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7일 총리 면책특권이 평등권에 위배된다며 위헌판결을 확정했다. 통수권자 면책권을 박탈당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마피아와 거래 및 탈법·탈세, 위증, 뇌물수수, 불법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재판들을 받게 됐다. 헌재의 판결을 접한 베를루스코니는 조기총선을 실시해 국민으로부터 정치력과 도덕성을 재 입증받겠다고 밝혔다.
7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공개석상에서 기자들에게 "伊헌법재판소의 총리면책특권 박탈판결은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아온 이탈리아 대법관들이 좌파들이기 때문"이라며 "끝까지 싸울 것"임을 선언했다. 총리실 대변인도 언론브리핑을 통해 "정치적 판결"이라며 "국민으로부터 분노를 살 것"이라고 평했다. 이탈리아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탈세, 탈법, 성매매 스캔들에도 불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우파연합이 4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어 이탈리아 국민들이 여전히 그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탈리아 검찰청과 야당이 분노하는 부분은 미디어장악. 민영방송사 3개를 거느린 미디어재벌 베를루스코니는 1994년 '포차이탈리아'라는 정당을 통해 총리로 선출된 후 전국 시청률 44%를 기록중인 공영방송 RAI(한국판 KBS)의 경영진을 2004년 미디어법을 개정하면서 자신의 측근들로 앉히는 등 물의를 빚어왔다. 실비오는 또 방송(언론)을 장악한 채 상위층은 성상납파티로, 일반대중은 공영과 민영 방송을 통해 여론을 호도·왜곡하고, 때에 따라서는 사익을 위해 여론을 감시통제하는 등 언론(특히 방송)의 공공성을 붕괴해 야당과 검찰측으로부터 눈총을 사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공업도시인 밀라노 부유층 출신이다. 밀라노 법대를 졸업한 그는 1960년부터 제3국을 경유해 들어온 마피아 은닉자금을 사용해 밀라노에서 아파트건설업으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뒤 좌우정치권에 막대한 정치자금을 대주고 친한 정치인들과 방송언론사 대표들을 모아 십대 모델 및 신인 여배우들을 자택 파티에서 연결해주는 등의 댓가로 사업을 확장해갔다. 이어 각종 탈법, 탈세 및 성매매 및 뇌물수수혐의로 지방재판소를 자주 들락거렸지만 늘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특히 그의 고향인 밀라노 지방검찰청 및 이탈리아중앙검찰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지목받아왔다.
현재 이탈리아 검찰은 세계 14위 재벌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소유주로 있는 '핀인베스트' 자금이 지난 40년간 홍콩과 제3국을 경유해 세탁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그의 후원자가 미국, 이탈리아 마피아들과의 결탁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핀인베스트가 소유한 자회사는 이탈리아 축구 명문구단 AC밀란을 비롯해 伊최대출판사인 몬다도리, 시청률 절반을 차지하는 3개 민영방송채널, 이태리 1위의 광고기획사 퍼블리탈리아, 가판대 포르노잡지 및 사채업, 부동산투자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베를루스코니, 전유럽이 비웃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8일 온라인판에서 이탈리아 총리의 부정부패가 면책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탈리아 헌법재판소 판결을 대서특필하며 최근까지 유럽전역에 발표된 실비오 총리 관련 만평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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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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