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임종헌 "기억 안나", 檢 대질 조사하나

임 전 법원행정처 차장 1차 조사 침묵일관, 9시간만에 검찰 재출석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8/10/17 [10:23]

사법농단 임종헌 "기억 안나", 檢 대질 조사하나

임 전 법원행정처 차장 1차 조사 침묵일관, 9시간만에 검찰 재출석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0/17 [10:23]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이 15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양승태 사법부 당시 사법농단 의혹사건 키맨으로 지목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사법연수원 16기)이 16일 검찰에 재소환됐다. 전날 오전부터 20시간여에 걸친 검찰 소환조사를 마치고 이날 새벽 귀가한 지 9시간여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늘(16일) 오후 2시부터 임 전 차장을 상대로 두 번째 피의자 신문을 진행 중이다. 다시 포토라인에 선 임종헌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질문하지 말라는 듯 앞을 가로막은 취재진에게 팔을 크게 휘두르기도 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역임한 임 전 차장은 재판거래·법관사찰 등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의혹에서 실무 책임자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수사에서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사건의 발단이 된 법관사찰 의혹은 물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불복 소송, 정운호 게이트 등 수사기밀 유출 등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박근혜가 탄핵 위기에 몰린 2016년 11월 청와대 요구에 따라 법률 검토 문건을 만들어 전달하거나, 원세훈 재판, 이른바 비선 의료진의 특허소송 등에서도 청와대와 법원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의혹이 불거졌다.

 

국정농단 사건이 진행되던 2016년 말엔 박근혜를 위해 법원행정처가 직권남용, 강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에 대한 법리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전달한 의혹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차장에 대한 조사는 그가 근접 보좌한 박병대, 고영한,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이나 이 기간 사법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양승태를 겨냥한 검찰 수사의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그가 각종 의혹에 수뇌부가 개입했다고 적극적으로 진술할 경우 잇따른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에 가로막혔던 검찰 수사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임 전 차장은 전날 법관사찰 의혹 등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는 등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법리를 다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임종헌이 전현직 법관들과 대질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법원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기 살길을 찾아 나선 모양새지만 모든 증거가 드러나고 있어 언제까지 버틸지가 관건이다. 그는 전날 오전 1시까지 조사를 받은 뒤 조서를 검토하는데 4시간가량 공을 들였다. 검찰은 조사한 내용이 방대한 만큼 앞으로 수차례 추가 소환조사를 거쳐 그 결과를 종합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론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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