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沙土)구먼, 배추가 세 줄이네”

전농 대의원들, 금강산서 대회 열고 금천리·삼아제 협동농장 참관

이광길 기자 | 기사입력 2007/02/12 [18:20]

“사토(沙土)구먼, 배추가 세 줄이네”

전농 대의원들, 금강산서 대회 열고 금천리·삼아제 협동농장 참관

이광길 기자 | 입력 : 2007/02/12 [18:20]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 문경식)이 제11기 2차년도 대의원대회를 겸해 금강산 통일기행에 나섰다. 전농 대의원과 회원 가족 1700여명은 기행 이틀째인 1일 오후 금천리와 삼아제 협동농장을 참관했다.

금천리 협동농장은 남측의 통일농수산사업단과 북측의 금천리가 운영하는 비닐하우스 시범 작물재배장이다. 협동농장 관계자에 따르면, 비닐하우스는 총 24동이며 한 동당 106평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지난해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전면화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재배작물은“배추, 상추, 겨자채, 고추, 호박, 쑥갓 등 다 있다"면서“일하는 사람은 총 11명이고 남측에서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찾아온다”고 전했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안경에 김이 서릴 정도로 따뜻했다. 비닐하우스 재배경험이 있는 농사꾼들은 곧장 품평회에 돌입했다.

 “배추가 왜 세 줄로 심어졌나?", "냉해 입었네. 밤 날씨가 찬 모양이네. 이거는 물건이 안 돼.", “땅이 사토(沙土)구먼"...

남측 농민들의 쉼 없는 지적에 심증식 한국농정신문 상무는“농사꾼들이라 땅을 보면 척박한지 아닌지 단번에 안다. 이 일대는 화강암 지대, 사토라 논농사가 어려운 지대다. 물이 저장이 되지 않는다"며 농민들의 지적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남측과 북측은 생각의 차이도 있다"고 지적했다. “남측은 채소 재배에서 상품성을 중시하지만 여기는 생산성이 중요할 수 있다. 예컨대 아까 결구 입은 배추는 이곳에서는 충분히 먹을 만한 것이다."

그는 또“남측에서는 배추의 모양이 좋고 큰 것을 상품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한 두둑 당 배추를 두 줄로 심지만, 여기서 는 생산성이 중요하니까 세 줄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검은 멀칭을 한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농사에 있어 중요한 것은 기온이 아니라 지온"이라면서“검은 멀칭은 제초효과와 습도유지에는 좋으나 저온에는 좋지 않다"며 “밤이 되면 바람이 거세고 날이 찬 이곳 날씨를 감안할 때 가온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한 듯 비닐하우스 한 동에는 보일러 장치가 눈에 띠기도 했다.

금천리 농장 참관을 마친 참가자들은 임사헌의 진실이 어린 삼일포 봉래대와 백두산 3대 장군이 다녀갔다는 장군대 등을 산책하고 삼아제 협동농장을 찾았다.

 삼일포와 현대아산, 제천시를 상징하는‘삼아제' 농장은 사과전문 농장이다. 하지만 통일농수 산사업단의 박민성 씨는“인근 비닐하우스에는 이곳이 온정리 일대 논농사의 중심지인 점을 감안, 남북이 합작한 벼육묘장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 벼육묘장은 남북농업협력위원회로부터“가장 모범적인 모델로 선정된 곳"이라고 자랑하면서 특히 전농 회원들에게는“이곳은 여주군 농민회도 참여하고 있다. 통일농업을 상징하는 협동농장 사업에 전농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전농 전기환 사무총장은 이에 화답하듯“전농이 협동농장에 나서면 지금까지와는 질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느 농업전문가보다 땅과 작물 발육 상태를 알아보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 우리 농민"이라며“여기서 대의원대회를 연 것도 이런 사업을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참관에 이어 금강산 교예단의 교예공연을 본 뒤 둘째 날 일정을 마쳤다. 마지막 날인 2일 오전에는 구룡연을 등반했다. 등반 뒤에는 금강산호텔 등에서 점심을 한 뒤 오후 남측으로 귀환했다.

한편, 영화‘황진이' 촬영차 금강산에 머물고 있는 영화배우 송혜교 씨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숨바꼭질을 벌이기도 했다. 황진이 팀은 모든 일정을 철저히 대외비로 하고 있어 쉽게 포착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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