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상호 관심사 논의, 또 볼 수도"

[분석과 전망] 리근과 성김 양국 실무자 접촉 특징과 향후 정세...

이창기 기자 | 기사입력 2009/10/26 [09:10]

북미 "상호 관심사 논의, 또 볼 수도"

[분석과 전망] 리근과 성김 양국 실무자 접촉 특징과 향후 정세...

이창기 기자 | 입력 : 2009/10/26 [09:10]

▲ 성 김 특사와 첫 회동후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는 북측 리근 국장     © 연합뉴스 펌


25일 한겨레신문은 리근 국장 등 북한 대표단이 24일(현지시각) 오전 11시30분께 뉴욕 맨해튼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에 도착해 성 김 특사와 1시간 가량 회동했다고 전했다.


회동 뒤 리근 국장은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고만 말할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미국 쪽과 추가 회동 여부에 대해서 "또 볼 수도…"라며 긍정적으로 말했다고 한다.


25일 연합뉴스에도 이번 북미 회동 후 리근 국장이 무슨 내용을 논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지만 표정이 밝았다고 전했다.


앞으로 리근 국장은 26~27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한 뒤, 뉴욕으로 다시 돌아와 30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와 코리아소사이어티 공동주최 북한문제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성 김 특사는 이 두 모임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어서 샌디에이고와 뉴욕 등 장소를 옮겨가면서 추가적인 북-미 회동을 계속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일정과 첫 회동 후 리근 국장의 표정을 보면 이번 북미접촉에서 뭔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올 것으로 전망된다.


 
▲ 리근(왼쪽) - 성 김, 북미실무책임자들     ©자주민보


◐ 리근-성 김 선의 특징


사실 리근- 성 김 선이 이루어 낸 2008년 미국의 대북테러지원국해제 조치는 북미 사이의 대화를 통해 이룬 실질적인 성과 중에 가장 큰 성과이다.

대북테러지원국 해제는 의회의 동의를 거쳐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단행한 조치로 말로만의 합의가 아닌 법적 담보가 있는 실행조치이다.



이를 위한 북미 사이의 실무협상을 주도했던 리근-성 김 선이라는 측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측 힐 차관보의 실무책임자인 당시 성 김 과장은 2008년 상반기 육로로 북에 직접 가서 리근 국장과 협의를 통해 북의 영변 핵시설 가동 관련 기록을 받아왔으며 북의 영변핵시설 냉각탑 폭파 조치를 이끌어내는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북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까지 이끌어내었던 것이다.



반대로 이상하게 성 김 특사의 방북을 북이 허용하지 않은 경우는 북미관계가 여지없이 악화되었다.


결국 성 김 특사는 북에서도 협상 진척을 위한 실무협상 대상자로 보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북과 협상을 진척시킬 생각이 있을 때 내세우는 인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성 김 특사가 부시정부에서부터 실무협상을 주도해온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그간 북미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고 갔으며 어디까지 합의했고 어디까지 실천했으며 어디에서 막혔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실무책임자가 성 김 특사이고 그 성 김 특사를 상대해준 북측 인물이 리 근 국장이다.


따라서 이 선이 미국에서 10여일을(최소 8일) 함께 머물며 연속적으로 회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뭔가 일을 낼 조짐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미국에서 북미 사이에 운명을 가를 결정적인 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10여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그간 협상 과정을 실질적으로 책임져온 리근-성 김 과장이 접촉했는데도 만약 협상에 실패한다면 그 다음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무자비한 북의 대미타격이 단행될 것이 자명하다.

즉, 양국 모두 영영 대화에 대한 미련을 버렸음을 의미하기에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북의 대응은 사실 리근 국장의 미국 방문을 거부했더라도 초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미국이 여기서도 더 시간을 끌었다면 북은 이미 경고한 대로 단호하게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위시하여 신형 핵시험 등 엄청난 타격을 퍼부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그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리근 국장의 방미 비자를 내줄 수밖에 없었고 또 10여일이라는 긴 협상에 들어간 것이다. 그것도 최상의 실무라인을 가동해서 말이다.

이 자체가 이번 회동의 전망을 밝게 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다.
원본 기사 보기: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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