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쌍용차노조 '과격무장' 호들갑

[방송모니터] 민언련, 8월 7~9일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08/11 [00:11]

방송3사, 쌍용차노조 '과격무장' 호들갑

[방송모니터] 민언련, 8월 7~9일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08/11 [00:11]
쌍용차 노사가 우여곡절 끝에 노사합의로 최악의 상황을 막았지만 경찰이 노조집행부에 대한 강경 처벌의지를 밝히고 나선 가운데 방송3사가 이를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며 노조가 저항했던 도장2공장 내부 화염병과 새총 등을 앞다퉈 보여줘 노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10일 내놓은 '8월 7~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에서 화명병, 사제무기에 대한 방송사의 집중보도는 경찰의 살인적 강제진압의 불가피성에 힘을 실어주고 노조집행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특히 상처를 딛고 노사가 화합하여 쌍용차의 회생을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방송사가 노조원들의 과격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갈등만 부추길 뿐 문제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4대강개발 등 확대 예산정책을 펴고 있지만 경제위기로 인한 세수감소와 부자감세정책까지 겹쳐 재정적자가 심각한데도 방송3사가 이런 문제점과 극복방안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민언련의 지적도 이어졌다.
 
▲ 방송3사     ©인터넷저널
그나마 MBC가 기획재벙부가 한나라당 지도부와 내년 예산에 대한 당정협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나라당에서조차 확대재정 기조를 재검토하고 2010년으로 예정된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계획을 유보하는 동시에 4대강 사업에 대한 속도조절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야당도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 과열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있어 자산거품 확대재생산에 따른 경제 악영향이 우려되 전문가들이 대출을 억제할 금융규제와 부동산규제 완화정책 중단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데도 방송3사들이 이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다음은 민언련이 지난 10일 내놓은 '8월 7~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보고서 전문.

1. 방송3사, ‘화염병·사제총’ 보여주며 쌍용차 노조 부정적 측면 부각 
 
KBS 7일 <정상출근…조업재개 분주>(구본국 기자) <‘회생’…영업망 재건이 관건>(김시원 기자)
 <일자리 창출·재취업 돕는다>(최광호 기자) <77일 점거 농성 현장>(최문종 기자)
 <가족과 재회·96명 조사>(구경하 기자)
 8일 <조업재개 박차…44명 영장>(유지향 기자)
 9일 <수요일쯤 생산 재개>(구본국 기자) 
MBC 7일 <정상화 착수 아픔딛고 조업준비>(박영회 기자) <‘고용특구’ 지정>(고현승 기자)
 <‘판매’회복이 열쇠>(현원섭 기자) <도장공장 내부는..>(장인수 기자) 
 8일 <첫 시험가동 다음주 조업재개>(박영회 기자) <44명 구속영장>(박민주 기자) 
 9일 <정상화 안간힘>(현원섭 기자) 
SBS 7일 <구조조정 간접지원>(김형주 기자) <재가동 본격준비>(임상범 기자)
 <상처 곳곳에>(김석재 기자) <갈등치유 급선무>(홍승준 기자)
 <“파업주도 20여명 영장”>(최우철 기자)
 8일 <“이르면 다음주 생산가능”>(이종훈 기자) <44명 구속영장 신청>(단신)
 9일 <신차 개발이 관건>(정호선 기자)

 
쌍용차 노사가 우여곡절 끝에 노사합의로 최악의 상황을 막았지만, 경찰이 파업 노동자와 노조집행부 등에 대한 강경한 처벌의지를 밝히고 나서 노사합의 정신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방송3사는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무비판적으로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으며, 노조원들이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도장 2공장 내부에 있던 화염병과 새총, 비상식량 등을 보여주며 노조원들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부각했다.
 
이러한 화염병, 사제 무기 등에 대한 보도는 구속영장 청구를 정당화해주고 공권력의 살인적 강제진압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처를 딛고 노사가 화합하여 쌍용차의 회생을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원들의 과격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갈등만 부추길 뿐 문제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KBS는 7일 <77일 점거 농성 현장>(최문종 기자)에서 공장 내부의 모습을 보여주며 “공장 4층, 옥상 근처에는 무기 창고가 있다”며 “화염병만 천5백여 개, 볼트 수십 개를 한꺼번에 쏘는 사제총, 새총, 표창 등이 가득하다”는 등 노조의 과격한 모습을 부각하는데 그쳤다. 8일 <조업재개 박차…44명 영장>(유지향 기자)과 9일 <수요일쯤 생산 재개>(구본국 기자)는 공장 조업재개 준비 상황을 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경찰의 노조 구속 소식 등은 보도 말미에 각각 “한편 경찰은 점거 농성을 벌이다 연행된 노조원 등 96명 가운데 한상균 노조지부장을 포함한 44명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경찰은 쌍용차 폭력시위로 경찰이 부상을 당하고 장비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며 민주노총과 쌍용차노조 집행부 등을 상대로 5억여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구속영장이 신청된 노조원 44명은 내일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고 단순 언급에 그쳤다.
 
