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식 미디어정책, 꼭 대기업을 닮았다

[칼럼] 본사는 뒷짐지고 계열사들 앞세워 생산라인을 장악하는...

서문원 기자 | 기사입력 2009/12/16 [13:30]

MB식 미디어정책, 꼭 대기업을 닮았다

[칼럼] 본사는 뒷짐지고 계열사들 앞세워 생산라인을 장악하는...

서문원 기자 | 입력 : 2009/12/16 [13:30]
▲ 최근 MBC퇴진압력을 받아온 엄기영 사장은 자진사퇴와 유임결정으로 노조측과 마찰을 빚는 등 좌불안석이 된 상태다. 현재 그는 내년 지자체선거과 관련해 정치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있다.  © 서문원 기자

 
'MB정권'을 잘 들여다 보면 꼭 대기업이다. 본사(청와대)는 대내외적으로 홍보활동만 주력하고, 주변 계열사(문화관광부, 법무부, 검찰청 등)를 앞세워 언제든 정리 가능한 위장계열사들(방통위, 방문진)의 역량을 확대하고, 뒤이어 현장사업소(MBC, KBS,YTN)에 편재된 생산라인(미디어)을 외주용역사 대표(방송사 사장 및 임원)로 장악하는 그런 시나리오를 밟는 걸 보면 말이다.

대기업- 계열사 - 위장계열사 - 대기업퇴직자들을 고용 현장사업소를 분해 외주용역사로 편입- 정리해고-주주매각과 함께 되팔기- 말안들으면 폐사, 이런 수순이다..

최근 위 설명대로 하는 민영화가 충돌없이 진행된 곳이 바로 MBC다. 11일자 기사내용들을 살펴보면 MBC노조측 위기감이 더욱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래 내용대로라면 MBC관계자들은 드라마 선덕여왕의 철부지 비담도 아닌데 MB가 계열편입을 위해 이유없이 척살한 셈이다.
  
문화방송 기자회, 피디협회, 경영인협회, 기술인협회, 미술인협회, 보도영상협의회, 아나운서협회, 카메라맨협회 등 각 직능단체들은 공동성명을 내어 "방문진이 권력을 주인으로 모시고 그들의 악질 마름이 되어 공영방송 엠비시에게 굴종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 방문진의 재신임은 엄기영 사장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식물 사장으로 전락시켰을 뿐"이라며 "자신의 팔다리를 잘리고도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는 굴욕을 선택한 엄 사장에겐 이제 방문진의 하수인이며 정권의 나팔수를 자처한 인물이라는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혔다."(프레시안)

▲ 최근 MBC임원진 사퇴 및 재신임을 계기로 대주주인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를 방문한 MBC노조원들. 노조는 엄기영 사장만 유임된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 오마이뉴스

 
MB정권 하수인들 정권교체 뒤 어찌될지...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이 두사람을 채용한 고용주는 누가봐도 'MB정권'이다. 문제는 향후 책임추궁을 피하기 위해 최종결정권자는 아예 거론조차 안하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철저한 대기업경영방식이다. 

아무도 듣지않는 대통령 라디오연설. 현재도 진행중이다. 마치 전국방송을 '사내 모니터화'하겠다는 발상으로 밖에 안보인다. 하다 못해 지난 11월 27일 방송 3사를 동원해 청취만 가능한 패널들과 관객들을 데리고 '4대강 사업설명회'도 개최했다. 방송매체는 이걸 '
이명박 대통령 TV토론'이라고 했다. 상식이하 아닌가?

이날 우리가 본건 일방적 사업 설명이었다. 수질오염개선을 질문하자 동문서답. 뜬금없이 물고기 로보트가 수질검사를 할 것이라며 괴이한 발언만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살다살다 저런 건 또 처음본다"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문광부 및 각부처 수장, 방통위,방문진 이사진은 몇년 뒤 정권이 교체되면 구속되거나 청문회장으로 나와야 될 사람들이다. 1세기가 지나갔음에도 과거 일본에 충성하던 식민통치 파쇼들을 처벌하듯이 미디어통제를 가하는 이들도 언젠가는 꼭 역사적 단죄를 해야 할 자들이다.


언론장악에도 힘 못쓰는 걱정되는 야권

이정도 되면 야당이 힘을 합쳐 뭔가 해야 하는데 어림도 없다. 현재 민주당같은 야당이라면 정권교체를 해봐야 사람만 바뀌는 게 아닐지 우려가 들 정도다. MB정권과 이름만 다를뿐, 너무나 빼닮은 속성의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MB 반대' 뿐이다. 철학과 비전은 10년전 한나라당과 별차이 없는데 말이다. 정권교체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죄과를 '퉁'치고 넘어갈 것 같다.

      

▲ 위 사진은 지난 2008년 100분토론 400회특집에 나온 나경원의원 캡쳐     © 서문원 기자


끝으로 3년 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100분토론 패널로 나와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다. 예상컨데 이렇게 하지 않을까? 그녀 전직업인 판사처럼 판결문 읽듯 낮은 톤으로 "글쎄요. 먼저 정권교체의 1차적인 책임은 저희 이명박 정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 소통의 부재, 이것이 원인이 됐었구요. 다만 그 과정에서 정보의 왜곡이 다소 있었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결국은 우여곡절은 있어도 모든것이 잘 마무리 되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시작은 지저분했어도 마무리는 판결문 읽듯이... 마치 자기 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나마 지난 2008년을 마무리하는 MBC 100분토론 400회특집을 보면 진중권 교수와 가수 신해철씨 등은 이명박씨가 변화될 거라는 다소 꿈같은 환상을 갖고 상대패널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그건 할 필요조차 없는 시간낭비였다.

인터넷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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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a 2009/12/17 [10:39] 수정 | 삭제
  • 대기업- 계열사 - 위장계열사 - 대기업퇴직자들을 고용 현장사업소를 분해 외주용역사로 편입- 정리해고-주주매각과 함께 되팔기- 말안들으면 폐사, 이런 수순이다..
    정리해주셔서 캄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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