 
"총학생회장 명의 도용... 위장 지지선언한다..."
 
학생들을 내세운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학생들을 지지자로 둔갑시켰다며 '위장지지'라고 주장한 이들도 있었다. 정치 수준 드러난다. 학생들을 위장하여 선전 선동 정치를 펼치다니... 이건 이명박을 위한 정당이지 국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여겨지지 않아."(깨달음), "정치판이 신성한 대학가를 오염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총학생회장이라는 사람들의 명의를 도용해 지지선언한다고 국민들 속인다."(프로메데우스), "원희룡 의원... 참 좋게 봤는데... 마라톤 대회 나오면 반갑게 인사하곤 했는데... 이제보니 쓰레기군요..."(천상천하)
 
개인이 특정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선언을 한 것은 좋지만 개인 자격이 아닌 '총학생회장'으로 지지 선언을 한 것은 문제가 많다는 의견이 현재로서는 앞서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누리꾼들의 글로 게시판은 지금도 뜨거운 상태다.
 
학생들의 공개적인 정치 선언에 대해 한 누리꾼은 이런 글을 남겼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정치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정말 격세지감이 든다. 누구를 지지하냐보다 이제 자유롭게 정치적인 의견을 내놓는 나라가 됐다는 것이 감동이다. 우리 때는 학생이면 숨어다녔는데..."(사라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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