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혁명영웅 노래, 아스따 씨엠쁘레

솔레다드 브라보 30주년 헌정음반... '체 게바라여 영원하라'

굴렁쇠 | 기사입력 2008/11/19 [09:11]

쿠바 혁명영웅 노래, 아스따 씨엠쁘레

솔레다드 브라보 30주년 헌정음반... '체 게바라여 영원하라'

굴렁쇠 | 입력 : 2008/11/19 [09:11]
 

 
체 게바라(Che Guevara, 1928~1967)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과테말라에서 혁명운동을 시작하고, 1959년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친미독재정권을 무너뜨려 쿠바를 해방시켰던 영웅.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Seamos realistas, realisemos lo imposible!)를 외치며 민중의 영원한 해방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험난한 가시밭길 속으로 뛰어들었던 게릴라. 하지만 제국주의의 수탈과 탄압에 맞선 그의 무장투쟁은 실패로 돌아가고, 볼리비아 정글에서 서른 아홉살의 불꽃같은 생을 마감하면서 이 세상과 작별했던 사람.
 
아르헨티나의 촉망받는 의사 출신으로 인간을 옭아매는 모든 독재에 대항하기 위해 종횡무진전장을 누비던 1960년대 저항운동의 상징 체 게바라에 대해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우리 세기에서 가장 성숙한 인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늘날 체 게바라는 진보의 열망을 품었던 많은 사람들에게는 두 말할 필요없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조차 "체 게바라여, 영원하라!" 항상 그의 이름, 에르네스토 게바라 데 라 세르나(Ernesto Rafael Guevara de la Serna)를 떠나지 않는 외침의 소리에 우리는 저절로 익숙해져 있다.
 
그가 죽은지도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전 세계 민중들의 가슴 속에 혁명전사로 살아 있다. 그가 남미 제3세계 국가에 전파하려 했던 혁명의 이념도 고스란히 전설로 남아 있다.
 
별을 단 베레모와 덥수룩하게 자란 구레나룻, 강렬하면서도 서글서글한 눈매를 지닌 게바라는 볼리비아에 비밀리에 묻혀 있다가 1997년에야 발견됐다. 그가 죽은 지 30년 만에 자신이 몸 바쳐 압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켰던 조국 쿠바로 돌아와 묻히면서 다시 한번 민중의 가슴에 회한의 불을 지폈다.
 

▶  1961년 체 게바라   ©편집부

아주 오랫동안 정치·경제·군사를 지배해왔던 미국과 대지주의 착취, 부정과 부패로 얼룩졌던 독재정권의 박해와 탄압에 저항해 온 쿠바 민중들이기에 체 게바라의 존재는 죽어서도 들풀 들꽃이었다.
 
체 게바라의 불꽃같은 삶은 그를 따르고 기억하는 이들에게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영혼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하나의 문화코드가 됐다. 그를 위한 노래도 많이 만들어졌다.

그 가운데 1965년 까를로스 뿌에블라가 쿠바 혁명을 마치고 볼리비아 혁명을 위해 떠나는 체 게바라에게 헌정했던 노래 아스따 씨엠쁘레(Hasta siempre : 체 게바라여, 영원하라)는 오늘날 월드뮤직의 명곡으로 남아 있다. 타이틀을 직역하면 늘 언제나이다.
 
아스따 씨엠쁘레는 1997년 발표된 체 게바라 30주년 추모음반이자 헌정음반인 <체 게바라 만세!>(El Che Vive!)에 수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도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라는 앨범에 들어 있다.
 
이 음반에는 제국주의와 독재정권의 탄압에 시달려야 했던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밴 노래들이 많다. 안데스 인디오의 민속음악에 뿌리를 둔 포클로레와 이를 새로운 노래운동으로 발전시킨 누에바 깐시온, 아르헨티나 지방의 그늘진 뒷골목에서 탄생한 탱고를 모두 들을 수 있다.
 
아스따 씨엠쁘레는 여러 뮤지션들이 불렀지만, 베네수엘라의 보석이라 부르는 솔레다드 브라보(Soledad Bravo)의 리메이크 곡은 체 게바라 추모곡 중에서도 백미 중의 백미로 손꼽힌다.
 
볼륨을 높이고 가슴을 맞대 심장으로 들어보라. 애잔한 선율과 함께 처연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비장미가 느껴지고, 억압받는 민중의 혼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그녀를 유독 잊지 못하고 기억하는 이유도 이 노래 때문일 것이다. 
 
솔레다드 브라보는 언제나 압제에 시달리면서 피압박 민족의 설움을 삼켜온 민중의 편에 서서 노래를 불러온 저항가수다.
 
1943년 스페인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남미 베네수엘라로 이주하면서 이후 독재의 탄압에 누에바 깐시온 음악으로 맞서왔다.
 
그녀는 거친 시대를 살아가는 베네수엘라 민중들의 감성을 순수한 영혼의 울림으로 촉촉이 적셔왔다.

유럽의 감성과 라틴아메리카의 열정이 잘 버무려진 보컬이 특징이다. 월드뮤직의 대들보 같은 존재지만 말년에 이르러 그녀의 삶은 굴곡진 남미의 역사를 반영하듯 곡절이 많다.
 
솔레다드 브라보는 국내에서도 어둠(Sombras), 검은 비둘기(Paloma Negra) 등 심금을 울리는 절창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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