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WP, 영화 '변호인' 동시주목

'독재의 기억'·'노무현의 추억' 흥행 요소, 미주한인사회 관람 열풍

인터넷저널 | 기사입력 2014/02/12 [01:52]

NYT·WP, 영화 '변호인' 동시주목

'독재의 기억'·'노무현의 추억' 흥행 요소, 미주한인사회 관람 열풍

인터넷저널 | 입력 : 2014/02/12 [01:52]
미국 리버럴과 보수의 대표적인 양대 언론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영화 ‘변호인’의 미국 상영에 맞춰 일제히 이 영화를 주목하고 나섰다. 미국을 대표하는 두 신문이 한국영화를 가지고 동시에 영화평을 게재한 것은 초유의 일이 아닐까 싶다.
 
미국의 양대 신문이 영화 변호인을 주목한 것은 뉴욕타임스가 지적한 것처럼 한국인들에게 독재의 기억이 머나먼 것이 아니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아마도 뉴욕 타임스는 ‘한국은 현재 독재국가다’라고 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 영화가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영화가 비극적으로 삶을 마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영화일 뿐 아니라 영화가 현재 한국의 대통령인 박근혜의 아버지이자 독재자로 유명한 박정희 시대의 처참한 인권유린과 폭압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상황이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뒤에 급격하게 유신시대로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송강호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걸출한 배우가 미국 언론의 눈길을 끄는데 한 몫을 했지만.

뉴욕타임스는 6일 니콜라스 라폴도( NICOLAS RAPOLD)가 영화 리뷰 코너에 쓴 ‘한국 사회의 정의를 이루려는 시도-영화 '변호인'에서 한 의외의 영웅이 대의를 위해 싸우다’는 제목의 영화평에서 "독재 정권은 한국에서 머나먼 기억이 아니며, 바로 이 과거 때문에 '변호인'이 한국에서 대대적 흥행 성공을 거두었다"고 분석했다.
 
이 영화평은 담담하게 영화 ‘변호인’의 전개과정과 시대적 배경 등을 따라가며 "주인공 송우석은 즉 영웅이 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캐릭터가 불의를 보며 정치화된다"고 말한다.

물론 "그의 상대역은 북한의 상시적 전쟁 위협을 이유로 강압적 방법을 정당화하는 수사관이다"는 말로 종북 또는 빨갱이로 몰아 국가보안법이라는 굴레를 씌워 처참하게 인권을 유린했던 독재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니콜라스이 영화평을 따라 읽다 보면 현재 한국의 종북몰이와 민주주의 후퇴를 연상하게 하는 장치들이 문장 곳곳에 배치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은 영화자체에 그런 장치들이 있지만.

워싱턴포스트도 6일 영화 리뷰 코너에 자유기고가인 마크 젠킨스(Mark Jenkins)의 영화평을 실어 ‘변호인’을 주목했다. ‘변호인 영화평, 진정성 있고 교훈도 주는 한국의 박스오피스 히트’라는 제목의 이 영화평은 "대단히 내세울 건 없으나 야망이 컸던 한 변호사의 1978년을 기점으로 한 인생역전을 그렸다"고 언급했다.
 
기사는 또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영화로 꾸며진 '변호인'은 인권변호사가 되었다가 후에는 한국의 대통령이 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모델로 해서 한 인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와는 달리 이 영화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영화임을 밝힌다.

특히 영화평은 "미국에서 개봉된 많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남북 간의 피해망상으로 인한 긴장감이나 개인적 복수와 같은 것이 아니고, 이 영화는 진정성이 있고 교훈적이다"고 평가했다. 두 신문사의 영화평은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섰음에도 불구하고 ‘운명적’으로 ‘변호인’의 송우석역을 맡은 송강호의 연기에 대해서도 호평하고 있다.

두 영화평이 같은 날 영화 ‘변호인’을 주목한 것은 독재자 박정희와 고문조작,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와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 독재에 맞서 싸웠던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기억 등 현 한국의 정치, 사회 상황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한편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뉴욕, LA, 워싱턴 DC, 시카고, 달라스, 필라델피아 등 영화 ‘변호인’이 개봉되는 지역의 한인사회에서는 단체로 관람을 보러가는 등 영화 ‘변호인’ 보기 선풍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73%에 가까운 문재인 지지를 보였던 미주 동포들의 정치적 성향이 영화 변호인의 한국 흥행과 맞물려 급격하게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영관 링크는 다음과 같다. http://wellgousa.com/theatrical/the-attorney

정상추는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를 함께 번역하여 소개한다.(조선일보 여러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듣보잡 매체가 아닙니다번역 감수 임옥.
 
