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운찬 총리 '친서민' 포장 호들갑

[방송모니터] 민언련 9월29일 방송3사 저녁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10/02 [00:36]

KBS, 정운찬 총리 '친서민' 포장 호들갑

[방송모니터] 민언련 9월29일 방송3사 저녁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10/02 [00:36]
KBS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비리의혹으로 도덕성이 훼손된 정운찬 총리 취임소식을 전하며 '친서민' 이미지 부각에 애쓰고 논란이 된 도덕성 문제는 덮으려는 감싸기 보도를 해 눈총을 샀다. 하지만 쌀값 폭락에 성난 농민들이 쌀값 안정을 위한 대북 쌀지원 요구를 하는 소식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 방송은 특히  “정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낮은 곳을 보듬고, 소외된 지역과 서민층에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며 ‘친 서민 총리’가 되겠다고 천명했다”고 전한 뒤 "경제 살리기 뿐만 아니라 서민 생활을 챙기고 또 갈등과 분열을 조화와 균형으로 이끌어서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한국 사회의 과제”라며 ‘친서민’·‘중도와 통합’ 표현(답변)을 거듭 부각시켰다.
 
하지만 KBS는 청문회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정 총리의 ‘도덕성’ 문제를 마지막 질문으로 다뤘는데 “청문회에서 엄격한 검증을 거치면서 도덕성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신임 총리로써 국민 신뢰를 앞으로 어떻게 쌓아갈 것인지”를 물어, ‘도덕성 문제’에 대한 보도나 분석 보다는 총리의 ‘극복방안’과 해명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민언련은 지적했다.
 
민언련은 이어 쌀값 폭락에 성난농민들이 트랙터로 논을 갈아 엎고 '정부에 쌀값 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대정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KBS는 농민시위나 정부의 추가대책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특히 농민들이 대안으로 제시한 '대북 쌀지원' 해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이 단체는 꼬집었다.
 
▲ 민언련이 30일 내놓은 '9월 29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인터넷저널

 
이 단체는 쌀값이 지난해에 비해 10%에서 최대 30%까지 폭락해 정부가 ‘23만톤 추가 매입안’과 함께 쌀을 매입하는 농협과 민간미곡처리장에 ‘매입량을 전년대비 15% 늘리면 매입자금 지원금리를 무이자로 인하’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농민들은 정부 방침이 쌀값 폭락, 대란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대북지원 방안'을 제안했지만 KBS는 이를 모른채 한 것이다.
 
다음은 민언련이 지난 30일 내놓은 '9월 2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전문.
 
1. KBS, 정운찬 총리 ‘친서민·중도통합’ 부각
 
KBS <2기내각 출범…“소신총리 될 것”>(이근우 기자)
       <“세종시에 명예 건다”>(대담)
MBC <총리 취임 “할 말은 하겠다”>(이성주 기자)
        <정운찬 총리에게 듣는다>(대담)
SBS <취임‥“세종시 해법 찾겠다”>(유희준 기자)
       <최대 쟁점 부상>(김영아 기자)
       <대담>
 
