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교수 구속, 시민들 "검찰 법원 한통속, 이게 법이냐" 분통

정현숙 | 기사입력 2019/10/25 [10:58]

정경심 교수 구속, 시민들 "검찰 법원 한통속, 이게 법이냐" 분통

정현숙 | 입력 : 2019/10/25 [10:58]

시민들, 검찰과 사법부 한통속.. 적폐판사 탄핵하라 구호 외치며 행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24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던 시민들이 법원의 결정에 실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24일 0시18분경 결국 구속됐다.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던 시민들은 법원의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정 교수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던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 측은 망연자실해져 "이게 법이냐", "말도 안 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상당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며 정 교수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감정이 북받친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소리를 지르며 오열하기까지 했다. 시민연대 측은 "구속이 곧 유죄는 아니다. 구속적부심도 남아 있다"면서 "검찰과 썩어빠진 사법부가 농담과 같은 엉터리 판결을 하지 않도록 끝까지 촛불을 들자"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은 증거인멸 염려라는 송경호 판사의 구속 사유에 더욱 분개했다. 두달이 넘는 66일 동안 전가족을 그렇게 소환하고 70여군데를 이잡듯이 샅샅이 압수수색하고도 검찰은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확실한 증거하나 내놓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와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했다. 한쪽눈이 실명에 가까운 정 교수에게 아직도 확보 못한 증거가 있냐며 이것은 가족 인질극에 다름 없다고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결국은 검찰이나 사법부나 한통속이라는 거다.

 

구속 소식을 듣고 서울중앙지검 앞 반포대로 4개 차로 100여m 구간에 자리를 잡고 있던 시민들은 0시50분께 적폐판사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까지 행진했다. 경찰이 법원 정문 앞에 설치한 차벽 앞에 다다르자 그 자리에 머물며 집회를 이어갔다.

 

앞서 촛불 시민들은 23일 오후 9시부터 정 교수에 대한 영장 기각을 촉구하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쌀쌀한 밤 날씨에도 1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과 함께 무사 귀환 조국 수호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정경심 교수님 힘내세요 검찰을 개혁하라 등의 구호를 목이 터지도록 외쳤다.

 

사회를 맡았던 방송인 노정렬 씨는 "조 전 장관은 (재임한) 35일간 그 어떤 법무부 장관도 70여년 간 못한 검찰개혁을 해냈다"며 "이는 촛불 시민들의 응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에 대해 무죄 추정 원칙과 피의사실공표 금지는 오간 데 없이 실시간으로 망신 주기 수사를 했다"며 "그럼에도 검찰은 의혹만 제기하고 하나의 팩트도 제시하지 못했다. 해방 후 70년간 우리를 지배한 못된 권력과 언론의 거짓 선동에 절대 넘어가지 않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 열린 23일 쌀쌀한 밤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서초동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국민 필리버스터 정경심 교수 기각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송경호 판사의 과거 판결은?

 

정경심 교수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판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송 판사는 사법연수원 28기로 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4명 중 한 명이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송 부장판사는 2002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해 18년째 재판업무를 맡고 있다. 

 

송경호 부장판사는 지난 5월 분식회계와 주식시장을 교란시키고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의 영장을 기각했다. 기각 사유로는 "증거인멸 내지 은닉행위의 진행 과정, 김 대표의 직책 등에 비춰보면 증거인멸 교사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앞서 4월엔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임산부와 어린이 등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 대한 영장을 기각해 논란이 됐다. 

 

논란이 된 이유는 안용찬 전 애경 대표의 담당 영장판사가 송경호 판사로 정해지자 그와 연관이 있는 A 변호사가 선임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A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기 하루 전 선임계를 냈는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장을 지낸 A변호사는 판사 출신 A급 전관이었다고 한다.

 

특히 A 변호사가 안용찬 전 애경 대표의 영장 재판을 맡은 송경호 판사의 고교 2년 선배로 밝혀졌으며 이후 송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안용찬 전 대표는 물론 함께 청구된 애경산업 임직원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전부 기각했다.

 

반면 송 판사가 영장을 발부한 사건은 지난 10일 클럽 버닝썬 사건에서 이른바 승리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 총경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총경은 조국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일했던 인물이다.

 

YT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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