[뉴욕 타임스 기사 바로가기 ☞ http://nyti.ms/1kmdMc0]

▲ 뉴욕타임스의 영화 '변호인' 관련 보도.     © 정상추

▲ 송강호(오른 쪽)가 세무 변호사 출신 인권 운동가를 연기하고 있다.     © 정상추


A Play for Justice in South Korea
In ‘The Attorney,’ an Unlikely Hero Fights for a Cause
 
한국 사회의 정의를 이루려는 시도
영화 "변호인"에서 한 의외의 영웅이 대의를 위해 싸우다
 
Authoritarian rule is by no means a distant memory in South Korea, and that past helps explain the blockbuster success there of “The Attorney.” Set in the 1970s and 1980s, the film stars Song Kang-ho in a straight-as-an-arrow courtroom drama based on a notorious 1981 case of government oppression.
독재 정권은 한국에서 머나먼 기억이 아니며, 바로 이 과거 때문에 영화 "변호인"이 한국에서 대대적인 흥행 성공을 거두었다. 1970년대와 80년 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배우 송강호가 주연으로 출연하며, 1981년에 있었던 악명 높은 정부 탄압의 사례를 토대로 한 과장 없는 법정 드라마이다.
 
Mr. Song’s titular character, also named Song, hustles his way to wealth as a real estate and tax lawyer, then falls into representing a student who was tortured into a false confession. Song hadn’t planned to get involved, but the student’s salt-of-the-earth mother runs his favorite lunch place, and the blatant abuse of national security law shocks him into acting.
송강호의 극중 인물인 같은 성의 주인공, 송변호사는 부동산과 세무 변호사로 부를 쌓다가 고문을 받고 거짓 자백을 해버린 한 학생을 변호하게 된다. 송 변호사는 연루될 생각이 전혀 없었으나, 이 학생의 헌신적인 어머니가 자기가 점심을 먹기 위해 즐겨 찾는 단골 식당의 주인인데다 또 국가보안법이 명백히 남용되는 것에 충격을 받고 행동을 개시한다.
 
Song is a standard movie type: the unlikely hero politicized by an injustice. (His opposite is the official who justifies strong-arm tactics with the constant threat of war with the North.) Mr. Song puts his usual big heart into the character, though there aren’t many layers or nuances to the drama. Every scene does its job, tears flowing on cue.
송우석은 전형적인 영화 주인공 타입이다. 즉 영웅이 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캐릭터가 불의에 의해 정치화된다. (그의 상대역은 북한의 상시적 전쟁 위협을 이유로 강압적 방법을 정당화하는 수사관이다.) 복잡함이나 미묘함이 영화에 많은 것은 아니지만 배우 송강호는 자신의 특유한 다정다감한 성격을 캐릭터에 불어 넣는다. 모든 장면은 제 역할을 하며, 때맞춰 눈물이 나오게도 한다.
 
The director, Yang Woo-seok, making his feature filmmaking debut, bases the story on his own webtoon. Song’s encounter with government violence is neatly summed up with a riot cop in a face-obscuring black helmet bursting indoors in slow motion. But in the courtroom, Mr. Yang also sets the camera to roam in a showily prolonged scene that’s less like a Preminger camera maneuver than the prowling of a restless house cat.
이 작품으로 데뷔한 양우석 감독은 자신의 웹툰을 토대로 영화의 스토리를 만들었다. 송우석이 정부의 폭력과 조우하는 대목은 검은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전투경찰이 슬로우 모션으로 처들어오는 장면에 잘 요약된다. 그러나 법정에서 양 감독은 또한 과도하게 늘어지는 장면에서 프레밍거 카메라 기법이라기 보다는 집고양이가 불안하게 이리저리 배회하는 것처럼 카메라를 돌아다니도록 배치한다.
 
There are levels of resonance that might not strike an audience outside of South Korea, but during the film’s restrained portrayal of the torture, a moment of waterboarding still has the power to unsettle.
한국 밖의 관객에게 울림의 정도는 덜할 수 있으나 영화의 절제된 고문장면 중 물고문의 순간은 여전히 관객들을 불안하게 흔드는 힘이 있다.
 
[워싱턴 포스트 기사 바로가기 ☞ http://wapo.st/1aF3GQ7]
 
▲ 워싱턴포스트의 '변호인' 관련 보도화면.     © 정상추

▲ 송우석(배우 송강호)은 영화 '변호인'에서 성공적이고 열심히 일하는, 변호사 출신 인권운동가이다.     © 정상추

‘The Attorney’ movie review: An earnest and instructive South Korean box-office hit
'변호인' 영화평: 진정성 있고 교훈도 주는 한국의 박스 오피스 히트

Two things seem obvious from watching the first few minutes of “The Attorney”: The movie is a comedy, and its protagonist is no hero.
영화 "변호인"을 처음 몇 분 간 관람하면 두 가지 사실이 분명해 보인다: 이 영화는 코미디이고 주인공은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
 
The recent South Korean box-office hit observes the progress, beginning in 1978, of a lawyer with few credentials but much ambition. Song Woo-seok (Song Kang-ho) is snubbed by other lawyers because he passed the bar exam without attending law school, or even college. These cohorts are further scandalized when Song begins registering real-estate transactions, a task previously restricted to notaries.
최근 한국의 박스 오피스 히트인 이 영화는 대단히 내세울 이력은 없으나 야망은 컸던 한 변호사의 1978년을 기점으로 한 인생역전을 그린다. 송우석 (송강호)은 법대대학원은 커녕 대학조차 다니지 않은 채로 사법고시를 통과한 사실 때문에 다른 변호사들로부터 무시를 받는다. 송 변호사가 전에는 공증인에 제한된 업무였던 부동산 매매 등록업무를 시작하자 이 사람들은 더 기가 막혀 한다.
 
