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내리고 살 일이다 /임효림 시 -중앙아시아에 사는 고려인들에게 바치는 노래-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은 더 깊이 뿌리를 내리라는 뜻이다 역사가 민족을 흔드는 것도 역시 더 깊이 뿌리를 내리라는 뜻이다 혹시 그대의 삶이 그대를 흔들지라도 참아 견디며 뿌리내리고 살 일이다 새벽하늘의 고독한 별이 더 밝게 빛나고 아픈 상처가 더 단단한 옹이가 되듯 그저 그렇게 서로를 보듬어 안고 아들 낳고 딸 낳고 살아 갈일이다 [詩해설] 나라 잃은 백성으로 일제에 쫓겨 연해주에 정착해서 살다가 스탈린에게 다시 중앙아시아로 강재 이주를 당한지가 어언 70년. 그동안 고려인들은 수많은 고생을 하며 자신들의 애환을 노래하며 중앙아시아에 뿌리내려 정착을 했다고 합니다. 그 노래들을 약 3~4년에 거쳐 김병학 시인이 600곡 정도를 모아 책으로 냈습니다. 김병학 그 사람 참 착하게 생겼더군요. 그는 알마티를 "소리 없이 눈이 내리는 알마티는/ 밤마다 열반의 세계를 맞는다"라고 자신의 시에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수고했다고 다시 한 번 치하 합니다. 그리고 그들 고려인에게 이 시를 바칩니다. 다행이 이주 3세들은 교육도 많이 받고 모두 잘산다고 합니다. 조금 아쉬운 것은 우리말을 할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주 1세이며 한글문학평론가로 크게 활동하신 정상진 선생님은 90이 넘은 나이에도 우리와 술을 마시며 후세들이 말을 못하는 것에 대해 깊이 개탄했습니다. 정상진 선생님 만수무강하세요.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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