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자 동아일보 1면 기사를 읽으면서 '어처구니'보다는 '어리버리'가 연상됐다고 한다면 기자가 오만한 것일까?
""동아일보 보도가 맞다" 버거킹 용기있는 사과"라는 제하의 일면 메인기사를 보면서 한참동안 미친듯이 웃었다면 난 정말 미친걸까? 동아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버거킹아시아퍼시픽의 피터 탠 사장이 서한과 함께 보낸 보도문(media statement)에 의하면 "미국 매장에서 제공되는 햄버거는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며, "미국 내 법규는 월령을 기준으로 쇠고기 유통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버거킹아시아가 보낸 서한과 보도문은 지난달 21일자 동아일보 황호택 논설위원의 칼럼에 대한 반론제기("미국 버거킹은 30개월 이상 쇠고기로 만들지 않는다")에 대한 사과의 성격을 띄며, "사실과 다른 내용은 신속하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버거킹 본사의 윤리강령에 따른 것이라고 동아일보는 소개했다. 하지만 버거킹아시아퍼시픽 피터 탠 사장이 보냈다고 밝힌 보도문은 애시당초 사과의 성격보다는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문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내 법규가 '월령(月齡)'을 기준으로 쇠고기 유통을 통제하는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시장을 단순비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법규에 따르면 건강하고 걸을 수 있는 소만을 햄버거 재료로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연령에 제한을 두어 30개월 미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는 동아일보의 기사는 이를 근거로 '"동아일보 보도가 맞다" 버거킹 용기있는 사과'라며 호들갑을 떨고있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기사 초반에 '서한과 보도문'이라고 소개한 문건을 기사 중반에 가서 '사과 및 보도문'이라고 수정해 마치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버거킹이 사과한 듯한 늬앙스를 주고 있다.
그리고는 아무 설명도 없다. "미국 내에서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로 만든 버거킹 햄버거를 먹는 미국인들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미국 내에서 유통되고 (있을수도) 있으니 당연히 안전하다"는 식이다. 한술 더 떠, 뉴라이트연합은 동아일보 보도가 나오자마자 "이번 버거킹이 밝힌 30개월 이상의 월령 쇠고기 사용 인정은 반미 투쟁을 선동하는 자들의 주장이 허위임을 한방에 폭로한 것"이라며, "실제 미국인들은 쇠고기를 연령에 구분하지 않고 먹고 있다. 햄버거 패티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소시지 재료로 소 내장까지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주장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적어도 자신들의 기사가 설득력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에 아무런 하자가 없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버거킹 관련기사가 나가자마자 한국맥도날드와 버거킹 한국지사가 현재 만들어지는 햄버거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해명자료를 발 빠르게 낸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게 아닌가?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전반의 여러 이슈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취재해나가는 미디어활동가 김오달입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김오달) 549-022249-02-101
댓글
기자수첩, 동아, 버거킹 관련기사목록
|
인기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