29일 정운찬 총리가 공식 취임했다. 그러나 정 총리는 각종 비리 의혹으로 도덕성이 훼손된 상태에서 총리로 임명되었기 때문에 리더십 회복부터가 쉽지 않다. 또 정 총리가 여야합의로 마련됐던 세종시법을 거스르며 끄집어 낸 ‘세종시 수정론’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정 총리가 청문회에서 약속한대로 8개월을 넘어 선 용산참사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30일 내놓은 '9월 2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에서 각종 비리의혹으로 도덕성이 훼손된 상태에서 한나라당의 일방적 임명동의로 취임한 정운찬 국무총리 소식을 전하며 KBS가 '친서민, 소신총리' 운운하며 감싸기 보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방송3사는 29일 뉴스 첫 꼭지로 정 총리의 취임식을 보도하고, 뉴스 중간에는 신임 총리와의 대담을 진행했다. 방송사별로 보도 내용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KBS는 취임식 보도부터 정 총리에 대해 ‘친서민’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대담보도에서는 정 총리에게 불리한 ‘도덕성 문제’는 마지막에 질문하는 등 ‘정 총리 감싸기’가 엿보였다. MBC는 대담에서 정 총리의 ‘도덕성’과 ‘소신’을 물었다. SBS는 취임보도에서 도덕성·세종시 문제 등 정 총리에게 제기된 ‘난제’를 정리했다. 대담에서는 도덕성 의혹에 대해 “충분한 해명이 되었냐”며 해명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KBS는 <2기내각 출범…“소신총리 될 것”>(이근우 기자)에서 앵커멘트부터 “정 총리는 친서민, 또 할 말 하는 소신 총리가 되겠다고 밝혔다”며 ‘친서민’과 ‘소신’을 부각했다.
 
보도에서도 “정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낮은 곳을 보듬고, 소외된 지역과 서민층에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며 ‘친 서민 총리’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또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거창한 구호보다 현장 행정이 중요하다며 할 말은 하는 소신 총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국립현충원 참배 모습 등을 전하며 “국회 본회의에서는 중도실용과 통합, 그리고 서민 총리론을 거듭 강조했다”고 보도에서 여러 차례 ‘서민총리’를 부각했다. 보도는 “오늘 출범한 정운찬 내각은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중도와 통합이라는 국정철학을 어떻게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해 내느냐는 과제를 안게됐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대담 <“세종시에 명예 건다”>에서는 첫 질문부터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 현 시기에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느냐”라고 물었다. 정 총리는 “경제 살리기 뿐만 아니라 서민 생활을 챙기고 또 갈등과 분열을 조화와 균형으로 이끌어서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한국 사회의 과제”라며 ‘친서민’·‘중도와 통합’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출구전략과 세종시 문제, 어떤 총리가 될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을 했다. 청문회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정 총리의 ‘도덕성’ 문제를 KBS는 마지막 질문으로 다뤘는데 “청문회에서 엄격한 검증을 거치면서 도덕성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신임 총리로써 국민 신뢰를 앞으로 어떻게 쌓아갈 것인지”를 물어, ‘도덕성 문제’보다는 ‘극복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MBC는 <총리 취임 “할 말은 하겠다”>(이성주 기자)에서 “취임식에서 정 총리는 우리나라의 재도약을 위해 ‘조화와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큰 소리에 굴하지 않고 작은 소리를 크게 듣는’ 총리가 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대통령께도 할 말은 하겠다”는 정 총리의 취임사 발언을 전했다.
 
대담 <정운찬 총리에게 듣는다>에서는 첫 질문으로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다. 앵커는 “그동안 청렴했던 이미지가 청문회 과정에서 많이 훼손됐고 실망스러웠다는 반응들이 있다”고 물었고, 두 번째 질문으로 ‘세종시 계획’을 물었다. 이어 세 번째 질문에서는 “그동안 총리께선 현 정부에 대해 일관되게 쓴 소리를 해오셨는데요. 향후 대통령의 소신과 총리의 소신이 부딪히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정 총리의 ‘소신’을 물었다. 정 총리는 “경쟁을 중시하고 촉진하되 경쟁에서 뒤진 사람은 따뜻한 배려를 해야 된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면, 저는 그분하고 저하고 생각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답변했다. 또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성장에 무게를 두는지 분배에 무게를 두는지’를 묻기도 했다.
 