SBS는 7일 <상처 곳곳에>(김석재 기자)에서 “무기창고”라며 “천 5백개의 화염병이 방 한가운데에 가득 차 있다. 다양한 형태의 볼트총과 끝을 뾰족하게 간 창, 다연발 사제총까지 갖가지 사제무기가 가득하다”고 노조원들의 과격한 모습을 부각했다. 7일 <“파업주도 20여명 영장”>(최우철 기자)과 8일 <44명 구속영장 신청>(단신)은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계획 등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MBC도 7일 <도장공장 내부는..>(장인수 기자)에서 “수백 개의 화염병과 다양한 형태의 볼트총, 쇠파이프와 새총 등 갖가지 사제 무기들이 가득했다”며 노조의 과격한 모습을 부각해 보도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8일 <44명 구속영장>(박민주 기자)에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소식을 전하며 경찰 입장만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민주노총 측은 쌍용차 노사가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민·형사상의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밝혔는데, 경찰이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며 민주노총 측의 반론을 보도했다.
 
한편, 정부는 평택시를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정하기로 했는데, 방송3사의 관련 보도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SBS는 7일 첫 꼭지를 평택시 고용특구 지정 소식으로 다루며, ‘정부의 간접지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구조조정 간접지원>(김형주 기자)은 앵커멘트부터 “이렇게 되면 회사 구조조정에 필요한 돈의 상당부분을 정부가 간접적으로 지원하게 된다”고 ‘정부 간접 지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보도에서도 “회사가 고용유지를 위해 지급하는 휴직수당과, 정리해고자에 지급하는 전직 지원 장려금의 90퍼센트를 정부가 보전해준다”며 “최대 3백여 명을 무급휴직으로 전환하고, 2천 명 넘는 인원을 희망퇴직이나 분사로 정리하겠다는 쌍용차 입장에서는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KBS 7일 <일자리 창출·재취업 돕는다>(최광호 기자)에서 “이른바 경제적 재난사태를 맞은 셈이어서 정부는 평택시를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며 고용개발촉진지역 선정시 주어지는 혜택을 설명했다.
MBC는 7일 <‘고용특구’ 지정>(고현승 기자)에서 정부의 고용특구 지정 소식을 전하면서도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없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쌍용차 회생을 위해 절실한 것은 돈”이라며 “회생에 필수 요건인 신차개발비 지원은 불투명하고, 공장을 돌릴 운영 자금 마련도 쉽지 않다”며 ‘쌍용차 회생에 필요한 자금마련이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2. 방송3사, 정부 ‘재정 적자’ 문제 분석 부족
 
MBC 7일 <재정적자 ‘경고’>(왕종명 기자)
 
정부 재정적자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4대강 개발 등 확대예산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작 경제위기로 인한 세수 감소와 ‘부자 감세’ 정책까지 겹쳐 재정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방송보도에서 정부 재정적자의 문제점과 극복 방안 등을 다룬 보도는 찾기 힘들었다. 그나마 MBC가 7일 <재정적자 ‘경고’>(왕종명 기자)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나라당 지도부와 내년도 예산에 대한 당정협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나라당에서조차 “확대재정 기조 자체를 재검토하고 2010년으로 예정된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계획을 유보하는 동시에, 4대강 사업에 대한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야권도 오늘 4대강 사업이 교육예산과 지자체의 건설예산을 잠식하는 ‘블랙홀’이라면서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부 재정정책의 근본적인 문제점 등을 면밀하게 따지지는 않았다.
 
3. 방송3사, ‘부동산 시장 과열’ 문제점 제대로 보도 안 해
 
SBS 9일 <DTI확대 검토>(김석재 기자)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전세값 인상까지 부채질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있어, 자산거품 확대재생산에 따른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하는 등의 금융규제와 함께 이명박 정부들어 풀었던 부동산규제 완화 조치를 중단해야 부동산 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과열 현상을 방송3사에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SBS가 9일 (김석재 기자)에서 주택담보대출 확대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현상을 전하며 정부가 “원리금 상환 능력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DTI, 즉 총부채상환비율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 대책을 단순 전달했을 뿐이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 현상의 원인, 최근 부동산 과열로 인해 우려되는 문제점 등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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