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권력나팔수 넘어 과장·축소까지"

[방송모니터] 민언련 9월 9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브리핑

인터넷저널 | 기사입력 2009/09/13 [15:49]

"KBS, 권력나팔수 넘어 과장·축소까지"

[방송모니터] 민언련 9월 9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브리핑

인터넷저널 | 입력 : 2009/09/13 [15:49]
전국민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가 권력의 나팔수 역할도 모자라 정부에 불리한 뉴스는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유리한 소식은 키우는 이른바 왜곡까지 일삼는 것으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방송은 지난 9일 저녁 종합뉴스에서 최근 일어난 임진강 참사와 관련해 현인택 통일장관의 "북한의 의도적 방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한 데 이어, 최근 식료품가격이 지난해보다 9.5%나 올라 11년만에 최대로 인상된 소식은 죽이고, 용산참사 재판에서 판사의 불공정 재판은 거론하지 않은채 유족 등 피고인들이 외부사주를 받아 조직적으로 재판을 방해하고 있다는 뉴스를 다뤄 눈총을 사고 있다는 방송모니터 보고서가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10일 내놓은 '9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 따른 임진강 참사 사건을 놓고 현인택 통일부장관이 "의도적으로 방류했다"고 한 발언을 일방적으로 전했다고 지적했다.
 
▲ 민언련의 지난 9일 저녁종합뉴스 방송모니터 보고서.     © 인터넷저널


이 단체는 이어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지난 9일 식료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9.5%나 올랐어며 이는 11년 만에 최대 폭 인상이라고 밝힌 소식에 대해 방송과 신문이 추석 앞둔 물가인상 소식을 전하며 서민피해를 우려하는 보도를 했는데 KBS만 이를 단신처리, 제대로 전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민언련은 이어 지난 1일 용산참사 관련 재판 파행을 보도하며 피고인들의 ‘법정 모독’만 부각하고 재판장의 편파적 처사는 모른채 했던 KBS가 이번에는 피고인들 사이에서 외부세력의 사주로 보이는 '법정소란 지침'이 발견됐다고 보도해 편파적 태도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민언련이 지난 10일 내놓은 '9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전문.
 

 1. ‘11년 만에 최대 식료품값 인상’...KBS는 단신 처리

KBS <식료품값 9.5%↑…11년 만에 최대 폭>(단신종합)
MBC <추석물가 비상>(김지경 기자)
<명절 경기 ‘꽁꽁’>(현원섭 기자)
SBS <“장보기 무섭다”>(이종훈 기자)
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식료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9.5%나 올랐다고 밝혔다. 1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인상된 것이다. 식료품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기름 값도 계속 오름세고, 생산자 물가도 두 달째 상승세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며 전세·월세까지 덩달아 뛰고 있다. 경기침체로 정부가 시장에 돈을 많이 푼 상황이어서, 가파른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KBS는 식료품 가격 11년 만에 최대 폭 인상 사실을 뉴스 후반부에 단신 종합에서 짧게 다루는데 그쳤다. KBS는 단신종합 <식료품값 9.5%↑…11년 만에 최대 폭>에서 식료품 가격이 “1년 전보다 9.5% 올라 외환위기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한국은행과 통계청 발표를 중심으로 간단하게 보도했다.

앞서 7일에도 KBS는 <추석 물가 비상>(이광열 기자)에서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올해는 햇과일이 나와 사과와 배, 단감 등 과일류는 3~40% 정도 싸졌고 도라지와 고사리를 비롯한 채소가 별로 오르지 않은 게 그나마 위안”이라고 덧붙였다. 또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급등 조짐을 보이자 정부도 다음 주 중에 추석 물가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정부 ‘대책마련’을 전했다.

반면, MBC와 SBS는 각각 7번째 꼭지로 주요하게 보도했다.

MBC는 <추석물가 비상>(김지경 기자)에서 물가가 많이 올라 장보기 힘들다는 주부 인터뷰를 실으며 식료품 가격이 1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인상됐다고 전했다.

이어 생산자 물가도 두 달 연속 상승했다며 “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가격과 기름 값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경기 회복과 유동성 확대의 영향으로 인해 점차 물가 상승 압력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 연구위원 인터뷰를 실었다.