SBS는 <취임‥“세종시 해법 찾겠다”>(유희준 기자)에서 정 총리 취임식을 전하며 정 총리에게 제기된 “만만치 않은 난제”를 정리했다. 보도는 “우선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도덕성 논란과 야당의 거센 공세를 극복하고 내각의 수장으로서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 “중도 진보 성향인 정 총리가 보수색이 짙은 여당과 큰 마찰없이 경제 정책을 조율해 내는 것”, “세종시 문제”를 거론한 뒤,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정 총리는 이제 자신의 정치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서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최대 쟁점 부상>(김영아 기자)에서는 ‘세종시 재검토 주장’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을 전했다. 한나라당 친이계는 ‘세종시 재검토’에 힘을 싣고 있지만, 친박계는 ‘부정적 입장’이라고 전하고,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반발도 함께 거론하며 “세종시 문제는 이번 정기국회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운찬 총리와의 <대담>에서는 첫 질문으로 ‘총리 인준’에 반대한 야당과의 관계 개선 방향을 물었다. 두 번째 질문에서는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충분한 해명이 되었냐?”고 정 총리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마지막 질문은 ‘서민경제 활성화’에 대한 정 총리의 구상을 물었는데, 정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추구하고 있는 중도 실용, 친서민정책을 통해서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하고 또 그 사람들 대해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2. KBS, 농민들의 ‘쌀 대북지원’ 요구는 언급 안 해
 
KBS <쌀값 폭락…수확포기>(이광렬 기자)
MBC <23만톤 더 매입>(정승혜 기자)
 
29일 쌀값 폭락에 성난 농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으며 정부에 ‘쌀값 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쌀값은 29일 기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10%에서 최대 30%까지 폭락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23만톤 추가 매입안’과 함께 쌀을 매입하는 농협과 민간미곡처리장에 ‘매입량을 전년대비 15% 늘리면 매입자금 지원금리를 무이자로 인하’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이에 앞서 쌀 재고 해소를 위해 쌀 막걸리, 쌀국수 등 쌀 가공식품 개발을 대책으로 거론해왔다. 그러나 농민들은 이 같은 정부 방침이 쌀값 폭락, 대란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북 쌀지원을 중단해 재고량이 급증한 것’도 쌀값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하고 있다. 연간 40만t에 이르는 대북 쌀지원이 재개될 경우 쌀 재고물량은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농민집회에서도 농민들은 ‘쌀값 안정을 위한 대북 쌀 지원’을 촉구했다.

본격적인 햅쌀 출하를 앞두고 있어 ‘쌀값대란’까지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방송3사는 ‘쌀값 폭락’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29일 보도에서도 KBS와 MBC는 농민 시위와 정부의 추가 대책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SBS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KBS와 MBC는 관련 보도에서 조금 차이를 보였는데, KBS는 농민들이 대안으로 제시한 ‘대북 쌀지원’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 <쌀값 폭락…수확포기>(이광렬 기자)는 농민들이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는 모습을 비추며 “쌀값이 폭락 조짐을 보이자 농민들이 쌀값 안정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화면에서 농민 시위대가 “정부는 쌀 대북지원으로 쌀 대란을 해소하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있는 장면을 잠깐 비추긴 했지만, 기자멘트나 농민 인터뷰에서 ‘대북 쌀지원’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농민 인터뷰는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난다’는 심경을 전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는 “쌀 매입량을 지난해보다 23만 톤 늘려 270만 톤을 매입하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대책을 적극 보도한 뒤, “농민들은 쌀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상황이 계속되는 한 어떤 대책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MBC는 정부의 쌀값 대책을 전하는데 초점을 맞추긴 했지만, ‘쌀 대북지원’ 등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인터뷰를 실어 약간 차이를 보였다.
 
<23만톤 더 매입>(정승혜 기자)은 논을 갈아엎는 농민들의 심경을 전하고, 정부의 추가 쌀값 안정대책을 보도했다. 이어 “묵은 쌀을 창고 한편에 쌓아둔 채 햅쌀을 매입해야하는 처리장들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반응”이라며 “자금 줘서 더 수매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과잉)생산되는 쌀을 대북 지원해주든지, 일단 시장에서 정리가 돼야한다”며 ‘쌀 대북 지원’ 등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지역 농협 단장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쌀값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고 전했다. <끝>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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