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언론,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줄서기
인터넷언론은 수구보수 진영에 비판적”

닷컴언론 보수 후보·정당 찬양... 인터넷신문은 진보개혁 두둔

박병윤 인턴기자 | 기사입력 2007/01/29 [10:23]

“닷컴언론,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줄서기
인터넷언론은 수구보수 진영에 비판적”

닷컴언론 보수 후보·정당 찬양... 인터넷신문은 진보개혁 두둔

박병윤 인턴기자 | 입력 : 2007/01/29 [10:23]
인터넷신문, 포털, 닷컴언론의 대선 후보와 정당 보도태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신문사들이 진보(개혁 또는 중도 포함) 성향의 후보와 정당에 우호적인 보도를 한 반면 닷컴언론사들은 보수적 후보와 정당 선호도를 보였다. 특히 재미있는 건 닷컴언론이 현재 보수진영 후보 중 선두를 달리는 이명박 쪽으로 선호도가 기우는 경향이다.

본지가 인터넷신문사, 포털, 닷컴언론 각 3대 매체의 대선 후보와 여야 정당에 대한 1월(1일부터 22일까지) 보도 건수(제목으로 검색)와 태도를 분석 한 결과, 보도 건수로 볼 때는 후보(이명박·박근혜), 정당(한나라당) 모두 보수 쪽이 단연 앞섰다. 하지만 보도 태도에선 인터넷신문과 닷컴언론이 달랐다.

△후보들에 대한 보도 태도=가장 보도 건수가 많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보도태도는 인터넷신문사를 제외하고 대체로 중립을 지키고 있는 상태였다. 물론 닷컴언론은 호의적이었다.

지난 20일 열린 대전발전정책포럼 창립총회에서 이 전 시장이 한 발언을 어떻게 보도했는지를 보면 잘 드러난다. 그는 이날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이야기 할 자격이 있다’, ‘노정권의 재정운영 실책’을 언급했다.

 “조중동, 이명박을 띄워라”

오마이뉴스는 “이정권은 살림살이에 관심 없는 듯... 한마디로 막 산다”고 보도해 공격적인 면을 엿보이게 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기업이 투자하고 싶을 것”이라는 발언을 앞세웠다.
▲닷컴언론은 현재 보수진영 후보 중 선두를 달리는 이명박 쪽으로 선호도가 기우는 경향을 보인다.     ©시민의신문  이정민 기자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보육 발언’도 데일리서프라이즈는 “교육·보육권에 대한 인식부족을 드러냈다”며 “불임부부의 가슴에 못 박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조중동은 사실보도만 한 뒤, 박 대표에게 공식 사과한 사실을 자세히 보도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언론사들의 보도 태도도 이명박씨의 경우와 유사했다. 인터넷언론 중 오마이뉴스의 비판적인 태도가 눈에 띄었다. 오마이뉴스는 ‘참 나쁜 거짓말쟁이 박근혜 예비후보님’, ‘박근혜는 나쁜 대통령 말할 자격 없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에 비해 닷컴언론의 박근혜 보도는 중립적이고 자세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 이명박 후보와 경쟁에 대해 닷컴언론들은 이명박 쪽(선호)으로 기우는 태도를 보여 관심을 끈다.

중앙은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이 '검증 작업'을 들고 나왔다’고 보도했고, 조선은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이 총출동했다. 작심하고 이 전 시장에게 싸움을 거는 듯 한 양상’이라 언급했다. 동아 역시 검증론에 곱지않은 시선을 드러냈다. 신동아는 이 전 시장의 모든 이력을 보도해 ‘X파일’ 의혹에 자체검증이라도 하는 듯한 자제를 보였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서 언론사들은 대체적으로 사실보도로 일관했다. 특이점은 데일리서프와 조선이 손 전 지사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들은 고 건 전 국무총리 대선출마 포기선언 뒤 ‘손학규 대안론’이 여권 일각에서 나타나자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론사별로 태도는 차이를 보였다.

