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미투캠페인' 성범죄추방 밑거름되길

이른바 '거세불안장애' 남성들 해소방법에 따라 추한 괴물 돌변하기도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8/02/24 [09:27]

[정문일침] '미투캠페인' 성범죄추방 밑거름되길

이른바 '거세불안장애' 남성들 해소방법에 따라 추한 괴물 돌변하기도

중국시민 | 입력 : 2018/02/24 [09:27]
▲ 후배 여배우들을 성추행, 성폭행을 일상적으로 자행한 사실이 미투운동으로 폭로되자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이윤택 연출가 

 

“거세불안장애”라는 개념이 있다. 본뜻은 성능력 상실을 걱정하는 심리장애이다. 홍콩의 액션배우 청룽(성룡)은 영화를 찍을 때 자주 바람을 피웠다고 알려졌는데, 아랫도리가 부딪치고 차이고를 거듭한 그로서는 수시로 성능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거세불안장애”는 남자들에게서 흔한 장애인 바 일정한 정도의 장애는 오히려 이롭다 한다. 연구에 의하면 자수성가한 부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도부동한 “거세불안장애”증세를 보였는데, 바로 그런 불안심리 때문에 돈벌이에 집착하여 돈으로 안전감을 바꾸려 노린다는 것이다. 

 

한때 중국에서는 “59세 현상”이라는 말이 돌았다. 수십 년 깨끗하게 살아왔던 간부나 국영기업 관리자들이 정년퇴직을 1년 앞둔 59세에 이르러 급작스레 비리와 부패를 일삼고  뇌물을 받아먹어 패가망신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후에는 “58세 현상”, “57세 현상”... 등으로 변질하는 시점이 점점 앞당겨졌으나 본질적으로는 “거세불안장애”의 발현이다. 권력을 확실하게 잃게 되는 상황에서 돈 모으기로 보상을 바랐으니까. 헌데 비리, 부패와 뇌물이 드러나면서 감옥살이를 한 사람들이 많았으니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곤 했다. 발각되기 전에 자산을 미리 해외로 빼돌리고 자신도 해외로 달아난 사람들은 법적처벌을 피했으나 해외에서 정말 마음 편히 보냈는지는 그 자신만이 알 수 있다. 

 

언젠가는 잃어버릴 권력, 언제 상실할지 모르는 능력은 인간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런 불안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느냐에 따라 아름다운 인간이 되느냐 추한 괴물이 되느냐가 갈라진다. 

 

2017년 미국의 영화계에서 시작된 성추행, 성폭행 폭로 “미투(나도 당했다, 나도 말한다)”운동이 어느덧 세계적 범위로 확산되고, 한국에서도 문화예술계, 사법계 등으로 널리 확산된다. 몇몇 사람이 아무리 폭로하고 항의해도 잠깐 뉴스들을 만들어냈을 뿐 잠잠해졌던 예전과 비기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 든다. 

 

문단의 고은 시인, 연극계의 이윤택 연출가 등 쟁쟁한 인물들의 성추행, 성폭행 의혹들을 살펴보면 “거세불안장애”가 심각하다. 누리는 권위, 거머쥔 권력 등을 언제 지날지 모르는 “유효기” 내에 쓰거나 확인하려고 집착했던 것이다. 여배우가 연출가를 안마하여 사정을 시켜주면 더 큰 배역을 얻게 되었다는 폭로가 나왔으니, “거세불안장애”의 전형적인 사례로 되기에 충분하다. 

 

“미투”운동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으나 간호사의 자결로 요즘 화제를 잇달아 낳는 간호사 사회의 “태움”문화도, 군대의 오랜 병폐로 지적돼온 “기합”도 “거세불안장애”의 발현으로 볼 수 있겠다. 고참, 선배의 우세확인으로 불안해소를 노렸으니 말이다. 

 

문화예술계의 치부가 드러나면서 충격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강렬하지만 짧은 분노에 그치지 말고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를 바란다. 수십 년 청소하지 않은 뒷간을 휘저으면 별별 오물이 다 나타나고 악취가 풍기기 마련인데 그대로 놔두면 환경오염에 그치지만 잘 쓰면 알곡, 야채 재배의 밑거름이 된다. 문학계의 친일인사 폭로와 청산이 예전에 거듭 진통을 야기했으나 결국에는 문학계 전반에서 나아가서는 한국 사회적으로 친일을 부정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시피, “미투”운동이 우선 문예계를 정화하고 나아가서는 한국 사회를 바꾸기를 기대한다. 


원본 기사 보기:자주시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