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자유' 패션화, ‘쥐벽티’ 대박난다

'G20쥐벽서' 박정수씨 벌금형 돕기 “검찰총장께 선물하고싶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1/05/30 [00:49]

'표현의자유' 패션화, ‘쥐벽티’ 대박난다

'G20쥐벽서' 박정수씨 벌금형 돕기 “검찰총장께 선물하고싶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1/05/30 [00:49]
표현의 자유’ 논란을 낳았던 ‘G20 쥐벽서’가 패션으로 재탄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쥐가 청사초롱을 들고 있는 ‘문제의 디자인’이 담긴 티셔츠가 많은 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쥐벽티’로 불리는 이 티셔츠는 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렸던 대학강사 박정수 씨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후 판매되기 시작했다. 박 씨를 돕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다. 제안자는 배우 김여진씨와 함께하는 트위터 모임 ‘날라리 외부세력’의 한 회원이었다.

김 씨는 이 제안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소개하면서 “벌금이 무서워 상상력을 제한당해서는 안되겠기에 쥐 20 포스터 그림 티셔츠를 판매, 벌금을 함께 내자”는 글로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후 티셔츠 제작은 본격화 됐다.

ⓒ 쥐벽티 프로젝트 트위터
제작된 티셔츠는 ‘쥐벽티 프로젝트’의 트위터(@G20_Rat)를 통해 판매중이다. 해당 트위터에 구매신청하고 ‘맞팔’한 후 사이즈와 수량, 배송지 등 수령정보를 메시지로 보내는 시스템이다. 사이즈도 S부터 3XL까지 다양하다. 장당 만원에 배송비는 착불이다.

판매가 시작된 후 해당 트위터에는 티셔츠를 구매하고자 하는 네티즌들의 문의가 계속 이어졌다. 이미 800장 가량의 선주문이 마감됐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25일 주문신청이 마감된 이후에도 구입 가능여부를 묻는 질문이 계속되고 있다.

‘쥐벽티’는 미국에도 판매된다. 온라인 토론모임 ‘조국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미주한인들’을 운영중인 재미교포 김상륜 씨는 박정수 씨와 날라리 외부세력의 동의를 얻어 ‘쥐벽티’의 미국버전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구매신청은 30일까지 계속된다.

김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쥐벽티 주문메일 보내신 여러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주문이 너무 많이 와서 제가 밥안먹고 잠안자고 계속 매달리는데도 밀리네요. 곧 답장 드리겠습니다. 진짜 대박~이게 민심!!”이라는 글을 남겨 지속적인 주문이 이어지고 있음을 전했다.

특히, 김 씨가 판매하는 티셔츠에는 국내판 ‘쥐벽티’와는 달리 ‘Freedom of Expression is a Right, Not a Crime!’(표현의 자유는 권리다. 죄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삽입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이 티셔츠를 구매할 경우 가격은 미화 17달러인데 여기에는 박 씨에 대한 후원금 5달러가 포함돼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조국 서울대 교수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G20 야유 쥐그림이 티셔츠로 만들어지네요. 검찰총장께 선물하고 싶네요”라는 글을 올려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법률전문가답게 “쥐벽서 원작자의 동의만 있다면 판매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장애인 활동가’ 돕기 위한 ‘쥐벽티’도 판매중

‘쥐벽티 프로젝트’의 티셔츠와는 별개로 또다른 ‘쥐벽티’도 판매되고 있다. 장애인 온라인 매체 ‘비마이너’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 제작한 ‘쥐벽티’를 선보이고 있다.(☞ 사이트 바로가기 )

이 역시 박 씨의 동의를 얻어 만들어진 것이다. 박 씨는 ‘비마이너’와 연관을 맺고 있는 노들야학의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비마이너’가 제작한 쥐벽티는 MB 정권에 맞서 투쟁하다가 벌금형을 받은 장애인 활동가들을 돕기 위한 것이다.

ⓒ 비마이너
‘쥐벽티 프로젝트’의 그것과 사이즈, 장당 가격 모두 동일하다. 하지만 디자인은 좀 차이가 있다. 청사초롱을 든 쥐 그림과 함께 ‘쥐 이십’이라는 한글문구가 삽입돼 있다. 색깔은 흰색을 포함, 총 4종이다.

이와 관련, 비마이너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월요일(23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총 500벌 가량이 제작됐는데 반 정도가 팔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만하면 반응은 괜찮은 셈이다.

네티즌들은 ‘쥐벽서 티셔츠’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내며 응원하고 있다. 트위터 상에는 “이거 대유행 될 듯”, “우리나라 시민들 진짜 개념있다”, “나도 사고싶다! 쥐벽티!”, “이러다 홈쇼핑에 나올 기세” 등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쥐 이십’ 하고 띄어쓴 것이 포인트! 왠지 욕 같기도하고, 묘하게 중독성 돋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네티즌도 있었다. 한 여성 네티즌은 “쥐벽티 같이 입자고 남자친구를 꼬셔봐야지! 근데 그거입고 경찰서 앞이나 시청앞을 지나려면 괜히 마주잡은 손에 힘이 팍 들어갈 것 같아”라는 반응을 보였다.

“쥐벽티 빨리 입어보고 싶어요”, “쥐벽티 언제 오나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등 이미 ‘쥐벽티’를 구매한 네티즌들이 배송을 기다리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쥐벽티’에 대한 마뜩찮은 시선도 보인다. 특히, 미국에 판매중인 ‘쥐벽티’는 나라망신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쥐벽티 해외진출은 대통령의 낯을 깎아 내리는 게 아니라, 한국인의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미국인은 쥐벽티에서 ‘쥐가 대통령인 나라’가 아니라 ‘부당한 공권력에 맞서는 정의로운 나라’를 볼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3일 박정수 씨와 연구원 최 모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 원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포스터 훼손에 사용된 스프레이와 마분지 등을 몰수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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