데일리서프는 손학규 영입설에 따른 열린우리당 인사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집중보도한 반면, 조선은 여권의 러브콜을 일축하는 손학규의 표정에 초점을 맞췄다.

 여당에 후보는 없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보도를 보면, 강봉균 의원(이하 강봉균)과의 충돌이 주된 보도거리였다. 물론 닷컴언론은 비난성, 인터넷언론은 사실보도였다.

조선은 ‘김근태 사퇴론 제기… 중도실용파 강봉균의 직격탄’이라는 제목으로, 동아는 ‘김근태 짝퉁 한나라당 만들자? 강봉균 비대위 참여안해’, 중앙은 ‘강봉균 김근태 의장에 상처… 미안’이라 처리했다. 반면 프레시안과 데일리서프는 김 의장의 “짝퉁 한나라당 만드나”라는 발언을 제목으로 삼아 보도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선은 통합신당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소수 개혁모험주의자의 방해에 의해 (신당 추진이) 좌초된다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결단할 각오’라는 정 전 의장의 발언을 기사화했다. 인터넷신문과 닷컴언론 보도태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언론사들의 초점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한 세배에 맞춰져있다. 언론사들은 원 의원이 정치권과 국민에게서 비난을 받았다는 사실부터 공개사과를 하는 과정까지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칼럼을 통해 ‘연장자인 전직 대통령들에게 세배한 것까지 문제 삼는 것은 너무하지 않으냐는 반론이 설 땅조차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타 언론사와 다른 보도태도를 보였다.

△정당에 대한 보도 태도=닷컴언론과 인터넷신문 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보도 내용은 인터넷언론과 닷컴언론이 갈린다. 우선 인터넷신문은 개헌제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거부를, 닷컴언론은 후보검증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한나라당 내부문제와 인터넷에 유포되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 비방 노래 보도가 주 메뉴.

 어쭙잖은 ‘김칫국 마시기’

오마이뉴스는 ‘개헌제안’을 한나라가 거부하는 내용으로 "무슨 긴급조치 1호냐. 긴급조치 1호는 (1970년대 유신 때)헌법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막론하고 아예 얘기를 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라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데일리서프는 칼럼에서 “반대하겠다는 의사 표시 외에 어떤 논의를 하더라도 이른바 ‘노무현의 꾐’에 빠질 수 있을까 겁내는 것”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비해 동아는 사설에서 “상승세도 하루아침에 꺾일 수 있다. 어쭙잖은 ‘김칫국 마시기’부터 당장 그만둬야 한다” 밝혔고, 조선은 “나라당 소속 의원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패러디 노래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친여 인터넷 뉴스사이트로 분류되는 서프라이즈에 처음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태도 역시 양측 언론사들에서 엇갈린다. 조선은 칼럼을 통해 “일단 간판부터 내리고 난 뒤 그 이유를 찾겠다는 식이다. 열린우리당이 그토록 비난해온 과거의 정치보다 더 퇴행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며 열린우리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중앙과 동아도 마찬가지. 중앙은 사설에서 “내부의 절차적 민주성도 보장하지 못하는 정당이 정권을 잡아 어떻게 국정을 민주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겠는가”, 동아는 “통합신당도 좋지만 명색이 집권여당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지난 4년간 국민이 힘들었던 이유를 알 만하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신문사의 경우 탈당이 가져올 영향을 주로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개혁 성향의 초선 임종인 의원이 22일 탈당함으로써 마침내 여당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고 밝혔고, 프레시안도 “내분 상황이 위험수위에 이른 우리당의 현재 형편상 작은 계기만으로도 둑이 무너질 개연성은 매우 강하다”고 밝혔다.  

데일리서프는 좀 달랐다. 칼럼을 통해 “열린우리당의 탈당사태는 사실 곪은 종기가 터져나오는 것”이라며 “재기가 가능하다면 그 시작은 정동영·천정배의 탈당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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