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뜬금없는 '정의 호들갑' 볼썽사나워

[해명] 언론의 기본태도와 보도윤리 지적에 과민반응 안타까워

김오달 기자 | 기사입력 2009/03/15 [22:29]

KBS 뜬금없는 '정의 호들갑' 볼썽사나워

[해명] 언론의 기본태도와 보도윤리 지적에 과민반응 안타까워

김오달 기자 | 입력 : 2009/03/15 [22:29]
단순 인상평에 불과한 기자의 故 장자연 씨에 대한 기사를 실은 개인 블로그에 예상 외로 뜨거운 반응의 댓글들이 달렸다. 일정 부분 수긍이 가는 댓글에서부터 그 글을 쓴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며 불쾌감을 표하는 댓글들까지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다.
 
당황스러운 것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어떤 정도의 악의적인 목적을 갖고 이용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라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목숨값' 운운하며 "당신은 故 장자연 씨의 죽음을 싸구려 취급하는 것이냐"는 식의 향변을 하는 댓글이었다.
 
▲ 지난 7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로 발견된 故 장자연 씨. 이전 기사에서 기자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어떠한 비하도 하지 않았으며 더더욱 다른 이의 죽음과 비교해 그 값어치를 매긴 일이 결단코 없다.    ©

기자가 이전 기사에서 지적한 것은 KBS의 故 장자연 씨 관련 보도에서 언론이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사실관계 확인과 개인 사생활 보호의 중요성을 무시한 채 특종보도한 이면에 어떠한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을지 모르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고인의 가족과 고인의 자필문서를 갖고있던 매니저 유모 씨가 언론보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채 고인의 명예를 지켜줄 것을 원했다는 것은 이미 수 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KBS가 어떠한 경로로 해당 문서를 입수하게 된건지는 알 수 없지만, 문서공개에 대한 유족의 아무런 동의도 없이 '언론의 사명'이나 '국민의 알권리' 따위로 포장해 목적의식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러한 확신에 대한 한가지 근거를 들자면, 어렵게 입수했다던 타다 남은 그 문서를 또다시 추가로 확보해 사건에 연루된 각계 유명인사들의 명단을 입수했다는 KBS <뉴스9>의 14일 후속보도이다.
 
기자 또한 KBS의 문서입수 경로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KBS는 정황상 이미 해당 문서를 갖고 있었으며 그 내용을 하나씩 풀어놓으며 '장사'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이미 거의 대다수 매체들이 KBS의 입만 바라보고 그대로 기사를 내보내는 형국이니 기자의 이러한 의구심을 단순히 '음모론'으로 내몰 수는 없을 것이다.
 
▲ KBS <뉴스9> 기사 캡쳐.     © KBS

'고인의 명예와 불법행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KBS는 '정의의 이름'으로 악을 심판하는 '세일러문'이 되려고 하는 것일까?
 
사건에 대한 어떠한 확증도 가지지 않은 채 아무렇게나 '사건화'해 버리는 언론의 행위가 과연 얼마만큼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언제나 이슈를 따라다니며, 스스로 이슈를 생산하는 것이 언론과 기자들의 필연적인 속성이라 할지라도 KBS는 지금 그 어떤 때에도 하지 않았던 과욕을 부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 달린 어느 네티즌의 댓글에 대해 해명하고자 한다.
 
"저는 다른 어떤 죽음과 여배우의 자살에 무게를 달리두는지가 더 이해할 수 없네요. 왤까요. 용산에도 미디어 악법에도 화가나고 여성의 성착취에도 화가 납니다. 그것에 우선 순위를 매겨야 하는건가요.
 
만약 저 여인이 배우가 아니라. 회사원이었다면.. 노조원이었다면.. 선생님이거나 당원이었거나.. 아무튼 다른 사회에서 같은 일을 겪었더라면 지금의 반응과도 달랐을거라는 못된 생각도 드네요. 주인장님은 그랬더라면 뭐라고 했을까요. 그랬어도 kbs가 다른 사건들을 덮기 위해 이 건을 터트렸다고 했으려나요.."
 
해당 기사에서 난 한번도 다른 어떤 죽음과 여배우의 자살 사이의 무게를 비교하거나 달리두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어떤 이의 죽음을 정치적(국회에서 하는 정치만 정치가 아니다)으로 이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가려고 하는 집단의 파렴치함을 지적한 것이다.
 
어떤 죽음에 대해서는 누가 보아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수 많은 정황증거와 목격자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수사결과에도 가만히 침묵하던 자가 어느 날 갑자기 정의의 사도인냥 앞장서 악을 심판하자고 호들갑 떠는 모습이 볼썽사납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자는 그 악을 키우고 용인한채 자신의 이익에만 골돌해 그 수많은 영혼들의 희생을 외면해오던 '파렴치한'이 아니던가? 故 장자연 씨 사건의 보도 이후로 이전에 논란이 되었던 여성 연예인들의 각종 루머들이 다시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론은 한번에 여러 곳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여론의 시선을 어느 곳에 향하게 할지를 끝없이 고민하는 것이 언론의 속성이다. 그 방향이 옳든 그르든 말이다.
사회 전반의 여러 이슈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취재해나가는 미디어활동가 김오달입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김오달) 549-022249-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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