His most inexcusable offense? Song makes a lot of money while doing work other attorneys thought was beneath them.
더욱 용서가 안되는 불쾌한 사실은? 송 변호사는 다른 변호사들이 자기들이 하기엔 너무 급이 낮다 생각한 일들을 하며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다.
 
The industrious lawyer’s detractors aren’t the only ones in for a surprise; so are most of the movie’s American viewers. Midway through the story, “The Attorney” becomes a political drama. And Song rises to the occasion.
이 부지런한 변호사를 폄훼하는 사람들만이 아니고 이 영화를 감상하는 대부분의 미국인 관람객도 놀라게 된다. 영화의 중간 쯤에 이르며, "변호인"은 정치적 드라마가 된다. 그리고 송변호사는 멋지게 난국을 헤쳐 나간다.
 
The lawyer thinks mostly of supporting his family and putting ever more distance between himself and his impoverished childhood. He’s also devoted to the modest, family-run local restaurant where he’s dined for years -- and where he once skipped out on the bill when he was an impoverished student.
송 변호사는 자신의 가족을 부양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빈곤했던 어린 시절과 가능한 거리를 두려 한다. 그는 또한 오랫 동안 식사를 해온, 가족끼리 운영하는 근처의 조그만 음식점을 애호한다 - 가난한 학생 시절 그는 이곳에서 음식 값을 떼어먹은 적이 한 번 있다.
 
Song doesn’t follow politics, but he does support his friends. So when the restaurant owner’s college-age son disappears, the lawyer begins an investigation. He soon learns that Choi Jin-woo (Korean boy-band member Siwan) has been arrested and brutally tortured. His crime is being a member of a book club that reads such “seditious” literature as British historian and diplomat E.H. Carr’s “What Is History?”
송씨는 정치는 하지 않지만 그의 친구들을 도와준다. 그래서 식당주인의 대학생 아들이 사라졌을때, 변호사는 이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는 곧 최진우가 (한국 남성 음악 그룹 멤버 시완) 체포되고 잔인하게 고문당한 것을 알아낸다. 그의 죄는 영국 역사가이자 외교관이었던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와 같은 "불온"서적을 읽는 독서클럽의 회원이라는 것이다.
 
To the astonishment of the judge, the prosecutor and South Korea’s secret police, Song takes Choi’s case and turns a show trial into a real one. He makes public things that were formerly veiled in the name of “national security.” He divulges torture techniques, illustrated in grim flashbacks, and he takes a few body blows himself.
판사, 검사, 그리고 한국 비밀 경찰을 깜짝 놀라게 하면서, 송 변호사는 최씨의 사건을 맡아서 여론 조작용 재판을 진짜 재판이 되게 한다. 그는 이전에 "국가 보안"이라는 이름으로 베일에 가려졌던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나게 한다. 그는 충격적인 회상장면으로 묘사되는 고문 기술을 폭로하고, 그 또한 몇 대 얻어 맞기도 한다.
 
Fictionalized from actual events, “The Attorney” shows the transformation of a character based on the late Roh Moo-hyun, who became a human-rights advocate and later South Korea’s president. Rather than a fevered riff on national paranoia or personal vengeance, like many Korean flicks released in the United States, the movie is earnest and instructive.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영화로 꾸며진 "변호인"은 인권 변호사가 되었다가 후에는 한국의 대통령이 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모델로 해서 한 인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개봉된 많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남북 간의 피해망상으로 인한 긴장감이나 개인적 복수와 같은 것이 아니고, 이 영화는 진정성이 있고 교훈적이다.
 
“The Attorney” can be melodramatic, and first-time feature director Yang Woo-seok is not yet a singular filmmaker. But the movie is carrried by its rousing pro- democracy message and a lively performance from the versatile leading man, whose credits include such notable Korean films as “The Host” and “Memories of Murder.” Song Kang-ho is well cast as an everyday champion, distinguished not by superpowers but by simple decency.
"변호인"은 멜로 드라마라 할 수도 있고, 첫번재 작품을 발표한 양우석 감독은 아직 최고 수준의 감독은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고무적인 친민주주의 메세지와 "괴물"과 "살인의 추억"과 같은 유명한 한국 영화를 흥행시켰던 다재다능한 주연 배우의 살아 있는 연기에 의해 잘 살아난다. 송강호는 일상적인 승자를 묘사하는 훌륭한 배역이며, 초강력한 힘이 아니라 소박한 인간미로 돋보인다.

Jenkins is a freelance writer.
젠킨스는 자유 기고가이다.
 
Unrated. At Cinemark Egyptian 24 and XD and Rave Cinemas Cintreville 12. Contains torture, political street violence and brief profanity. In Korean with subtitles. 127 minutes.
무등급. Cinemark Egyptian 24 and XD과 Rave Cinemas Cintreville 12에서 상영중, 고문, 정치적 거리 폭력과 약간의 비속어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어이며 자막이 있다. 1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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