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젊은이들의 열정과 땀으로 얼어붙은 마음까지도 열기로 녹게 만드는 독특한 형식의 비보이 퍼포먼스[마리오네트](연출 이우성)가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작품은 인형사와 줄 인형(마리오네트)의 교감, 줄 인형이 공연을 매일 보러오는 소녀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마법사와의 갈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리오네트는 줄 인형에서 착안하여 공연 스토리를 만들어내어 인간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동작들을 파워풀 하면서도 부드러운 몸짓으로 보여준다.
서커스장에 온 것처럼 무대에는 빨간색 커튼이 쳐있으며 잠시 후 노란색 상의에 빨간색 나비넥타이를 맨 조금은 촌스러운 듯한 사회자의 진행으로 극은 시작된다. 커튼이 걷혀지고 그 안에는 영상을 담을 수 있는 하얀색 스크린이 위치해있다.
하얀 스크린에는 인형사가 인형을 구입하기위해 인형가게에 가는 장면을 길거리풍경과 동네를 보여주며 점점 인형가게에 도착하는 모습을 삽화로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각각의 퍼포먼스가 끝날 때마다 삽화로 꾸며진 영상과 카피로 극을 설명하여 진행을 이어간다.
비보이들은 인형처럼 무표정한 얼굴을 위해 가면을 쓰기도 하고 각 주제에 따른 줄 인형을 연기해야 하기에 다양한 종류의 의상을 소화한다. 무대는 여느 인형극과 마찬가지로 인형사의 움직임에 따라야 하는 줄 인형의 1층 무대와 그들을 조종할 수 있는 2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춤을 즐길 수 있는 무대에 음악이 빠져서는 안 된다. 격렬한 브레이크 댄스와 교묘하게 조화되는 음악은 아멜리에 OST를 듣고 편집된 음악으로 감미로우면서도 신비한 분위기이다. 또한 현장에서 비트박스를 연주하여 극의 흐름에 박진감을 더하며 틀어지는 음악과 하나 되는 느낌을 준다.
화려한 공연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조명으로 색색가지 조명이 적절히 혼합되어 무대 위의 퍼포먼스에 알맞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리오네트가 꿈속에서 괴물로부터 사랑하는 소녀를 구하는 기사가 되는 장면 등에서 사용된 그림자극은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며 무대가 어두워 스크린 안과 밖에서 선보이는 춤이 구분되지 않아 무대 위에서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하나로 겹쳐진듯 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법사는 블랙라이팅아래 여러개의 마스크를 이용하여 마스크 혼자 날아다니는 듯 현란한 손놈림으로 표현하여 관객들에게서 탄성을 자아낸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인형극을 잊어가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마법사는 인형극장을 차지하려한다. 마리오네트와 마법사는 각자의 장기로 대결 아닌 대결을 펼친다. 그들이 한창 대결에 집중하고 있을 때 블랙라이팅이 꺼지고 조명이 켜지면서 배우들이 어떤 식으로 연출하고 있었는지 보여 지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폭소를 터트린다.
결국에는 인형사와 인형들은 헤어지게 되고 인형사와 줄인형은 ‘실’이란 교감도구로 서로를 연결해 왔으며 이해 할 수 있었다. 영상의 자막과 함께 화면 안에 있던 초록색 풍선을 든 마리오네트가 무대 위에 있고 다른 인형들도 함께하며 마지막으로 인형사의 손동작에 맞혀 다른 장면들보다도 고난도이며 최고의 안무를 선보인다.
이 열기를 이어 자유복으로 갈아입고 마스크를 벗어던진 익스프레션 멤버들의 프리스타일 공연으로 막을 내린다. 짜여진 안무와는 다른 느낌이 드는 프리스타일 공연은 연기를 해서 힘든 배우들에게도 금방 힘을 되찾게 해주며 관객들의 스트레스도 날려준다.
한편 비보이팀 익스프레션 크루는 2002년 독일에서 열린 Battle Of The Year 에서 아시아팀 최초로 우승한 실력있는 댄스팀이다.
빨간모자 소녀는 객석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앞쪽에 앉는 여성관객들은 혹시나 하고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다. 마리오네트가 당신만을 위한 미니 공연을 선보일 것이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