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원 인상, 영세 자영업자 어떡하나?

심춘보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6/22 [11:57]

시급 1만원 인상, 영세 자영업자 어떡하나?

심춘보 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6/22 [11:57]

[신문고 뉴스] 심춘보 칼럼니스트 = 정부는 2020년까지 단계적 인상을 통해 최저 임금을 시급10,000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만약 이렇게 결정되면 그렇지 않아도 폐업이 속출하는 자영업자들에겐 곧 먹고 죽으라는 쥐약을 던져준 격이 된다.

 

▲ 시급인상 투쟁에 나선 노동계는 지금 총력전이다.    

 

자영업자 600만 명 가까이는 요즘 하루하루를 죽지 못하고 버티는 게 현실이다. 자영업자라는 이들, 즉 작은 가게라도 운영하면서 ‘사장’소리를 듣는 사람이 600백만 명이라면 그가 생계를 책임져야 할 숫자까지 계산했을 때, 3인 가족 기준으로만 해도 1,800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을 상회한다.

    

이중 형편이 넉넉한 경우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가게 임대료를 걱정해야할 만큼 하루를 전쟁같이 살아간다. 연일 통계로 나타나는 폐업률이 그것을 증명한다.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하는데 원자재 값은 연일 상승세다. 나 같은 음식점은 원자재 값이 40%대 수준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50% 이상이다. 또한 지금은 90% 이상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뿐만 아니라 세금 감당하기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고용원 시급을 만 원으로 인상한다면 자영업자들은 가뭄에 농작물 말라죽듯 말라 비틀어 죽는다.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여러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다분하다.

    

음식점을 하는 내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다. 요새는 정 직원으로 일하기를 꺼리는 통에 시급을 주면서 공백을 메운다. 한 명의 일당이 80,000원이다.(12시간 근무) 시급으로 따지면 법적 시급인 6,470원보다 약간 높은 6,670원이다. 그런데 이 한명의 시간제 노동자 임금을 시급 10,000원으로 하게 되면 하루 42,000원(3,500*12), 월 1,260,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매출은 제자리걸음인데 임금을 별도로 1,260,000원을 더 부담하게 되면 극단적으로 표현했을 때 종업원 먹여 살리기 위해 장사를 하는 꼴이 된다. 따라서 나는 최저 임금 10,000원으로의 인상은 자영업자들을 몰살 시키는 정책이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자영업자는 더 나가는 임금을 위해 판매하는 상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즉 물가상승이다. 치킨 20,000원 시대를 허투루 들을 얘기가 아니다. 김치찌개 한 그릇 10,000원 시대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인상되는 부담은 어느 주머니에서 나오는가? 찬성하는 논리도 이해하기 어렵다.

 

‘저소득층에게 소득을 늘려 빈곤 탈출에 도움을 주어 생활을 위한 최소의 기반을 제공하기 위함이란 논리, 빈곤층의 소비 성향이 높기 때문에 소득 향상에 따른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는 논리, 어처구니가 없아 한숨만 나온다. 그래서다. 벼룩의 간을 뺄 일이 아니라 고래의 간을 뺄 생각을 해라. 거시적 관점에서 그럴듯한 논리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인상을 부담해야 하는 측에서는 피가 빠지는 소리다.

    

따라서 정부는 시급 10,000원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자영업자들이 살아갈 수 있는 대책을 마련야 한다. 즉 영세업자들의 줄도산을 막을 대책부터 수립해야 한다는 말이다. 방법은 있다. 의제매입세액 공제 기준을 늘리고(현행 최고 2억 초과 시 45% 과세 표준에서, 2억 초과 시 60% 수준을 기준으로), 카드 수수료부터 내려라. 또한 자영업자들의 신용카드 공제율도 높여야 한다. 영세 상인들을 위한 대책도 없이 무작정 최저 임금만 올린다고 경제가 살아난다고 하는 논리는 책상머리 행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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