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추진 좌충우돌 불행자초한 최시중"

[언론개혁시민연대 논평 전문] 방통위 종편 사업자선정 유보...

인터넷저널 | 기사입력 2009/09/25 [00:36]

"종편추진 좌충우돌 불행자초한 최시중"

[언론개혁시민연대 논평 전문] 방통위 종편 사업자선정 유보...

인터넷저널 | 입력 : 2009/09/25 [00:36]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종편 사업자 선정을 내년 초로 미룬다고 밝혔다. 왜일까. 헌재 때문에? 방송법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아서?
 
아니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금까지 헌재 일정과 관계없이 종편 사업 추진 발언을 해왔고, ‘사업계획 평가에 의한 비교심사(RFP)안’도 작성해왔다.
 
방송법 시행령안도 한나라당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 직후 일찌감치 내놨던 바다. 오판 때문이다. 권력으로 밀어붙이면 조중동 방송이 순탄하게 이뤄질 거라는 생각이었다.
 
결정적으로 재벌이 생각대로 안 움직이고 있다. 조중동 방송을 빨리 만들기는 해야겠으나 자본이 나서지 않으니 좌충우돌이 불가피하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8월27일 “종편채널이 유효 경쟁이 가능한 3개 체제여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올해 사업자를 선정한 1, 2개 채널에 대해서는 세제 지원과 채널번호 선정 등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 종편 사업자 선정을 내년 초로 미룬다는 방송통신위 발표내용을 다룬 'pd저널' 보도화면 갈무리.     © 인터넷저널
 
7월26일에는 지상파가 3개이고 통신사업자도 3개이므로 종편도 3개, 보도전문채널도 3개 정도가 바람직한 채널 개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세재 지원과 채널번호 선정 문제는 방통위의 소관 업무가 아니라고 했으나, 조선일보가 8월11일자 신문에서 △종편전용 드라마펀드 △세제혜택 △앞자리 채널부여 등을 제기하고 황근, 윤석민 교수 등이 지원사격을 하자 지원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현행 방송법으로는 방통위가 종편의 플랫폼인 SO의 채널편성에 개입할 수 없게 되어 있어 강행하자면 방송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래저래 부담이지만 무던하게 떠안고 가겠다던 최시중 위원장이었다.
 
조중동의 방송 진출을 보장하는 것, 모두가 조중동 보은 시나리오였다. 최시중 위원장은 호기롭게 종편과 보도전물채널의 개수 언급까지 했지만 현재까지 조중동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나선 기업은 하나도 없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종편채널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해도 조중동에 경영권을 넘겨야 하고, 주주권 행사는 꿈도 꾸기 어려운 데다, 향후 5년간 수천억 원에서 1조 원 정도의 투자를 해야 하는데 한마디로 견적이 나오지 않아서다. 그저 광고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다.
 
최시중 위원장이 미디어산업 선진화, 질 좋은 일자리 창출, 전 세계 미디어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주장한 게 죄다 허황되다는 게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이 진도를 빼지 못하는 데는 현재 포화상태인 광고시장 재편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도 작용한다.
 
종편 2개와 보도전문채널 1개가 동시에 도입되면(종편 2개가 각각 지상파3사 시청점유율 평균과, 보도채널 1개가 기존 YTN, MBN 시청점유율의 평균과 동일할 경우) TV 광고비가 최소 16.25%에서 최대 36.80%까지 감소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 KBS 수신료를 올려 여기서 빠지는 KBS 광고비의 20%를 종편 광고시장으로 돌린다는 잔꾀도 거론되는 모양인데 희망사항일 뿐이다. 민영미디어렙을 도입하면 경쟁이 촉발돼 방송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나본데 이 역시 그렇다.
 
그렇다고 조중동이 방송을 포기할 리 없다. 방통위와 기업 뿐 아니라 지방신문과 연예인까지 전방위적으로 컨소시엄 구성 강요 및 주식 강매를 벌이고 있다.
 
항간에는 동아일보와 롯데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제2롯데월드를 허용해준 데 대한 보답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 소비자주권운동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KT, SKT등도 컨소시엄 참여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밖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다.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은 사재 1500억 원을 털어 외자를 유치해 종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매경, 연합 등도 종편이든 보도전문채널이든 방송에 진출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조중동간 경쟁도 불가피한 양상이다. 사태가 이러하다 보니 기업과 지역신문, 심지어 연예인 등 개별 시민을 향한 조중동의 조폭 깡패짓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종편 사업자 선정을 내년 초로 미룬다고는 하나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내년 2월이 된다고 없던 미디어 시장이, 광고 시장이 늘어날 일도 없을 테고, 내년 2월이 된다고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불쑥 생길 리도 만무하다.
 
그럼에도 조중동 방송 만들기의 불온한 짓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방송의 공적 가치 지향성은 붕괴되고 기존의 방송광고 시장조차 폐허가 될 따름이다.
 
최시중 위원장으로서는 시름은 깊어지고 주름은 늘어날 일이다.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이지 못하는 불행한 처지인데, 안타깝지만 자초한 일이다.
사회 전반의 여러 이슈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취재해나가는 미디어활동가 김오달입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김오달) 549-022249-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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