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앞잡이 전현직 경찰, 좌시 못한다"

네티즌칼럼 "한국 경찰, 당신들이 민중의 지팡이라고...?"

이영일 | 기사입력 2007/05/28 [00:55]

"재벌 앞잡이 전현직 경찰, 좌시 못한다"

네티즌칼럼 "한국 경찰, 당신들이 민중의 지팡이라고...?"

이영일 | 입력 : 2007/05/28 [00:55]
재벌 총수라도 잘못이 있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큰소리치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잡아 가두던 경찰의 이면에 외압과 사건 은폐, 축소라는 어이없는 부패고리가 얽혀 있었다는 것은 경찰이 법과 정의 수호의 사명앞에 얼마나 무감각해져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명색이 경찰의 총수를 역임했다는 자가 재벌의 고문에 앉아 그의 충견처럼 현직 경찰에게 잘 봐달라는 청탁과 외압을 행하고, 또 이를 부탁받은 경찰 수뇌부가 조사를 지연하거나 소홀히 하려 했다는 것 또한 경찰 수뇌부의 도덕성과 자질이 심각하게 해이해져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민중을 위한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위에 군림하는 특권계층이라는 인식이 경찰 수뇌부에게 진정 없다면 어떻게 재벌에 휘둘리고 이들을 비호하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었겠는가.

경찰 수뇌부의 거짓과 수사 축소 시도로부터 시작된 경찰 공신력의 어이없는 추락은 경찰 간부들이 줄줄이 징계를 받고, 사임하고, 검찰에 스스로 감찰을 요청하는 지경에다가 경찰 내부에서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일파만파의 확산일로를 겪고 있다.
 
경찰 수뇌부의 해이해진 준법 의지는 몇 개월전 이택순 경찰청장이 비리 경찰을 옹호하면서 경찰 비리 증가 탓을 언론에 돌리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할때부터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다.
 
힘없는 서민들에게는 엄격한 법의 지팡이를 휘두르면서 소위 돈 있고 권력있는 자들과 자신들 스스로에게는 관대의 솜방망이로 대하는 것은 이제 한국 경찰의 대표적 트레이드 마크가 될 판이다.

완전히 추락한 경찰의 신뢰는 공권력의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사회 근간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기에 경찰에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맡긴 국민들로서는 이를 경찰 조직 내부의 문제라며 좌시할 수 없다.
 
정의의 가치를 망각한 경찰, 사회를 좀먹는 부패와 공생하는 경찰에게 우리 사회 공공의 안녕과 치안을 맡긴다는 것은 치욕스러운 일이다. 경찰청장 한 명이 물러난다고 추락한 경찰의 신뢰가 갑자기 높아지지는 않겠지만 문제를 야기해오고 있는 이택순 경찰청장이 그 자리에 계속 머무르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매주 일요일 아침 M 방송사 가족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중 단연 으뜸은 아직도 경찰관이다. 아이들이 경찰을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경찰이 정의를 수호하고 나쁜 사람들을 붙잡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찰이 이런 기초적인 존재 이유마저 망각한 채 경찰의 명예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수십만 경찰을 지휘하는 경찰 수뇌부가 돈과 권력에 휘둘려 공공선을 수호하지 못하는 정의의 잣대 기준을 제대로 저울질하지 못한다면, 아이들의 입에서 장래 희망이 경찰이라는 말은 더 이상 듣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경찰 스스로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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