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검증공방’ 대선 중대 변수로

보도동향 이명박·박근혜 당내 경선과정서 난투극 “대선판도 바뀐다”

신정원 | 기사입력 2007/06/21 [19:48]

‘날선 검증공방’ 대선 중대 변수로

보도동향 이명박·박근혜 당내 경선과정서 난투극 “대선판도 바뀐다”

신정원 | 입력 : 2007/06/21 [19:48]
“양 후보간 지지율 격차 10%대로”

 대선이 180일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1위의 지지율을 고수하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독주가 무너지고 있다고 인터넷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 전 시장에게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한 ‘검증문제’가 대선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BS의 지난 18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시장 지지율은 41.4%에서 33.5%로 하락했고, 박근혜 전 대표는 21.6%에서 2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격차가 19.8%에서 8.7%로 감소한 것. 주요 일간지들도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0% 내외로 줄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특히 <한겨레>가 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전 시장 검증공방’에 대해 ‘대선 후보에 대한 부당한 정치공세’라는 게 28.9, ‘대선 후보로서 거쳐야 할 검증과정’이라는 의견이 61.0%로 나왔다. ‘후보 검증 문제’가 중대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대선후보 검증 필요” 여론

 이에 인터넷언론은 이명박, 박근혜 후보 간의 치열한 공방전을 시시각각 보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박 캠프의 연타에 이 캠프의 초기 대응은 나름대로 ‘맞짱’ 뜨는 형국이었으나 돌연 태도를 바꿨다.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를 상대로 ‘정치적 공작설’, ‘배후설’ 을 주장하며 방향을 틀었다는 것.

이 캠프는 20일 오전 국회 정무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의 의혹 제기와 주장에 대해 ‘정치공작설’로 대응했다. 대운하 공약과 관련한 정부의 문건에 대해선 ‘배우세력 의혹’과 ‘청-박 정보공유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의 산악회 수사엔 “수사의 ‘시점’과 ‘속도’가 너무 미묘하고 석연치 않다(나경원 대변인)”며 정치공작성 기획 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디어오늘>은 “이 캠프에서 내린 처방전은 청와대에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음모론은) 이명박 검증 공방의 배후에 청와대는 물론 북한과 박 캠프까지 연루됐다고 주장하는 것”이지만 “대선 때마다 나오는 ‘음모론’은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청와대와 이 캠프는 각각 박형준․진수희 대변인과 천호선 대변인을 맞고소한 상태다.

 
▲ 네이버에 보도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동정.     © 인터넷저널


이 전 시장 캠프는 자신들의 대청와대 공격을 ‘박 캠프보다 한 수 위’ 전략이라 사용하고 있지만 그게 먹혀들어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프레스25>는 이 전략에 대해 “여권이 두려워하는 상대는 이명박이란 점을 부각시키려는 일종의 ‘박근혜 배제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하여튼 이 캠프는 최근 정책으로 승부하는 ‘포지티브’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희태 대변인은 박 캠프 진영을 ‘동지’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는 20일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경선이) 끝나면 손잡고 우리가 정권교체를 위해서 투쟁해야 할 동지 아닙니까?”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캠프, ‘靑음모론’ 전환

 이 캠프의 이런 전략에 대해 <폴리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와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네거티브’대응이 미약하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포지티브’ 전략은 범여권과의 ‘전쟁’에서 통하지 코앞의 ‘전투’인 당내 경선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는 것.

그러나, 이 캠프 한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강력히 대응하면 저쪽에서는 더 강력히 네거티브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정책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혀 강력한 네거티브 대응도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박 캠프는 이 전 시장을 상대로 같은 당의 경선 후보 간 공세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수위의 공격을 퍼부었다. 그것도 주도면밀하게 ‘이명박 X화일’을 하나씩 터뜨리며 이 전 시장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 캠프는 방향을 틀어 ‘이 vs 노 전선’을 구축했다며 청와대를 공격하고 나섰다.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 위․변조 의혹에 대한 청와대와 이 캠프의 대결구조에 박 캠프가 나서지 말라는 것.

어찌됐든 박 캠프는 이 전 시장과의 당내 경선에서 인기표를 두둑하게 얻고 있다. “내달 초에 반전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박 캠프는 대선주자 간 정책토론회가 지지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고, 검증 공방이 상승작용을 일으켰다는 분석이지만, 인터넷언론은 ‘후보 검증 공세’를 그 첫 이유로 꼽는다.

 “네거티브 공세 통했다”

 앞으로 박 캠프의 ‘이명박 죽이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인터넷언론 다수의 견해다. 또,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명박 X파일’이 공개될 것이며, 공격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선 이런 공격이 박 전 대표를 결국 한나라당 경선의 승리자로 만들 것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브레이크뉴스>는 “지난 6월 15일경 대선을 향해 뛰는 예비후보들이 해외에서 저지른 비리 내용을 수집하기 위해 한 시민단체 임원들이 전격 출국했다”고 전했다. 그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대선후보 고발센터’가 꽤 많은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일정기간 검증을 거친 후 7월 11일 이후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해외판 대권주자 부정부패 의혹’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산형성’, ‘해외추태’, ‘이성문제’ 위주로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힌 ‘LA 대선후보 고발센터’가 어떤 폭탄을 던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전 시장의 ‘BBK 금융사기사건’ 관련 ‘범인 도피 의혹’, 박 전 대표의 ‘정수장학회’ 및 ‘최태민 목사’ 등에 대한 증거 자료가 제시될 수도 있고, 범여권 후보들의 또 다른 X파일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대선 때마다 ‘관례적’으로 나왔던 ‘대선 유력후보의 X파일’은 대통령 당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87년 대선 때 DJ 비서를 지냈던 함윤식씨의 「동교동24」△92년 손충무씨의 YS 사생활을 보도 △97년 손충무씨의「DJ X파일」△2002년 김대업씨가 내놓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아들 정연씨 병역비리 의혹 △2007년 김유찬씨의 「이명박 리포트」가 그런 종류다.

 “X파일로 박근혜가 이긴다?”

 역대 X파일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명예훼손 및 무고혐의로 처벌받거나, 법원으로부터 발행하려던 책의 판매․배포 금지처분을 받았지만, 유력 대선 후보들을 낙선시키거나 치명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는 성공했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X파일은 또 다른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네거티브 공방이 난무하는 요즘 인터넷언론들은 쓸 게 많아졌다. 하지만 곁가지에 눈독을 들이는 보도도 가끔 흥행을 하곤 한다. 어떤 저의가 숨어있는지야 알 수 없지만. 대운하공약의 타당성에 대한 보도보다 보고서의 위․변조 의혹을 더 깊이 있게 다루는 언론의 보도행태에 ‘본질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건 이 때문이다.

언론은 사실이 아닐지라도 의혹이 제기되면 일단 보도한다. 그에 대한 상대방의 반박이나 반격도 부지런하게 다룬다. 현재 인터넷언론의 대표기사들의 주류가 이런 공방전이라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후보들에게 제기되는 의혹이 있다면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원수로 ‘하자’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밀하게 사실관계 검증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언론의 양날의 칼을 가진 게 분명하다. 대통령 후보의 도덕성이나 자질에 대해 국민이 심판하도록 하기도 하지만, 후보들의 네거티브 전략이 통하게 하는 것도 언론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언론계는 후보들의 X파일이 더 남아있고, 사실관계를 밝히려는 증거 자료도 더 공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같은 ‘검증 전쟁’은 국민들이 차기 대통령 후보를 가려내는데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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