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좌편향 교과서 옥죄기 노골화

보수단체 ‘반전교조 이념’ 공세…전교조 ‘교과서에 대한 폭거’

이석주 | 기사입력 2008/11/18 [16:22]

뉴라이트, 좌편향 교과서 옥죄기 노골화

보수단체 ‘반전교조 이념’ 공세…전교조 ‘교과서에 대한 폭거’

이석주 | 입력 : 2008/11/18 [16:22]
이른바 좌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일부 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와 관련, 뉴라이트 계열의 보수단체들이 17일 금성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동시, 교육과학기술부에게 왜곡교과서의 검정 취소를 촉구하며 강도높은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반 전교조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고 종북 교과서의 완전 철폐를 주장하고 있는 이들 단체는 향후 신문광고를 통해 전국의 학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인가 하면, 금성출판사 앞 결의대회 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런 상황은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의 교장 연수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수진영이 좌편향 교과서 바로잡기에 올인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좌편향 교과서 퇴출 시켜야"
 
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성출판사를 채택 중인 학교의 명단과 이들 학교들에 소속된 전교조 교사의 수를 공개했다.
 
이에 앞서, 자칭 금성출판사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선포한 이들 단체는 지난달 9일 출범식을 통해 "전교조의 좌익이념 교육으로 외면된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을 되찾겠다"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을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교과부가 내놓은 근현대사 국사교과서 수정 권고안에는 미군을 점령군, 소련군을 해방군으로 묘사했다"며 "핵심의 본질은 건드리지 않은 채 전교조 요구대로 북한을 옹호하고 남한을 비하했다"고 맹비난했다.
 
뉴라이트학부모연합 김종일 대표는 "가장 좌편향적인 금성교과서 근현대사의 집필진이 교과부의 권고를 거부한 것은 유감"이라며 "제대로 교과서가 수정되지 않고 계속 발행된다면 학부모들이 나서 금성출판사 출판물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학교에서 교과서 채택은 전적으로 교사에 의해 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집필진의 교과서 수정반대로 인해 편향적 교과서가 바뀌지 않는다면 학교운영위원의 무기명 투표로 문제의 교과서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18, 20일 전국 학교 명단 일간지 통해 공개...20일 금성교과서 앞 결의대회도
 
한편 이들은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 등을 토대로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서울 시내에서만 124개 학교"라며 "이는 300여개에 달하는 서울 시내 전체 학교의 약 41%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 주장에 따르면, 미공개 3개 학교를 제외한 121개 학교에 소속된 전교조 교사 수는 평균 17명으로 나타났으며, 교과서 채택 학교 중 전교조 교사가 30명 이상 되는 학교는 11개였다.
 
이들은 오는 18일에는 서울지역 학교의 명단을, 20일에는 지방을 포함한 전국 학교의 명단을 일간지에 광고 형식을 빌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은 19일 오전 금성출판사 앞에서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반국가 교육척결 국민연합 왜곡교과서 출판중단 촉구 및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좌편향 교과서의 검정 취소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공정택-보수진영 좌편향 교과서 바로잡기 본격화..."학교 내 갈등 심화"
 
이같은 보수단체의 좌편향 교과서 바로잡기 시도는 지난 10일 열린 서울시 교육청의 역사 교과서 연수와 맞물리면서, 공정택 교육감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부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공 교육감은 "편향된 교과서로는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주기 어렵다"며 금성출판사의 교과서를 배제한 뒤 다른 책으로 재선정하라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교장 연수 이후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선 교과서 채택을 변경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때문에 학교장과 역사교사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11월 14일부터 서울의 일부 고등학교에선 역사교사들에게 긴급회의를 개최케 한 뒤, 근현대사 교과서를 교체할 것을 결론으로 하는 교과협의회를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역사 교사들은 교육의 전문성을 내세우며 저항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장이 직권을 발동하여 근현대사 교과서를 교체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문인지,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수능시험과 학기말 고사가 끝난 고교에서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을 위한 특강을 이달 말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바른 국가관 정립을 위한 특강을 실시한다는 것이지만, 강사들 대부분이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른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전교조는 "교과서에 대한 폭거가 재연될 경우 이 나라의 역사교육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교육청이 정녕 교육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양식과 판단력을 갖고 있다면, 즉시 부당한 압력과 행정적 지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자보(원본 기사 보기)
  • 도배방지 이미지

뉴라이트, 전교조, 교과서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