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詩] '존버의 귀향', 소설가 이외수 25일 새벽 춘천성심병원 영면 소식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22/04/27 [09:42]

[추모 詩] '존버의 귀향', 소설가 이외수 25일 새벽 춘천성심병원 영면 소식

최방식 기자 | 입력 : 2022/04/27 [09:42]

소설가 이외수가 25일 오후 6시 40분쯤 춘천성심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762020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재활에 힘쓰던 중이었다. 빈소는 춘천시 호반병원 장례식장.

 

고인은 1975년 중편소설 '훈장'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해 등단했다. 장편 '들개', '칼', '벽오금학도', 에세이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 등을 집필했다.

 

고인은 '존버'의 창시자로 화제를 모았다. 에세이 '하악하악'에서 이 표현을 서음 사용했다. '존재하기에 버틴다'는 표현의 줄임말. '어렵지만 버틴자, 함께 버티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 인터넷저널


고인은 17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이른바 '트위터 대통령'으로 소신있는 발언을 해왔다. 2008년 뉴라이트 교과서 문제나 김진태 전 의원 등 보수정치인들의 발언 등을 비판하는 활동을 지속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재명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다음은 고인의 영면을 추모하며 쓴 기자의 시.

 

존버의 귀천

(평화사랑)

 

존재하기에 힘을 줬던

존재하기에 위안이던

존재하기에 즐거웠던

님, 존버

 

이승 나들이 어땠나요

설레이고 신났던

소풍이었나요

 

그대 존재하기에

태양은 더 뜨거웠고

풀잎은 푸르렀고

눈물은 굵었어요

 

그대 버티기에

땀방울을 더 쏟아냈고

휘청이던 걸음 버티며

서글퍼도 웃었지요

 

황망하다 말 안할게요

 

풀잎 이슬에 반짝이는

영롱한 기운,

그대 귀천했다고

생명이 깨어나는 계절에

숨을 거두었다고

가역의 신화를 썼다고

속삭이네요

 

잘가요, 존버

그대 계신 하늘에서 

또 뵐게요

 

(이천스물두해 사월 스물엿샛날, 

門愚軒에서 평화사랑 쓴다)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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