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함에, 칠괴동 노동자 숨을 멎는다"

[詩] 잘린 한 노동자의 아내 꺼억 꺼억 울다 "사는게 그렇죠?"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06/20 [01:09]

"참담함에, 칠괴동 노동자 숨을 멎는다"

[詩] 잘린 한 노동자의 아내 꺼억 꺼억 울다 "사는게 그렇죠?"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06/20 [01:09]
▲ 쌍용차노조 가족대책위원회가 6월 1일 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해고노동자 가족. 쌍용차지부 사진자료집에서 가져옴.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 옥쇄파업
/최방식 졸작詩

 
죽음보다 더 참담한 게 있을까
이 세상에...
 
평택시 칠괴동 150에 3번지
사회적책임과 기업윤리를 존중하는 경영철학을 가졌다는
한국형 사륜구동 에스유브이의 본산 쌍용자동차에 가면
1천여 노동자들이 옥쇄파업을 벌인다
 
모두가 살기 전에는 결코 혼자서 나가지 않겠다고
함께 살기 전에는 살아서 현장을 버리지 않겠다고
스스로를 가둬버린 살아서 죽은 자들은
반 죽은 몸으로 오늘도 작은 희망 하나를 키운다
죽어서 살겠다고, 기어이 함께 살겠다고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누군가
나 살자고 너 죽어라 한다면
좀 더 많은 사람을 살려야 하니 너희들이 죽어줘야겠다고 하면,
 
너 살라고 나 죽인 이는 봤지만...
내가 살아야 하니 너희들이 죽어줘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하고 시위까지 해대니
 
잘린 한 노동자의 아내는 꺼억 꺼억 울다말고 이랬다
"참 사는 게 그렇죠?"
"참 사는 게 그래요!"
 
뻔뻔함에 역겨움에, 죽음보다 더한 그 참담함에
칠괴동 150에 3번지 노동자들은 숨을 멎는다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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