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품은 ‘오리바위’, 아랍女 닮은 ‘얼굴바위’[한도훈의 울릉천국여행22] 태곳적 장인이 빚어낸 걸작품 그 위로...통구미에서 통구미, 남통, 남양터널 세 개의 터널을 지나면 본격적인 남양 마을을 만날 수 있다. 맨 처음 조우한 것은 남통터널 입구 못 미쳐 도로 아래에 마치 낙타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 이 낙타바위 주변이 널찍하게 되어 있어서 낚시꾼들이 모이는 곳이다. 남양낚시터. 이곳에서 잠시 차를 세워두거나 도보 여행시 잠시 숨을 고르며 낙타바위, 통구미 향나무 자생지인 가재굴바위를 둘러보는 것도 여행 묘미(妙味)다.
그 뒤 남통, 남양 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오리바위가 있다. 말로만 듣던 남양 오리바위를 찾으려면 한참을 애 먹어야 한다. 어디에 있는 지 이리저리 눈을 굴려도 보이는 건 단풍 절벽뿐이니까. 사실, 이 절벽도 빼어난 작품이다. 단풍절벽을 한 참 살피다 발견한... 한참을 남양터널 위 맨 꼭대기 부분을 훑어보면 알을 품은 오리 한 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행운을 얻은 뒤 얼굴 가득 환한 미소. 참으로 정교하게 다듬어진 오리이다. 태곳적 어떤 장인이 깎아 놓은 것일까? 그런데 때로는 이 오리바위가 독수리바위로 보인다. 뒤로 향나무가 있어서 멀리서 보면 그게 날카로운 부리 역할을 한다. 오리바위는 망원렌즈로 사진을 찍어서 가깝게 보면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닥에 알처럼 생긴 바위가 있고, 조금 큰 바위는 몸통이다. 이 몸통하고 분리돼 마치 오리의 머리처럼 형상화된 바위도 있다.
이 오리바위를 보며 조금 길을 가다보면 또 한 번 마술 같은 신기한 현상이 벌어진다. “세상에나…….” 길가 바위에 거대한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그것도 이목구비가 도드라진 잘생긴 얼굴. 뺨을 나타낸 흰색의 바위도 뚜렷하다. 눈썹과 코 부분은 시커멓게 돼 있어 더욱 실감이 난다. 콧구멍은 아주 짙은 검은색이라서 또 감탄을 한다. 코와 볼 사이에 얼굴선이 또렷하게 그려져 있어 얼굴을 만들어 낸다. 입은 조금 비틀어져 있지만 잘생긴 얼굴에 금이 가진 않는다. 한 가지 흠은 이 얼굴을 온전히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있는데 전봇대다. 이 전봇대가 얼굴 뒤편에 세워져 있어서 온전한 작품 감상을 가로막는다. 이 괴물만 없으면 완벽한 얼굴을 감상할 수 있을 텐데... 한 가지 더 아쉬운 것은 이들 풍경 말고 남양, 남통, 통구미 터널로 이어지는 해안 풍광을 감상할 조망대가 없다는 거다. 길을 내기에 급급해 여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모양이다. 이들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좋을 성 싶다. 참, 여름날엔 이 얼굴바위로 물이 흘러내리면 마치 콧물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콧등으로 흘러 콧물처럼 떨어지는 아주 작은 폭포이다.
독도에도 얼굴바위가 있다. 이집트나 아프리카 여인을 닮았다. 서울 북한산에도 얼굴바위가 있고, 강진 천불산에도 큰바위 얼굴이 있다. 이들과 비교해 봐도 남양 얼굴바위가 아주 뛰어난 작품인 걸 알 수 있다. 콧물 흐르듯, 한여름엔 작은 폭포가... 미국에선 산을 통째 깎아 큰바위얼굴을 만들었다. 자연을 파괴해서 사람의 얼굴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인공적인 것에 관광객들은 더 열광한다. 참으로 묘하다. “오리바위, 얼굴바위여! 태곳적 어느 장인이 있어 고뇌 끝에 남모르게 조각해 놓은 거다. 울릉 남양으로 여행 오는 사람들이여! 한 번쯤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얼굴이 절벽에 조각되어 있는지 꼬옥 확인하시압!”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집 '코피의 향기'를 쓴 시인 한도훈입니다. 어린이소설로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를 우리나라 최초로 집필했습니다. 부천시민신문, 미추홀신문, 잡지 사람과 사람들을 통해 언론인으로써 사명을 다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콩나문신문에 '부천이야기'를 연재하고 있고, 울릉도, 서천, 군산, 제주도 등지의 여행기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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