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매 벌어도 매질할 사람이 있어야지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6/11/22 [10:26]

[정문일침] 매 벌어도 매질할 사람이 있어야지

중국시민 | 입력 : 2016/11/22 [10:26]
 
 
몇 해 전 정계에서 선참으로 박근혜- 최태민 일가 유착문제를 폭로했다가 골탕을 먹었던 정두언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요즘 사태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매를 번다고, 10대 맞으면 될 걸 질질 끌다나니 100대를 맞게 될 판이라고 말했다 한다. 매 맞기가 두려워서 그런다고 심리분석도 했단다.
 
매 맞기가 두려워서 피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중국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떤 부자가 관청에 가서 송사하다가 죄가 인정되어 처벌을 받게 되었는데, 현관(중국 옛날 이야기에서는 항상 현의 우두머리인 현관이 등장한다)은 3가지 벌 가운데서 하나를 고르라고 말했다. 돈 50냥을 벌금으로 내놓기, 곤장 50대를 맞기와 마늘 5근을 먹기였다.
 
부자가 생각해보니 돈 내기는 아깝고 곤장 맞기는 아프다. 하여 마늘을 먹겠노라고 말했다. 그런데 고작 한 근을 먹고 나니 목구멍과 배가 쓰려서 죽을 맛이라 이거 못하겠다고 나누웠다. 그래도 돈 내기는 아까워서 눈을 질끈 감고 매를 견뎌보려고 마음먹었다. 헌데 20대까지 맞으니 도무지 당해낼 수 없어 아우성이 터져나왔다. 아이고, 돈을 내겠습니다. 3가지 벌은 병렬형태라 완성되지 않은 벌이 다른 벌을 줄여줄 수는 없어서 결국 돈 50냥을 내고 말았다.
 
부자에게 돈이 목숨이라면 정객에게는 권력이 목숨이다. 돈 내기가 아까워 괜히 입과 배와 엉덩이를 고생시킨 이야기 속의 부자를 두고 비웃는 정객이라도 권력 내놓기에는 인색하기 마련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에는 오랜 세월 만들어진 이미지가 다 깨어진 현실에서 권력과 떨어지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기에 더구나 권력을 꼭 잡고 놓지 않을 것이다.
 
조만간 내놓지 않으면 안 될 권력이건만 그 자신과 그에 붙어먹고 사는 세력들이 지켜보려고 애를 쓰다나니 점점 추접한 꼴만 드러나는 판이다.
 
현시점에서 문제점은 야당의 존재감부족이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강자는 남들보다 반걸음 앞서 간다는 말을 했다고 기억되는데, 그 이유는 너무 앞서 나가면 열사로 되어버리는 것이라던가. 정객도 정당도 대중과 나란히 가거나 뒤처져 따라가면 의의가 사라지는데, 지금 한국 야당들이 그 꼴이다. 민심에 너무나도 처졌고 또 너무나도 나약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매를 버는 건 분명하지만, 간접적인 매를 국민들이 칠 뿐, 진짜로 매 칠 권력을 가진 야당들은 곤장도 마늘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판이다. 오히려새누리당에서 큰 소리를 치곤하는데, 망치가 약하면 못이 솟는다는 속담이 딱 어울린다.
 
요즘 촛불시위를 비롯한 활동에는 20대와 10대들이 다수 참가한다는데, 기성 정치인들의 문제점을 깊이 느낀 그들이 이제 참신한 정치를 펼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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