<명절 경기 ‘꽁꽁’>(현원섭 기자)에서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시장이 썰렁하다며 “여러 가지 거시적인 경제지표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경영 상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올 추석 경기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SBS도 <“장보기 무섭다”>(이종훈 기자)에서 장보기 힘들다는 주부의 인터뷰를 싣고, “한 소비자단체에서 추석 한 달 전 물가를 조사해 봤더니 파는 61.6%나 올랐고 수입 고사리와 두부 등도 각각 36.5%와 25% 상승했다”며 한국은행 조사 결과 등과 함께 보도했다. 이어 “불경기에, 급여삭감 등으로 쓸 돈은 빠듯해졌는데 물가는 오르고, 올 추석 상 차리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 현인택 ‘의도적 방류’ 발언...KBS ‘단순 전달’, SBS “단호한 대응”

KBS <“황강댐 의도 가지고 방류”>(박에스더 기자)
<6명 모두 시신으로…>(김용덕 기자)
<아들마저…>(유동엽 기자)
<나흘 만에 종료>(최문종 기자)
<어민 피해는?>(이효연 기자)
<경보책임 ‘나 몰라라’>(송형국 기자)
<초기 경보 체계 강화>(하준수 기자)
<협력하면 피해 줄어>(김민경 기자)
MBC <실종 6명 모두 주검으로>(엄지인 기자)
<망연자실..오열>(박주린 기자)
<어민들 한숨만>(서혜연 기자)
<“의도적 방류”>(권희진 기자)
SBS <“北, 의도갖고 방류”>(유성재 기자)
<“안이한 대처로 참사”>(김윤수 기자)
<사용 제한 추진했었다>(김형주 기자)
<눈 앞에서 ‘발 동동’>(한승환 기자)
<방류 때마다 피해>(이영주 기자)
<실종자 전원 사망>(이강 기자)

9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황강댐 방류가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이라고 답변해 이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현 장관은 ‘의도적 방류’ 발언 뒤 이어진 질문에 “북한이 스스로 무단 방류를 했다고 밝힌 것은 사고나 실수에 의한 방류가 아니라는 것”, “의도적 방류 어떤 의도가 있는지는 여전히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통일부는 현 장관의 발언 직후 “사고나 실수에 의한 방류가 아니라는 뜻에서 현 장관이 의도적 방류라고 답한 것이며,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수공 여부에 대해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SBS는 <“北, 의도갖고 방류”>(유성재 기자)에서 “통일부 장관이 ‘의도적 방류’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정부의 단호한 대응 방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현 장관의 발언을 ‘정부 차원의 방침 변화’로 해석했다.

<“안이한 대처로 참사”>(김윤수 기자)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강경한 대응을 주문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현 정부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시각 차를 보였다”며 여야 의원들의 주장을 나열했다.

KBS는 <“황강댐 의도 가지고 방류”>(박에스더 기자)에서 “북한의 황강댐 방류는 분명 목적을 가진 의도적인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고 단순 전달했다. 다만, KBS는 현 장관의 발언에 대해 “그 의도의 목적에 대해서는 검토 중에 있다며 수공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고 전한 뒤, 국회 여야 의원들의 주장을 나열했다.

MBC는 보도 내용에서 차이를 보였다. <“의도적 방류”>(권희진 기자)는 앵커멘트로 “현인택 통일부장관이 오늘 국회에서 북한의 방류에는 의도가 있다고 발언했다”며 “이후 파장이 커지자 통일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갖가지 추측만 무성하다”고 언급했다.

보도에서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전한 뒤, “사고나 실수에 의한 방류가 아니라는 뜻에서 현 장관이 의도적 방류라고 답한 것이며,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수공 여부에 대해 말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는 통일부 해명을 보도했다. 또한 ‘임진강 참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주장보다는 정부의 입장, 대책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한편, KBS는 <협력하면 피해 줄어>(김민경 기자)에서 남북이 기상정보를 공유하면 최고 7천억원 피해 줄일 수 있다며 ‘남북간 협력’의 필요성을 전했다.

SBS는 <사용 제한 추진했었다>(김형주 기자)에서 참여정부 시절 북측 황강댐을 임진강 홍수조절 목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북핵실험 등으로 논의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3. KBS, 이른바 ‘법정 소란 지침’ 보도…불공정 재판 문제는 여전히 외면

KBS <법정 소란 ‘지침’ 논란>(남승우 기자)

지난 1일 용산참사 관련 재판 파행을 보도하며 ‘법정 모독’만 부각하는 편파적 태도를 보였던 KBS가 이번에는 “법정소란 지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편파적 재판과정의 문제점은 이번에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KBS는 <법정 소란 ‘지침’ 논란>(남승우 기자)에서 지난 1일 용산참사 재판이 끝난 뒤 방청객은 침묵시위를 벌이고, 피고인들은 재판석을 등지고 돌아앉으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는 ‘문건’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문건을 근거로 재판 파행을 조직적으로 사주하는 외부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법정을 정치투쟁의 장으로 이용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음 달 말이면 피고인들이 구속기간이 만료돼 풀려나니 재판을 빨리 진행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 들여 매주 두 차례씩 재판을 열기로 했다”고 재판부의 입장을 단순 전달했다.

이어 보도는 “용산 참사 범대위는 이에 대해 재판부가 괴문건을 근거로 철거민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했다고 반발했다”며 ‘재판을 방해할 이유가 없다’는 범대위 측의 입장을 덧붙이고 “용산참사 재판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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